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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공주 품은 ‘서동’의 인골이 발견됐다는데
입력 2018.07.18 (13:47) 수정 2018.07.18 (22:14) 멀티미디어 뉴스
선화공주 품은 ‘서동’의 인골이 발견됐다는데
선화공주님은(善花公主主隱)
남 몰래 사귀어 두고(他密只嫁良置古)
서동 도련님을(薯童房乙)
밤에 몰래 안으러 간다네(夜矣卯乙抱遺去如)
(서동요)


백제의 서동(薯童)이 신라 제26대 진평왕 때 지었다는 민요 형식의 노래, 서동요다. 이두(吏讀)로 표기된 원문과 함께 설화가 ‘삼국유사’권2 무왕조(武王條)에 실려 있다.

무왕이 어렸을 때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성 안의 아이들에게 이 노래를 부르게 했다.

내용은 다소 외설적이다. 선화공주가 밤마다 몰래 서동의 방을 찾아간다는 것. 이 노래가 대궐 안까지 퍼지자 왕은 공주를 귀양 보냈고, 결국 서동과 선화공주는 함께 백제로 가서 결혼했다. 서동은 백제 무왕(武王)이 됐고, 선화공주는 왕비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설화를 가진 백제 무왕(재위 600∼641)은 전북 익산에 미륵사라는 사찰을 세운 왕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서동요의 주인공 ‘서동’의 인골이 발견됐다면 믿을 수 있을까.

[연관 기사] [뉴스9] 익산 쌍릉 유골, ‘서동요’ 백제 무왕 맞나?

백제 고분인 전북 익산의 쌍릉(雙陵·사적 제87호)의 주인공이 백제 무왕(재위 600~641)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가 나왔다.

익산의 쌍릉익산의 쌍릉

대왕릉과 소왕릉으로 구성된 익산 쌍릉은 서동요 주인공인 무왕과 그의 부인 선화공주가 각각 묻혔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백제 시대 횡혈식 석실분(橫穴式石室墳·굴식돌방무덤)다.

그런데 지난해 8월 조선총독부 발굴 이후 100년 만에 발굴 조사가 시작된 쌍릉 대왕릉 내부에서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가 최근 발견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18일 "대왕릉 인골을 다양한 기법으로 조사한 결과, 60대 전후 남성 노인의 것으로 나타났다"며 "키는 161∼170.1㎝로 추정되고, 사망 시점은 620∼659년으로 산출됐다"고 밝혔다.

쌍릉 대왕릉 내부에서 발견된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쌍릉 대왕릉 내부에서 발견된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

그러면서 "인골은 일제가 발굴한 뒤 꺼내 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자에 있는 인골은 102개 조각으로, 겹치는 부분이 없어 모두 한 개체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가속 질량분석기(AMS)로 정강뼈를 방사성탄소연대 측정한 결과 사망 시점을 620∼659년으로 추정했다. 무왕은 출생 시점에 관한 기록이 없으나 재위 기간이 41년에 이르고, 620∼659년에 세상을 떠난 유일한 백제 임금이라는 점에서 인골의 병리학 특징상 대왕릉 피장자를 무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의 발표다.

삼국사기 “무왕은 풍채가 훌륭”

연구소는 각기 다른 뼈를 통해 성별·키·나이·사망 시점을 추정했다. 인골 조사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톨릭의대 응용해부연구소·라드피온·미국 베타연구소·퓨전테크놀로지가 참여했다.

연구소는 "팔꿈치 뼈 각도, 발목뼈 가운데 하나인 목말뼈 크기, 넙다리뼈 무릎 부위 너비를 봤을 때 성별은 남성일 확률이 높다"며 "161∼170.1㎝라는 예상 키는 넙다리뼈 최대 길이를 추정해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세기 남성 평균 키가 161.1㎝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큰 편"이라며 삼국사기에 무왕을 '풍채가 훌륭하고, 뜻이 호방하며, 기상이 걸출하다'고 묘사한 대목이 있다고 소개했다. 나이는 최소 50대이고, 60∼70대 노년층으로 생각해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목 울대뼈 갑상연골에 노화로 인해 굳어지는 골화(骨化)가 상당히 진행됐고, 골반뼈 결합면이 거칠고 작은 구멍이 많다"며 "남성 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등과 허리가 굳는 증상과 다리·무릎 통증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절 흔적도...벼·보리·콩 많이 섭취

