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개미’라던 ‘붉은불개미’…얼마나 위험할까

입력 2018.06.19 (18:38) 수정 2018.06.19 (22:2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때 '살인개미'로 불리며 국민들을 떨게 했던 '외래 붉은 불개미'가 경기도 평택항에 대거 나타나 방역 당국이 긴급 방제에 나섰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18일 평택항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 바닥 콘크리트 틈새에서 붉은불개미 일개미 20여 마리를 발견해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소독과 방제를 실시했다.


19일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환경부·농촌친흥청 등이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와 함께 평택항 동부두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해 붉은 불개미로 보이는 일개미 200∼300마리와 알 40여 개 등을 채집했다. 다만 여왕개미는 발견하지 못했다.

붉은불개미 서식지 조사는 최초 발견지점에서 개미와 알을 수거하고 방제하는 전문가 정밀조사와 최초 발견지 주변 야적장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주변의 개미 서식지를 확인하는 분포조사로 이뤄졌다.

검역본부는 여왕개미를 잡기 위해 철근콘크리트를 부분적으로 걷어내는 방안을 평택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 중이다.

[연관기사][뉴스9] 평택항서 붉은불개미 700여 마리 발견…방역 비상

붉은불개미는 '살인개미'?.."꿀벌 1이면 붉은불개미 0.2정도"


그런데 이 붉은 불개미는 얼마나 위험할까. 애초 지난해 국내에서 붉은 불개미가 처음 발견됐을 때 농축산식품부는 '외래 붉은 불개미'를 '독개미'로 칭하며 "북미 대륙에서는 한 해 평균 8만 명이 쏘여, 100여 명이 사망해 '살인개미'로 불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10일 있었던 농식품부 브리핑에서 이 같은 발표가 잘못된 것이었음이 드러났다.

당시 농식품부 브리핑 보기

당시 브리핑 속기자료에 따르면 질의응답 시간에 붉은불개미 위험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브리핑에 참여했던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붉은불개미의 위험성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는 "우리가 꿀벌에게 쏘였을 때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게 1이라고 봤을 때 붉은불개미의 독은 0.2 이하"라며 "극히 적은 수준"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원래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는 개미가 몇 종 있다"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왕침개미'가 대표적인데, 이 개미와 거의 맞먹는 수준의 독을 붉은불개미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이번에 불개미 발견하고 일부러 개미집에 제 손을 집어넣어 놓고 한 5분 정도 있어봤다"며 "가려움도 없고 약간 물린 흔적밖에 없는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연간 8만 명에 사망 100명'이라는 수치와 관련해 류 교수는 "100명은 굉장히 많은 숫자고, 제가 알기로 사망자는 매년 4명 정도로 물린 사람의 2% 이하인데, 그 사람들이 과민성 쇼크로 인해서 사망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원래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는 개미들이 있다"며 "붉은불개미에 쏘여 쇼크가 발생하면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서는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에 따라 위험할 수는 있지만 '살인개미'라고 불릴 정도로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일본 환경성에 게시된 자료를 인용한 것이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일본도 해당 자료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잘못된 자료를 발표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어 "추가로 피해사례를 찾아보니 1999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3만 3,000여 명이 불개미에 쏘여 이 중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이 660명(0.02%) 정도라는 자료가 있었다"며 "불개미에 쏘여 과민증상을 보인 사람이 전체의 0.6∼6% 정도 나타났는데 이 때문에 사망한 경우가 80여 건 정도 보고됐다는 기록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2월22일자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붉은불개미의 독성과 관련해서는 사람이 쏘일 경우 통증이나 가려움증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고, 일부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쇼크 반응을 보이기도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료에는 "붉은불개미의 독성이 독성지수 1.2로 말벌(2.0)보다 작고 꽃벌류(1.2)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설명도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살인개미’라던 ‘붉은불개미’…얼마나 위험할까
    • 입력 2018-06-19 18:38:03
    • 수정2018-06-19 22:29:52
    취재K
한때 '살인개미'로 불리며 국민들을 떨게 했던 '외래 붉은 불개미'가 경기도 평택항에 대거 나타나 방역 당국이 긴급 방제에 나섰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18일 평택항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 바닥 콘크리트 틈새에서 붉은불개미 일개미 20여 마리를 발견해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소독과 방제를 실시했다.


19일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환경부·농촌친흥청 등이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와 함께 평택항 동부두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해 붉은 불개미로 보이는 일개미 200∼300마리와 알 40여 개 등을 채집했다. 다만 여왕개미는 발견하지 못했다.

붉은불개미 서식지 조사는 최초 발견지점에서 개미와 알을 수거하고 방제하는 전문가 정밀조사와 최초 발견지 주변 야적장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주변의 개미 서식지를 확인하는 분포조사로 이뤄졌다.

검역본부는 여왕개미를 잡기 위해 철근콘크리트를 부분적으로 걷어내는 방안을 평택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 중이다.

[연관기사][뉴스9] 평택항서 붉은불개미 700여 마리 발견…방역 비상

붉은불개미는 '살인개미'?.."꿀벌 1이면 붉은불개미 0.2정도"


그런데 이 붉은 불개미는 얼마나 위험할까. 애초 지난해 국내에서 붉은 불개미가 처음 발견됐을 때 농축산식품부는 '외래 붉은 불개미'를 '독개미'로 칭하며 "북미 대륙에서는 한 해 평균 8만 명이 쏘여, 100여 명이 사망해 '살인개미'로 불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10일 있었던 농식품부 브리핑에서 이 같은 발표가 잘못된 것이었음이 드러났다.

당시 농식품부 브리핑 보기

당시 브리핑 속기자료에 따르면 질의응답 시간에 붉은불개미 위험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브리핑에 참여했던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붉은불개미의 위험성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는 "우리가 꿀벌에게 쏘였을 때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게 1이라고 봤을 때 붉은불개미의 독은 0.2 이하"라며 "극히 적은 수준"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원래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는 개미가 몇 종 있다"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왕침개미'가 대표적인데, 이 개미와 거의 맞먹는 수준의 독을 붉은불개미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이번에 불개미 발견하고 일부러 개미집에 제 손을 집어넣어 놓고 한 5분 정도 있어봤다"며 "가려움도 없고 약간 물린 흔적밖에 없는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연간 8만 명에 사망 100명'이라는 수치와 관련해 류 교수는 "100명은 굉장히 많은 숫자고, 제가 알기로 사망자는 매년 4명 정도로 물린 사람의 2% 이하인데, 그 사람들이 과민성 쇼크로 인해서 사망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원래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는 개미들이 있다"며 "붉은불개미에 쏘여 쇼크가 발생하면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서는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에 따라 위험할 수는 있지만 '살인개미'라고 불릴 정도로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일본 환경성에 게시된 자료를 인용한 것이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일본도 해당 자료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잘못된 자료를 발표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어 "추가로 피해사례를 찾아보니 1999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3만 3,000여 명이 불개미에 쏘여 이 중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이 660명(0.02%) 정도라는 자료가 있었다"며 "불개미에 쏘여 과민증상을 보인 사람이 전체의 0.6∼6% 정도 나타났는데 이 때문에 사망한 경우가 80여 건 정도 보고됐다는 기록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2월22일자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붉은불개미의 독성과 관련해서는 사람이 쏘일 경우 통증이나 가려움증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고, 일부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쇼크 반응을 보이기도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료에는 "붉은불개미의 독성이 독성지수 1.2로 말벌(2.0)보다 작고 꽃벌류(1.2)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설명도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