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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한반도] “50여 구 송환 합의”…후속협상 탄력 받나
입력 2018.07.21 (07:50) 수정 2018.07.21 (08:38)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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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한반도] “50여 구 송환 합의”…후속협상 탄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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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미 두 나라가 6.25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 일부를 송환하기 위한 일정에 합의했습니다.

오는 27일쯤 50여 구가 송환될 것이란 보도도 나왔는데, 북미 공동성명이 이행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정부가 비핵화 협상에 대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계속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군 유해 송환이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건너는 검은색 차량.

표지판엔 미군이라는 글자가 적혀있고, 유엔 깃발도 달렸습니다.

북한 측과 유해 송환 회담을 진행하기 위해 판문점으로 향하는 유엔군 사령부 미국 대표단입니다.

북미 두 나라는 15일 장성급 회담에 이어 16일 후속 실무회담을 열고 미군 유해송환 시기와 방식을 논의했습니다.

미군 유해송환은 6.12 북미 정상회담의 주요 합의사항 중 하나입니다.

[백태현/통일부 대변인 : "미군 유해 송환과 관련해서 6.12 북미 정상 간 합의 이행을 위한 생산적 협의가 이뤄진 것을 평가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회담은 생산적이고, 협력적이었으며 확고한 약속들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미 양측이 5천3백여 구로 추정되는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북한과 미국이 미군 유해 50여구를 송환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군 유해 송환이 이뤄지면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이 사실상 처음 실현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굉장히 의미를 갖고 있죠. 그래서 이 하나가 이행됨으로써 다른 항에 대해서도 이행해야 된다라는 나름대로 좀 강한 의욕을 서로 보여주는 측면이 있고 보통 역사적 상처를 좀 서로 치유해 주는 부분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유해송환 발굴 이런 부분들 입니다. 그래서 양국이 관계정상화 하는 가장 밑거름이라고 할까요? 가장 상징적인 외교적 조치를 지금 취하는 것이다..."]

이번 회담은 당초 12일 열릴 예정이던 유해 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한 북한이 장성급으로 급을 높여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미국이 이에 동의해 성사됐습니다.

북미 장성이 2009년 3월 이후 9년 만에 마주 앉은 겁니다.

장성급 회담이 정례화 되면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장, 성김 대사와 최선희 부상 간 채널에 이어 군사 채널까지 연결되는 셈입니다.

북한이 특히 이번에 장성급 회담을 요구한 건 유엔사와의 채널 복원을 계기로 종전선언 논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유엔사 채널을 가동한다라는 것은 곧 말해서 정전협정체제를 준수한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고 북한이 의도적으로 어떤 측면에서는 정전협정 체제를 환기시키면서 이후 정전체제를 끝내기 위한 종전선언을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어떤 행보, 사전적인 어떤 예비조치로도 이걸 한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종전선언과 직접 연결은 힘들지만 나름대로 종전선언까지 가기 위한 논리적 장치로서 나름대로 유엔사를 활용한 유해 발굴 협상회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고 있다”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관리청, DPAA의 유명한 구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호가 무색하게 한국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은 2007년 이후 멈춘 상태인데요.

유해 송환 문제는 북미 관계가 출렁일 때마다 재개와 중단을 반복해 왔습니다.
유해 송환이 북미 간 의제로 본격 대두된 건 1990년.

미국과 관계 개선을 희망하던 북한은 5월 판문점을 통해 미군 유해 5구를 처음으로 송환했고, 1994년까지 총 208구의 미군 유해를 단독 발굴해 송환했습니다.

[봅 스미스/1991년 당시 미국 상원의원 : "엄숙한 순간입니다. 가족들에겐 다행스런 일입니다. 빨리 신원을 밝혀 가족에게 알려드리려 합니다."]

그 뒤 1996년부터는 북미 합의에 따라 유해 발굴 사업이 공동으로 진행됐습니다.

미군 전쟁포로 실종자 확인 합동사령부, JPAC과 북한이 함께 한 공동 유해 발굴 사업은 2005년까지 지속됐고, 이 기간 33차례에 걸쳐 총 229구의 미군 유해가 수습돼 미국으로 보내졌습니다.

