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교민 · 흑인간 갈등 심화

입력 1991.11.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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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 앵커 :

LA지역에 사는 우리 교포들과 흑인사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흑인들의 폭력사태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최근에는 한 흑인가수가 한인상점에 대해서 폭력을 선동하는 노래를 내놓아서 교포들이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격화되고 있는 갈등과 교포들의 대응 등을 로스엔젤레스에서 김광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김광석 특파원 :

지금으로부터 약 10여일전인 지난달 28일 오후 5시, 이곳 센츄리패션 주인 정광렬씨가 20대 무장강도 2명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이로부터 약 20일전인 지난달 6일에는 로스엔젤레스 인근 몬테클레시에는 주류판매상을 하는 손양수씨가 3인조 무장강도의 총을 맞고 역시 숨졌습니다.

오늘 일은 물론 흑인들이었습니다.

이러한 흑인 무장강도에 의한 한인들의 피살사건은 지난 87년이후 꾸준히 발생해서 4년간 모두 13건으로 한해평균 3건 꼴이었습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벌써 그 두배인 6건에 이르러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장태환 (칼 포모나대 교수) :

이곳 LA에서는 한.흑갈등문제가 가장 커다란 문제로 부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흑인사회에서 그 어떤 한인사회의 불쾌한 불만이 이런 범죄로 또는 아주 극한 상황으로 그렇게 발생하지 않았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광석 특파원 :

한.흑간의 갈등이 진정되기는 커녕 이처럼 극한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흑인가수 아이스큐브의 블랙코리아라는 노래는 감정적 충동에 빠지기 쉬운 10대 흑인청소년들에 큰 인기가 있다는 점에서 한인과 흑인간의 껄끄러운 감정적 앙금에 새롭게 불을 지를 수 있는 문화적 화염병으로 크게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 음반이 흑인가수 아이스큐브가 한인사회를 격멸하고 한국인 사회에 계속 불매운동을 선동하는 불순한 노래를 담은 데스 써티브케이트 사망진단서라는 음반입니다


블랙코리아 가사내용 :

한인은 영어한마디도 제대로 못해 흑인들을 존경하지도 않고 그래서 나는 이 멍청이가게를 털기로 했어. 전국적인 불매운동 시작될거야.

흑인형제들을 존경하지 않으면 가게를 불질러 버릴거야.


김광석 특파원 :

흑인 무장강도에 늘 피해를 당했으면서도 항의한번 조직적으로 해보지 못한 이곳 한인들은 그러나 이번에는 일제히 강한 반발과 함께 구체적인 자구책을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티브 안 (음반가게 주인) :

저희 가게는 이미 몇장 있는 것을 리턴을 했고요, 또 같은 한인들도 한 장도 안팔기로 결의가 돼 있습니다.


김광석 특파원 :

로스엔젤레스 시내에 음반상인들이 불매운동을 결의한데 이어 식품상협회도 아이스큐브가 광고모델로 나오는 센트 아이스샤맥주를 취급하지 않기로 결의했습니다.


김창수 (주류 도매상) :

다시는 그런 가수가 노래를 못부르고 또 우리한테 사과하기 전에는 우리가 그런 술을 안팔겠습니다.


김광석 특파원:

로스엔젤레스 지역에서 주류판매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한인상인들이 이렇게 나오자 크게 놀란 맥주회사에서는 그 사장이 직접 이곳에 와서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동안 교민들의 불행에 무관심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온 LA 총영사관은 한인 단체장들과 함께 비상대책회의를 가졌고 톰브렐리 LA시장도 폭력적 음반제작과 앞으로의 음반생산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서안을 음반제작사에 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몰 예술적 풍력물이요, 민족차별적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아이스큐브의 블랙코리아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흑인들은 많지 않습니다.


흑인 1 :

한국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유발하는 행동은 옳지 않습니다.


흑인 2 :

적개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노래로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김광석 특파원 :

그러나 흑인들의 지지도야 어떻든 한인들도 이제는 흑인들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의 문화와 습성을 수용하려는 노력이 더한층 요구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앤리 (한.흑인 기독교연맹 목사) :

피부색, 생김새, 문화적 차이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김광석 특파원 :

미국 내 한인들은 이른바 중간 소수민족입니다.

정치적 힘이 없을뿐 아니라 상층과 하층계층으로부터 모두 공격을 받게 되는 것이 그 운명인 것입니다.

