“조씨 일가 물러나라”…그들이 가면을 못 벗는 이유

입력 2018.05.21 (06:34) 수정 2018.05.2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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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3차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회사 측이 직원들의 집회를 채증하고 감시한다는 의혹이 있어왔는데 취재팀이 직접 의혹을 확인해봤습니다.

직원들이 가면을 쓰고 집회를 해야만 하는 이유, 최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대한항공 직원 3차 촛불집회.

["저희가 포토타임이 있는데요..."]

다양한 복장으로 집회에 나왔는데, 한가지 만큼은 똑같습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주변에 무심한 듯 집회를 관찰하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카페에서 휴대전화를 계속 확인하고, 어딘가 바쁘게 연락을 하기도 합니다.

["대한항공 서소문 지점까지 행진을 할텐데요."]

행진이 시작되자 이들 역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대한항공 간부 : "(대한항공에서 나오셨죠? 노사협력팀 아니세요?) ......."]

노사협력팀 간부입니다.

["(채증 작업이 집회 방해될 수 있다는거 알고 계세요?) 그런거 모릅니다."]

느닷없이 정류장에 멈춘 버스를 타려하더니 그만두고 반대편으로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대한한공 간부/음성변조 : "아 모르겠어요. 왜 자꾸 귀찮게하세요?"]

행진이 끝난 서소문 지점.

광화문에 있던 사람들 모습이 또 목격됩니다.

[대한항공 직원/음성변조 : "(대한항공 측에서 나오신거 맞으세요?) 맞는데요. 그냥 보러 왔어요. 직원들이 어떻게 하나. 다른 뜻은 없고."]

취재진을 따돌리더니 대한항공 건물로 뛰어 들어갑니다.

집회현장 근처 카페에 있던 남성들도 눈에 띕니다.

[대한한공 직원/음성변조 : "(대한항공에서 나오셨죠?)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 만지지 마시고요. 어떤 지시 받고 오셨어요?) 그런 지시 받은 적 없어요."]

이들 역시 대한항공 건물로 들어갑니다.

[대한항공 간부/음성변조 : "언제 제가 집회 현장에 있었어요? 커피마시고 있었는데? 커피 마시는 것도 안돼요?"]

한사코 집회와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대한항공 간부/음성변조 : "(채증 때문에 오신거예요?) 뭘 채증을 해요. 지금 말을...(직책이 어떻게 되세요?) 아..나..참..나가 주세요."]

확인해보니 인사팀 고위간부였습니다.

집회현장에서 취재진에 목격된 이런 사람들은 모두 대 여섯 명.

집회 참가자들이 가면을 벗지 못하는 이유일 겁니다.

[대한항공 촛불집회 참가자 : "언젠가는 그 자료들이 우리에게 불이익을 될 거라는 거 알고요. 조씨 일가가 퇴진하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벗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가감없이 듣기 위해 참석했으며, 채증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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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씨 일가 물러나라”…그들이 가면을 못 벗는 이유
    • 입력 2018-05-21 06:37:21
    • 수정2018-05-21 06:41:05
    뉴스광장 1부
[앵커]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3차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회사 측이 직원들의 집회를 채증하고 감시한다는 의혹이 있어왔는데 취재팀이 직접 의혹을 확인해봤습니다.

직원들이 가면을 쓰고 집회를 해야만 하는 이유, 최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대한항공 직원 3차 촛불집회.

["저희가 포토타임이 있는데요..."]

다양한 복장으로 집회에 나왔는데, 한가지 만큼은 똑같습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주변에 무심한 듯 집회를 관찰하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카페에서 휴대전화를 계속 확인하고, 어딘가 바쁘게 연락을 하기도 합니다.

["대한항공 서소문 지점까지 행진을 할텐데요."]

행진이 시작되자 이들 역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대한항공 간부 : "(대한항공에서 나오셨죠? 노사협력팀 아니세요?) ......."]

노사협력팀 간부입니다.

["(채증 작업이 집회 방해될 수 있다는거 알고 계세요?) 그런거 모릅니다."]

느닷없이 정류장에 멈춘 버스를 타려하더니 그만두고 반대편으로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대한한공 간부/음성변조 : "아 모르겠어요. 왜 자꾸 귀찮게하세요?"]

행진이 끝난 서소문 지점.

광화문에 있던 사람들 모습이 또 목격됩니다.

[대한항공 직원/음성변조 : "(대한항공 측에서 나오신거 맞으세요?) 맞는데요. 그냥 보러 왔어요. 직원들이 어떻게 하나. 다른 뜻은 없고."]

취재진을 따돌리더니 대한항공 건물로 뛰어 들어갑니다.

집회현장 근처 카페에 있던 남성들도 눈에 띕니다.

[대한한공 직원/음성변조 : "(대한항공에서 나오셨죠?)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 만지지 마시고요. 어떤 지시 받고 오셨어요?) 그런 지시 받은 적 없어요."]

이들 역시 대한항공 건물로 들어갑니다.

[대한항공 간부/음성변조 : "언제 제가 집회 현장에 있었어요? 커피마시고 있었는데? 커피 마시는 것도 안돼요?"]

한사코 집회와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대한항공 간부/음성변조 : "(채증 때문에 오신거예요?) 뭘 채증을 해요. 지금 말을...(직책이 어떻게 되세요?) 아..나..참..나가 주세요."]

확인해보니 인사팀 고위간부였습니다.

집회현장에서 취재진에 목격된 이런 사람들은 모두 대 여섯 명.

집회 참가자들이 가면을 벗지 못하는 이유일 겁니다.

[대한항공 촛불집회 참가자 : "언젠가는 그 자료들이 우리에게 불이익을 될 거라는 거 알고요. 조씨 일가가 퇴진하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벗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가감없이 듣기 위해 참석했으며, 채증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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