[스탠리 안/JPAC 한국담당관 : "전쟁포로로 생존 가능성이 있는 미국인을 찾는 것이 최우선 임무입니다. 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007년, 북미의 유해발굴과 송환 프로그램은 북한 핵실험으로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서 끝내 중단됐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추산하는 북한 내 미군 유해 규모는 5천3백여 구.

이중 1990년 이후 북한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유해는 총 443구에 불과합니다.

6.25 전쟁이 끝난 지 65년이 지났지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유해가 채 10분의 1이 안 되는 겁니다.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 해병대 챈스 펠프스 일병의 유해를 고향까지 운구하는 여정을 담은 영화 챈스 일병의 귀환.

이역만리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이 미국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 지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수많은 전쟁을 겪은 미국은 재향군인은 물론 포로나 전사자에 대한 예우가 특히 각별합니다.

미국이 지난 수십 년 간 세계 각지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유해와 사람을 찾는 작업에 엄청난 자금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김준형/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 "뭔가 가족 중심의 미국 사회에서는 이런 것들을 전쟁을 나가서 어딘가 버려지거나 죽어서 사라진 것에 대한 책임감 국가에 책임, 그 다음 가족의 책임, 이런 것들이 상당히 중요하게... 굉장히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죠. 그러니까 정치가들이 이 부분을 해결해주는 건 국민들에게 상당히 어필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성조기에 싸인 관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남편의 유해를 맞이한 백발의 할머니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냅니다.

할머니의 남편 조지프 갠트 중사는 6.25 전쟁 중 북한군에 포로로 잡힌 뒤 수용소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28살의 신부는 어느새 아흔 여섯 노인이 되어 백골로 변한 남편을 다시 만났습니다.

[클래라 갠트/한국전 참전 용사 아내 : "육십 몇 년이 지나 그의 유해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주 축복이에요. 나는 내가 살아있을 때 그를 받아볼 수 있어서 기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 부부의 사연을 직접 소개하며, 미국은 전쟁 실종자나 포로는 물론 가족들의 아픔도 절대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2014년 : "미국은 실종자나 전쟁포로를 찾는 일을 절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미국에선 나라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은 전사자를 조국으로 송환하는 일은 어느 정권이든 꼭 이뤄야 할 과제로 여겼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못지않게 유해 송환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전쟁 중 북한에서 숨진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를 이미 돌려보냈거나 보내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군 유해 송환은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이후 불거진 이른바 빈손 회담 논란을 누그러뜨리는데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빌 클린턴/당시 미국 대통령/1995년 : "나는 오늘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다고 발표합니다."]

유해 송환은 과거 미국이 베트남과 수교를 추진할 때 이에 반대했던 미국 내 강경파들을 달래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에서 높아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회의론을 약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해 송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후속 협상에도 가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미군 유해 송환을 시작으로 비핵화 실무 협상도 본격화하면 연내 종전선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나오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에 대한 속도 조절론을 거듭 언급하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6월 12일 : "우리는 북한과의 적극적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빠른 시한 안에 이루어 내도록 합의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의 빠른 비핵화를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 하지만 최근 들어 서두르지 않겠다는 발언을 연일 내놓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7월 17일 : "우리는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습니다. 단지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하면서도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제히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 될 것이란 점을 예고하고 나선 겁니다.

정상회담 뒤 이뤄진 후속 협상이 순탄치 않은 만큼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협상을 서두르다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거나 졸속 협상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최근 러시아와 정상회담 뒤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북핵 협상에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준형/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 "이제 실제로 이게 막상 들어가 보니 실무적인 것에서 쉽지 않다는 것을 얘기를 하는 것이고, 또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자꾸 이게 잘못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 시간을 벌기위한 측면이 있고. 여러 가지 합의한다 하더라도 하나씩 시간을 두고 발표함으로서 정치적 이용을 극대화 시키겠다는 얘기를 미국 측 고위 인사에게 들었기 때문에 그것도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미군 유해 송환으로 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의 첫걸음을 내디딘 북한과 미국.