연구소는 옆구리 아래 골반뼈에 있는 1자 모양 흔적에 대해서는 "골절됐다가 3개월 정도 뒤에 치유된 것으로 보인다"며 "타격보다는 낙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고, 직접적 사인(死因)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유전자 분석도 시도했으나 뼈가 심하게 부식돼 결과를 얻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벼·보리·콩 섭취량이 많고, 어패류 같은 단백질 섭취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선화공주 품은 ‘서동’의 인골이 발견됐다는데
    • 입력 2018.07.18 (13:47)
    • 수정 2018.07.18 (22:14)
    멀티미디어 뉴스
선화공주 품은 ‘서동’의 인골이 발견됐다는데
선화공주님은(善花公主主隱)
남 몰래 사귀어 두고(他密只嫁良置古)
서동 도련님을(薯童房乙)
밤에 몰래 안으러 간다네(夜矣卯乙抱遺去如)
(서동요)


백제의 서동(薯童)이 신라 제26대 진평왕 때 지었다는 민요 형식의 노래, 서동요다. 이두(吏讀)로 표기된 원문과 함께 설화가 ‘삼국유사’권2 무왕조(武王條)에 실려 있다.

무왕이 어렸을 때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성 안의 아이들에게 이 노래를 부르게 했다.

내용은 다소 외설적이다. 선화공주가 밤마다 몰래 서동의 방을 찾아간다는 것. 이 노래가 대궐 안까지 퍼지자 왕은 공주를 귀양 보냈고, 결국 서동과 선화공주는 함께 백제로 가서 결혼했다. 서동은 백제 무왕(武王)이 됐고, 선화공주는 왕비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설화를 가진 백제 무왕(재위 600∼641)은 전북 익산에 미륵사라는 사찰을 세운 왕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서동요의 주인공 ‘서동’의 인골이 발견됐다면 믿을 수 있을까.

[연관 기사] [뉴스9] 익산 쌍릉 유골, ‘서동요’ 백제 무왕 맞나?

백제 고분인 전북 익산의 쌍릉(雙陵·사적 제87호)의 주인공이 백제 무왕(재위 600~641)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가 나왔다.

익산의 쌍릉익산의 쌍릉

대왕릉과 소왕릉으로 구성된 익산 쌍릉은 서동요 주인공인 무왕과 그의 부인 선화공주가 각각 묻혔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백제 시대 횡혈식 석실분(橫穴式石室墳·굴식돌방무덤)다.

그런데 지난해 8월 조선총독부 발굴 이후 100년 만에 발굴 조사가 시작된 쌍릉 대왕릉 내부에서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가 최근 발견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18일 "대왕릉 인골을 다양한 기법으로 조사한 결과, 60대 전후 남성 노인의 것으로 나타났다"며 "키는 161∼170.1㎝로 추정되고, 사망 시점은 620∼659년으로 산출됐다"고 밝혔다.

쌍릉 대왕릉 내부에서 발견된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쌍릉 대왕릉 내부에서 발견된 인골이 담긴 나무상자

그러면서 "인골은 일제가 발굴한 뒤 꺼내 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자에 있는 인골은 102개 조각으로, 겹치는 부분이 없어 모두 한 개체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가속 질량분석기(AMS)로 정강뼈를 방사성탄소연대 측정한 결과 사망 시점을 620∼659년으로 추정했다. 무왕은 출생 시점에 관한 기록이 없으나 재위 기간이 41년에 이르고, 620∼659년에 세상을 떠난 유일한 백제 임금이라는 점에서 인골의 병리학 특징상 대왕릉 피장자를 무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의 발표다.

삼국사기 “무왕은 풍채가 훌륭”

연구소는 각기 다른 뼈를 통해 성별·키·나이·사망 시점을 추정했다. 인골 조사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톨릭의대 응용해부연구소·라드피온·미국 베타연구소·퓨전테크놀로지가 참여했다.

연구소는 "팔꿈치 뼈 각도, 발목뼈 가운데 하나인 목말뼈 크기, 넙다리뼈 무릎 부위 너비를 봤을 때 성별은 남성일 확률이 높다"며 "161∼170.1㎝라는 예상 키는 넙다리뼈 최대 길이를 추정해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세기 남성 평균 키가 161.1㎝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큰 편"이라며 삼국사기에 무왕을 '풍채가 훌륭하고, 뜻이 호방하며, 기상이 걸출하다'고 묘사한 대목이 있다고 소개했다. 나이는 최소 50대이고, 60∼70대 노년층으로 생각해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목 울대뼈 갑상연골에 노화로 인해 굳어지는 골화(骨化)가 상당히 진행됐고, 골반뼈 결합면이 거칠고 작은 구멍이 많다"며 "남성 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등과 허리가 굳는 증상과 다리·무릎 통증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절 흔적도...벼·보리·콩 많이 섭취

연구소는 옆구리 아래 골반뼈에 있는 1자 모양 흔적에 대해서는 "골절됐다가 3개월 정도 뒤에 치유된 것으로 보인다"며 "타격보다는 낙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고, 직접적 사인(死因)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유전자 분석도 시도했으나 뼈가 심하게 부식돼 결과를 얻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벼·보리·콩 섭취량이 많고, 어패류 같은 단백질 섭취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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