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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소율 40%…인정받기 어려운 ‘장애인 성폭력’
입력 2018.06.21 (21:26) 수정 2018.06.21 (21:48)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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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소율 40%…인정받기 어려운 ‘장애인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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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에 대한 몰카 범죄에 이어 이번에는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범죄를 짚어 보겠습니다.

오늘(21일)과 내일(22일),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건데요.

발달 장애인들은 성폭력을 당해도 제대로 인지하거나 진술하기 어려워 가해자 처벌이 쉽지 않습니다.

먼저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보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분석해봅니다.

조혜진, 강푸른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갓난아기의 엄마는 17살 소녀입니다.

제 나이보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 3급입니다.

지난해 봄, 딸아이가 동네 청년 2명에게 당한 겁니다.

[피해자 아버지 : "가해자를 만나서 이야기할 때 또 (딸아이를) 건드린 사람이 있느냐고 물어보니깐 자기 친구가 또 건드렸답니다."]

아버지는 나중에는 3급 진단을 받았지만 당시는 장애 의심 진단서를 끊어 2명을 고발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지적장애'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딸아이가) 지적장애가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된 거죠."]

가해자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강변했고, 경찰은 딸의 기억과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검찰에 넘어간 사건은 넉 달째 감감무소식입니다.

이 엄마도 발달장애 2급 딸을 두고 있습니다.

["(언제 갔었어?) 비 오는 날. (몇 월 며칠이었는지 생각이 나?) 옛날에."]

사건은 2년 전 아이의 학교에서 일어났습니다.

[박윤정/피해자 어머니 : "오빠 손을 끌어다가 자기 몸을 만지게 하더라고요. 왜 그렇게 하냐고 물으니깐 친구들이 자기한테 그렇게 한다고 이야기를 해서..."]

옷을 벗고는 누가 어디를, 어떻게 만졌는지도 설명했습니다.

엄마는 학교에 호소도 하고 경찰에 신고도 했습니다.

[박윤정/피해자 어머니 :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못 한다고 해서 내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거처럼 몰아가는 분위기였어요."]

장애인임을 고려하지 않은 수사는 상처보다 더 깊은 흉터를 남겼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딸아이나 저나 이렇게 가족들은 고통 속에 힘들게 살고 있는데 가해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치가 떨립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리포트]

장애인 대상 성폭력사건은 해마다 천 백 건 넘게 접수됩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앞서 보신 발달 장애인인데요.

발달 장애 여성은 본인이 성폭력을 당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구체적인 진술을 하기 힘듭니다.

이런 특성이 수사 과정에서 반영되고 있을까요?

성폭력 수사 경찰관에게 물었더니, '명확히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거나' '저항한 흔적이 없으면' '성폭력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응답이 각각 43%와 28%를 차지했습니다.

수사 때 피해자를 돕는 여성활동가 등이 동석하면 수사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도 34%나 됐는데요.

장애인인 피해자에게 '비장애인'처럼 말하고 행동하며, 또 피해자다울 것을 요구하는 건 아닐까요?

이런 수사 때문일까요? 피의자 구속률은 해마다 떨어져 이처럼 한 자리수입니다.

접수된 사건 40%는 재판에도 가보지 못합니다.

어렵게 재판에 가더라도 장애인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면, 가중 처벌되는 성폭력 특례법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3년 전 '발달 장애인 지원법'까지 시행됐지만 현실은 아직 법 취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 불기소율 40%…인정받기 어려운 ‘장애인 성폭력’
    • 입력 2018.06.21 (21:26)
    • 수정 2018.06.21 (21:48)
    뉴스 9
불기소율 40%…인정받기 어려운 ‘장애인 성폭력’
[앵커]

여성에 대한 몰카 범죄에 이어 이번에는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범죄를 짚어 보겠습니다.

오늘(21일)과 내일(22일),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건데요.

발달 장애인들은 성폭력을 당해도 제대로 인지하거나 진술하기 어려워 가해자 처벌이 쉽지 않습니다.

먼저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보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분석해봅니다.

조혜진, 강푸른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갓난아기의 엄마는 17살 소녀입니다.

제 나이보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 3급입니다.

지난해 봄, 딸아이가 동네 청년 2명에게 당한 겁니다.

[피해자 아버지 : "가해자를 만나서 이야기할 때 또 (딸아이를) 건드린 사람이 있느냐고 물어보니깐 자기 친구가 또 건드렸답니다."]

아버지는 나중에는 3급 진단을 받았지만 당시는 장애 의심 진단서를 끊어 2명을 고발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지적장애'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딸아이가) 지적장애가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된 거죠."]

가해자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강변했고, 경찰은 딸의 기억과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검찰에 넘어간 사건은 넉 달째 감감무소식입니다.

이 엄마도 발달장애 2급 딸을 두고 있습니다.

["(언제 갔었어?) 비 오는 날. (몇 월 며칠이었는지 생각이 나?) 옛날에."]

사건은 2년 전 아이의 학교에서 일어났습니다.

[박윤정/피해자 어머니 : "오빠 손을 끌어다가 자기 몸을 만지게 하더라고요. 왜 그렇게 하냐고 물으니깐 친구들이 자기한테 그렇게 한다고 이야기를 해서..."]

옷을 벗고는 누가 어디를, 어떻게 만졌는지도 설명했습니다.

엄마는 학교에 호소도 하고 경찰에 신고도 했습니다.

[박윤정/피해자 어머니 :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못 한다고 해서 내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거처럼 몰아가는 분위기였어요."]

장애인임을 고려하지 않은 수사는 상처보다 더 깊은 흉터를 남겼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딸아이나 저나 이렇게 가족들은 고통 속에 힘들게 살고 있는데 가해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치가 떨립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리포트]

장애인 대상 성폭력사건은 해마다 천 백 건 넘게 접수됩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앞서 보신 발달 장애인인데요.

발달 장애 여성은 본인이 성폭력을 당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구체적인 진술을 하기 힘듭니다.

이런 특성이 수사 과정에서 반영되고 있을까요?

성폭력 수사 경찰관에게 물었더니, '명확히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거나' '저항한 흔적이 없으면' '성폭력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응답이 각각 43%와 28%를 차지했습니다.

수사 때 피해자를 돕는 여성활동가 등이 동석하면 수사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도 34%나 됐는데요.

장애인인 피해자에게 '비장애인'처럼 말하고 행동하며, 또 피해자다울 것을 요구하는 건 아닐까요?

이런 수사 때문일까요? 피의자 구속률은 해마다 떨어져 이처럼 한 자리수입니다.

접수된 사건 40%는 재판에도 가보지 못합니다.

어렵게 재판에 가더라도 장애인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면, 가중 처벌되는 성폭력 특례법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3년 전 '발달 장애인 지원법'까지 시행됐지만 현실은 아직 법 취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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