하지만 핵심 쟁점인 비핵화와 체제 보장에 대해서는 한 달 넘도록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이 미국과 베트남 국교정상화의 첫 걸음이 됐던 만큼 유해 송환이 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는 역할을 하길 기대해 봅니다.
  • [이슈&한반도] “50여 구 송환 합의”…후속협상 탄력 받나
    • 입력 2018.07.21 (07:50)
    • 수정 2018.07.21 (08:38)
    남북의 창
[이슈&한반도] “50여 구 송환 합의”…후속협상 탄력 받나
[앵커]

북미 두 나라가 6.25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 일부를 송환하기 위한 일정에 합의했습니다.

오는 27일쯤 50여 구가 송환될 것이란 보도도 나왔는데, 북미 공동성명이 이행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정부가 비핵화 협상에 대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계속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군 유해 송환이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건너는 검은색 차량.

표지판엔 미군이라는 글자가 적혀있고, 유엔 깃발도 달렸습니다.

북한 측과 유해 송환 회담을 진행하기 위해 판문점으로 향하는 유엔군 사령부 미국 대표단입니다.

북미 두 나라는 15일 장성급 회담에 이어 16일 후속 실무회담을 열고 미군 유해송환 시기와 방식을 논의했습니다.

미군 유해송환은 6.12 북미 정상회담의 주요 합의사항 중 하나입니다.

[백태현/통일부 대변인 : "미군 유해 송환과 관련해서 6.12 북미 정상 간 합의 이행을 위한 생산적 협의가 이뤄진 것을 평가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회담은 생산적이고, 협력적이었으며 확고한 약속들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미 양측이 5천3백여 구로 추정되는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북한과 미국이 미군 유해 50여구를 송환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군 유해 송환이 이뤄지면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이 사실상 처음 실현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굉장히 의미를 갖고 있죠. 그래서 이 하나가 이행됨으로써 다른 항에 대해서도 이행해야 된다라는 나름대로 좀 강한 의욕을 서로 보여주는 측면이 있고 보통 역사적 상처를 좀 서로 치유해 주는 부분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유해송환 발굴 이런 부분들 입니다. 그래서 양국이 관계정상화 하는 가장 밑거름이라고 할까요? 가장 상징적인 외교적 조치를 지금 취하는 것이다..."]

이번 회담은 당초 12일 열릴 예정이던 유해 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한 북한이 장성급으로 급을 높여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미국이 이에 동의해 성사됐습니다.

북미 장성이 2009년 3월 이후 9년 만에 마주 앉은 겁니다.

장성급 회담이 정례화 되면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장, 성김 대사와 최선희 부상 간 채널에 이어 군사 채널까지 연결되는 셈입니다.

북한이 특히 이번에 장성급 회담을 요구한 건 유엔사와의 채널 복원을 계기로 종전선언 논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유엔사 채널을 가동한다라는 것은 곧 말해서 정전협정체제를 준수한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고 북한이 의도적으로 어떤 측면에서는 정전협정 체제를 환기시키면서 이후 정전체제를 끝내기 위한 종전선언을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어떤 행보, 사전적인 어떤 예비조치로도 이걸 한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종전선언과 직접 연결은 힘들지만 나름대로 종전선언까지 가기 위한 논리적 장치로서 나름대로 유엔사를 활용한 유해 발굴 협상회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고 있다”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관리청, DPAA의 유명한 구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호가 무색하게 한국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은 2007년 이후 멈춘 상태인데요.

유해 송환 문제는 북미 관계가 출렁일 때마다 재개와 중단을 반복해 왔습니다.
유해 송환이 북미 간 의제로 본격 대두된 건 1990년.

미국과 관계 개선을 희망하던 북한은 5월 판문점을 통해 미군 유해 5구를 처음으로 송환했고, 1994년까지 총 208구의 미군 유해를 단독 발굴해 송환했습니다.

[봅 스미스/1991년 당시 미국 상원의원 : "엄숙한 순간입니다. 가족들에겐 다행스런 일입니다. 빨리 신원을 밝혀 가족에게 알려드리려 합니다."]

그 뒤 1996년부터는 북미 합의에 따라 유해 발굴 사업이 공동으로 진행됐습니다.

미군 전쟁포로 실종자 확인 합동사령부, JPAC과 북한이 함께 한 공동 유해 발굴 사업은 2005년까지 지속됐고, 이 기간 33차례에 걸쳐 총 229구의 미군 유해가 수습돼 미국으로 보내졌습니다.