따라서 중간 소수민족의 위치에서 벗어나기도 어렵고 또 흑인을 상대로 한 사업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이제 우리 한인들은 자체결속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우리

많은 흑인들을 인간적으로 포용해 나가려는 노력이 보다 절실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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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1-11-10 21:00:00
    뉴스 9

신은경 앵커 :

LA지역에 사는 우리 교포들과 흑인사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흑인들의 폭력사태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최근에는 한 흑인가수가 한인상점에 대해서 폭력을 선동하는 노래를 내놓아서 교포들이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격화되고 있는 갈등과 교포들의 대응 등을 로스엔젤레스에서 김광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김광석 특파원 :

지금으로부터 약 10여일전인 지난달 28일 오후 5시, 이곳 센츄리패션 주인 정광렬씨가 20대 무장강도 2명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이로부터 약 20일전인 지난달 6일에는 로스엔젤레스 인근 몬테클레시에는 주류판매상을 하는 손양수씨가 3인조 무장강도의 총을 맞고 역시 숨졌습니다.

오늘 일은 물론 흑인들이었습니다.

이러한 흑인 무장강도에 의한 한인들의 피살사건은 지난 87년이후 꾸준히 발생해서 4년간 모두 13건으로 한해평균 3건 꼴이었습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벌써 그 두배인 6건에 이르러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장태환 (칼 포모나대 교수) :

이곳 LA에서는 한.흑갈등문제가 가장 커다란 문제로 부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흑인사회에서 그 어떤 한인사회의 불쾌한 불만이 이런 범죄로 또는 아주 극한 상황으로 그렇게 발생하지 않았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광석 특파원 :

한.흑간의 갈등이 진정되기는 커녕 이처럼 극한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흑인가수 아이스큐브의 블랙코리아라는 노래는 감정적 충동에 빠지기 쉬운 10대 흑인청소년들에 큰 인기가 있다는 점에서 한인과 흑인간의 껄끄러운 감정적 앙금에 새롭게 불을 지를 수 있는 문화적 화염병으로 크게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 음반이 흑인가수 아이스큐브가 한인사회를 격멸하고 한국인 사회에 계속 불매운동을 선동하는 불순한 노래를 담은 데스 써티브케이트 사망진단서라는 음반입니다


블랙코리아 가사내용 :

한인은 영어한마디도 제대로 못해 흑인들을 존경하지도 않고 그래서 나는 이 멍청이가게를 털기로 했어. 전국적인 불매운동 시작될거야.

흑인형제들을 존경하지 않으면 가게를 불질러 버릴거야.


김광석 특파원 :

흑인 무장강도에 늘 피해를 당했으면서도 항의한번 조직적으로 해보지 못한 이곳 한인들은 그러나 이번에는 일제히 강한 반발과 함께 구체적인 자구책을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티브 안 (음반가게 주인) :

저희 가게는 이미 몇장 있는 것을 리턴을 했고요, 또 같은 한인들도 한 장도 안팔기로 결의가 돼 있습니다.


김광석 특파원 :

로스엔젤레스 시내에 음반상인들이 불매운동을 결의한데 이어 식품상협회도 아이스큐브가 광고모델로 나오는 센트 아이스샤맥주를 취급하지 않기로 결의했습니다.


김창수 (주류 도매상) :

다시는 그런 가수가 노래를 못부르고 또 우리한테 사과하기 전에는 우리가 그런 술을 안팔겠습니다.


김광석 특파원:

로스엔젤레스 지역에서 주류판매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한인상인들이 이렇게 나오자 크게 놀란 맥주회사에서는 그 사장이 직접 이곳에 와서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동안 교민들의 불행에 무관심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온 LA 총영사관은 한인 단체장들과 함께 비상대책회의를 가졌고 톰브렐리 LA시장도 폭력적 음반제작과 앞으로의 음반생산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서안을 음반제작사에 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몰 예술적 풍력물이요, 민족차별적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아이스큐브의 블랙코리아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흑인들은 많지 않습니다.


흑인 1 :

한국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유발하는 행동은 옳지 않습니다.


흑인 2 :

적개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노래로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김광석 특파원 :

그러나 흑인들의 지지도야 어떻든 한인들도 이제는 흑인들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의 문화와 습성을 수용하려는 노력이 더한층 요구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앤리 (한.흑인 기독교연맹 목사) :

피부색, 생김새, 문화적 차이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김광석 특파원 :

미국 내 한인들은 이른바 중간 소수민족입니다.

정치적 힘이 없을뿐 아니라 상층과 하층계층으로부터 모두 공격을 받게 되는 것이 그 운명인 것입니다.

따라서 중간 소수민족의 위치에서 벗어나기도 어렵고 또 흑인을 상대로 한 사업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이제 우리 한인들은 자체결속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우리

많은 흑인들을 인간적으로 포용해 나가려는 노력이 보다 절실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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