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팔고 퇴사하자”…삼성증권 직원들 도덕적 해이

입력 2018.07.10 (08:14) 수정 2018.07.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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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증권 직원들이 배당 착오로 입력된 '유령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주가가 급락했던 사건이 있었죠.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도덕적 해이가 어느 정도로 심각했는지, 당시 삼성증권 직원들의 SNS 대화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최은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삼성증권 전산 직원의 착오로 우리사주를 가진 직원들에게 유령 주식이 무더기 배당된 4월 6일.

삼성증권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입니다.

배당금 200만 원을 줘야하는데, 200만 주가 잘못 입력됐다는 소식에 팔면 좋은 것 아니냐, 빨리 팔고 퇴사하자는 반응이 쏟아집니다.

감옥 2년 가도 연봉 50억 원을 벌 수 있다, 현금화한 뒤 100억 중 3억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면 된다는 조언도 오갑니다.

이날 삼성증권 직원들이 팔아치운 유령 주식은 5백여 만주.

주가는 개장 한 시간도 안돼 12% 폭락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회의중이던 삼성증권 직원들은 전산팀의 배당 착오 소식이 전해지자 30억 원 이상은 팔 수 없다며 회의실에서 즉석으로 분할 매도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주문 차단까지 38분 동안, 21명이 매도를 시도해 16명이 성공했습니다.

검찰은 200억 원 이상을 고의로 매도한 직원 3명을 구속 기소하고, 그보다 금액이 적은 직원 5명은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문성인/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 : "전문가로서 주식처분으로 인해서 회사에 손해가 생길 수 있고 또 주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했다고 보이므로 사안이 중하고 또 고의성이 강하다고 보입니다."]

이 사건으로 삼성증권이 입은 피해액은 92억 원.

사고 당일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는 5백여 명입니다.

삼성증권은 피해를 신고한 투자자들에게는 모두 5억 원 상당을 지급해 보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추가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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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0 08: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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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직원들이 배당 착오로 입력된 '유령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주가가 급락했던 사건이 있었죠.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도덕적 해이가 어느 정도로 심각했는지, 당시 삼성증권 직원들의 SNS 대화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최은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삼성증권 전산 직원의 착오로 우리사주를 가진 직원들에게 유령 주식이 무더기 배당된 4월 6일.

삼성증권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입니다.

배당금 200만 원을 줘야하는데, 200만 주가 잘못 입력됐다는 소식에 팔면 좋은 것 아니냐, 빨리 팔고 퇴사하자는 반응이 쏟아집니다.

감옥 2년 가도 연봉 50억 원을 벌 수 있다, 현금화한 뒤 100억 중 3억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면 된다는 조언도 오갑니다.

이날 삼성증권 직원들이 팔아치운 유령 주식은 5백여 만주.

주가는 개장 한 시간도 안돼 12% 폭락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회의중이던 삼성증권 직원들은 전산팀의 배당 착오 소식이 전해지자 30억 원 이상은 팔 수 없다며 회의실에서 즉석으로 분할 매도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주문 차단까지 38분 동안, 21명이 매도를 시도해 16명이 성공했습니다.

검찰은 200억 원 이상을 고의로 매도한 직원 3명을 구속 기소하고, 그보다 금액이 적은 직원 5명은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문성인/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 : "전문가로서 주식처분으로 인해서 회사에 손해가 생길 수 있고 또 주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했다고 보이므로 사안이 중하고 또 고의성이 강하다고 보입니다."]

이 사건으로 삼성증권이 입은 피해액은 92억 원.

사고 당일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는 5백여 명입니다.

삼성증권은 피해를 신고한 투자자들에게는 모두 5억 원 상당을 지급해 보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추가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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