[스탠리 안/JPAC 한국담당관 : "전쟁포로로 생존 가능성이 있는 미국인을 찾는 것이 최우선 임무입니다. 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007년, 북미의 유해발굴과 송환 프로그램은 북한 핵실험으로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서 끝내 중단됐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추산하는 북한 내 미군 유해 규모는 5천3백여 구.

이중 1990년 이후 북한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유해는 총 443구에 불과합니다.

6.25 전쟁이 끝난 지 65년이 지났지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유해가 채 10분의 1이 안 되는 겁니다.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 해병대 챈스 펠프스 일병의 유해를 고향까지 운구하는 여정을 담은 영화 챈스 일병의 귀환.

이역만리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이 미국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 지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수많은 전쟁을 겪은 미국은 재향군인은 물론 포로나 전사자에 대한 예우가 특히 각별합니다.

미국이 지난 수십 년 간 세계 각지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유해와 사람을 찾는 작업에 엄청난 자금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김준형/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 "뭔가 가족 중심의 미국 사회에서는 이런 것들을 전쟁을 나가서 어딘가 버려지거나 죽어서 사라진 것에 대한 책임감 국가에 책임, 그 다음 가족의 책임, 이런 것들이 상당히 중요하게... 굉장히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죠. 그러니까 정치가들이 이 부분을 해결해주는 건 국민들에게 상당히 어필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성조기에 싸인 관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남편의 유해를 맞이한 백발의 할머니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냅니다.

할머니의 남편 조지프 갠트 중사는 6.25 전쟁 중 북한군에 포로로 잡힌 뒤 수용소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28살의 신부는 어느새 아흔 여섯 노인이 되어 백골로 변한 남편을 다시 만났습니다.

[클래라 갠트/한국전 참전 용사 아내 : "육십 몇 년이 지나 그의 유해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주 축복이에요. 나는 내가 살아있을 때 그를 받아볼 수 있어서 기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 부부의 사연을 직접 소개하며, 미국은 전쟁 실종자나 포로는 물론 가족들의 아픔도 절대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2014년 : "미국은 실종자나 전쟁포로를 찾는 일을 절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미국에선 나라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은 전사자를 조국으로 송환하는 일은 어느 정권이든 꼭 이뤄야 할 과제로 여겼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못지않게 유해 송환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전쟁 중 북한에서 숨진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를 이미 돌려보냈거나 보내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군 유해 송환은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이후 불거진 이른바 빈손 회담 논란을 누그러뜨리는데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빌 클린턴/당시 미국 대통령/1995년 : "나는 오늘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다고 발표합니다."]

유해 송환은 과거 미국이 베트남과 수교를 추진할 때 이에 반대했던 미국 내 강경파들을 달래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에서 높아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회의론을 약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해 송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후속 협상에도 가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미군 유해 송환을 시작으로 비핵화 실무 협상도 본격화하면 연내 종전선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나오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에 대한 속도 조절론을 거듭 언급하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6월 12일 : "우리는 북한과의 적극적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빠른 시한 안에 이루어 내도록 합의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의 빠른 비핵화를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 하지만 최근 들어 서두르지 않겠다는 발언을 연일 내놓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7월 17일 : "우리는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습니다. 단지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하면서도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제히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 될 것이란 점을 예고하고 나선 겁니다.

정상회담 뒤 이뤄진 후속 협상이 순탄치 않은 만큼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협상을 서두르다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거나 졸속 협상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최근 러시아와 정상회담 뒤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북핵 협상에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준형/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 "이제 실제로 이게 막상 들어가 보니 실무적인 것에서 쉽지 않다는 것을 얘기를 하는 것이고, 또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자꾸 이게 잘못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 시간을 벌기위한 측면이 있고. 여러 가지 합의한다 하더라도 하나씩 시간을 두고 발표함으로서 정치적 이용을 극대화 시키겠다는 얘기를 미국 측 고위 인사에게 들었기 때문에 그것도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미군 유해 송환으로 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의 첫걸음을 내디딘 북한과 미국.

하지만 핵심 쟁점인 비핵화와 체제 보장에 대해서는 한 달 넘도록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이 미국과 베트남 국교정상화의 첫 걸음이 됐던 만큼 유해 송환이 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는 역할을 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