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조 결성’ 현대기아차 대리점 연쇄 폐업…“본사 압박”

입력 2018.06.06 (21:36) 수정 2018.06.06 (22: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현대기아차가 비정규직 판매 사원 노조 결성을 막으려고 부당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판매 사원들을 노조에서 탈퇴시키라고 대리점주들을 압박했고, 뜻대로 되지 않자 아예 대리점을 폐쇄시켰다는 겁니다.

박민철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산의 한 오토바이 판매점.

2년여 전까지만 해도 현대자동차를 팔던 대리점이었지만 문을 닫았습니다.

표면상 이유는 대리점주의 건강 문제였습니다.

[건물 입주자/음성변조 : "(대리점) 사장님이 편찮으셔서, 간암 때문에 수술을 하시고 되게 안좋으셔서..."]

그러나 속 사정은 달랐습니다.

당시 대리점주는 대리점을 폐쇄하라는 현대차 본사의 압박을 견디기 어려웠다고 털어놨습니다.

대리점 소속 판매 사원들이 4대 보험 보장 등을 요구하며 노조를 결성한 게 이유였습니다.

[김OO/당시 대리점주/음성변조 : "정말로 피가 거꾸로 솟아요. 본사나 지역부에서는 문 닫으래요. 제가 왜 문을 닫아야 합니까? 앞으로 7년을 해먹을 수가 있는데."]

이 수입차 대리점도 지난해 1월까지 기아차 대리점 간판을 달고 있었지만 재계약하지 못했습니다.

판매 사원들을 노조에서 탈퇴시키라는 본사 요구를 이행하지 못한 게 빌미가 됐습니다.

[김상훈/OO 모터스 대표/前 기아차 대리점주 : "(저를) 수 십번 기아차 본사로 불러서 '노조원 정리를 이런이런 식으로 하라'. 계약기간 3개월을 더 줬는데도 노조원 정리를 제가 못해서 결론은 대리점이 폐쇄가 된 겁니다."]

비정규직 노조 관련 수사와 재판에서도 노조 결성을 막으라고 본사가 압박했다는 대리점주들의 진술이 잇따랐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최근 2년 여 동안 폐업한 현대기아차 대리점은 전국적으로 8곳입니다.

[김선영/자동차판매연대 지회장 : "대리점의 폐업 문제도 계약 기간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함부로 폐업할 수 있는 건 원청의 지시가 없으면 할 수가 없거든요."]

비정규직 판매연대 노조는 대리점 노조 탄압에 본사가 개입한 것으로 보고 현대차 그룹을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차 측은 대리점주가 자발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지 노조 문제와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판매 사원은 대리점과 계약을 맺기 때문에, 현대차가 관여할 이유가 없고 지금 운영중인 대리점에도 노조 소속 판매 사원이 근무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노조 결성’ 현대기아차 대리점 연쇄 폐업…“본사 압박”
    • 입력 2018-06-06 21:37:32
    • 수정2018-06-06 22:23:23
    뉴스 9
[앵커]

현대기아차가 비정규직 판매 사원 노조 결성을 막으려고 부당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판매 사원들을 노조에서 탈퇴시키라고 대리점주들을 압박했고, 뜻대로 되지 않자 아예 대리점을 폐쇄시켰다는 겁니다.

박민철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산의 한 오토바이 판매점.

2년여 전까지만 해도 현대자동차를 팔던 대리점이었지만 문을 닫았습니다.

표면상 이유는 대리점주의 건강 문제였습니다.

[건물 입주자/음성변조 : "(대리점) 사장님이 편찮으셔서, 간암 때문에 수술을 하시고 되게 안좋으셔서..."]

그러나 속 사정은 달랐습니다.

당시 대리점주는 대리점을 폐쇄하라는 현대차 본사의 압박을 견디기 어려웠다고 털어놨습니다.

대리점 소속 판매 사원들이 4대 보험 보장 등을 요구하며 노조를 결성한 게 이유였습니다.

[김OO/당시 대리점주/음성변조 : "정말로 피가 거꾸로 솟아요. 본사나 지역부에서는 문 닫으래요. 제가 왜 문을 닫아야 합니까? 앞으로 7년을 해먹을 수가 있는데."]

이 수입차 대리점도 지난해 1월까지 기아차 대리점 간판을 달고 있었지만 재계약하지 못했습니다.

판매 사원들을 노조에서 탈퇴시키라는 본사 요구를 이행하지 못한 게 빌미가 됐습니다.

[김상훈/OO 모터스 대표/前 기아차 대리점주 : "(저를) 수 십번 기아차 본사로 불러서 '노조원 정리를 이런이런 식으로 하라'. 계약기간 3개월을 더 줬는데도 노조원 정리를 제가 못해서 결론은 대리점이 폐쇄가 된 겁니다."]

비정규직 노조 관련 수사와 재판에서도 노조 결성을 막으라고 본사가 압박했다는 대리점주들의 진술이 잇따랐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최근 2년 여 동안 폐업한 현대기아차 대리점은 전국적으로 8곳입니다.

[김선영/자동차판매연대 지회장 : "대리점의 폐업 문제도 계약 기간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함부로 폐업할 수 있는 건 원청의 지시가 없으면 할 수가 없거든요."]

비정규직 판매연대 노조는 대리점 노조 탄압에 본사가 개입한 것으로 보고 현대차 그룹을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차 측은 대리점주가 자발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지 노조 문제와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판매 사원은 대리점과 계약을 맺기 때문에, 현대차가 관여할 이유가 없고 지금 운영중인 대리점에도 노조 소속 판매 사원이 근무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