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이 아깝나요” 맥도날드 배달원의 외침

입력 2018.08.06 (17:20) 수정 2018.08.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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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이 아깝습니까?”

오늘(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연일 이어진 폭염에 지친 배달 노동자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맥도날드에서 수년째 배달을 하고 있다는 한 배달원은 헬멧과 선글라스, 마스크를 쓴 채 마이크를 잡았다. 회사에 자신의 신상이 알려질까 두렵지만, 열악한 업무 환경을 알리기 위해 나선 것이다.

◆ "청바지 유니폼 가혹한 지침"



그는 “맥도날드가 반소매 여름용 상의 유니폼은 지급하지만, 하의는 청바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팔과 무릎 보호대까지 착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너무 가혹한 지침”이라고 했다.

이들은 기록적인 무더위에 통풍도 되지 않는 청바지를 입으라는 복장 규정을 없애고 여름 유니폼을 지급해 달라고 말한다. 사계절용으로 제공되는 청바지 유니폼을 여름 소재로 바꿔 달라는 간절한 요구다.

◆ "폭염에도 '날씨 수당' 지급하라"

또한, 눈과 비가 올 때 지급되는 날씨 수당 100원을 폭염이 있는 날에도 지급해줄 것을 요구한다. 현재 맥도날드 배달원에게는 배달 건당 400원의 수당이 지급되고, 비나 눈이 올 때는 100원의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

이날 회견은 맥도날드 배달원 박정훈 씨의 주최로 열렸다. 박 씨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25일 광화문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폭염수당 100원을 주세요”, “여름용 유니폼을 주세요”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 "콜라보다 못한 존재…자괴감 들어"


지난달 30일 KBS 1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한 박 씨는 “콜라나 사이다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받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달 노동자의 서러움을 말했다. 7월 초에 폭염 대비책이라며 얼음팩이 지급됐는데, 이게 배달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콜라와 사이다를 위한 팩이라는 것이다.

박 씨는 “워낙 더워서 7월 말에 얼음 스카프를 요구했더니 이제야 지급됐다”며 “저희가 사실은 ‘콜라나 사이다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을 받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본사를 시작으로 서울 지역 매장을 돌며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는 맥도날드의 폭염 시 배달지침이 나올 때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연관기사][이슈&토크] “100원이 아깝나?” 배달원이 외친 이유는?

[사진출처 : 박정훈 씨 페이스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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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원이 아깝나요” 맥도날드 배달원의 외침
    • 입력 2018-08-06 17:20:54
    • 수정2018-08-10 18:12:38
    취재K
“100원이 아깝습니까?”

오늘(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연일 이어진 폭염에 지친 배달 노동자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맥도날드에서 수년째 배달을 하고 있다는 한 배달원은 헬멧과 선글라스, 마스크를 쓴 채 마이크를 잡았다. 회사에 자신의 신상이 알려질까 두렵지만, 열악한 업무 환경을 알리기 위해 나선 것이다.

◆ "청바지 유니폼 가혹한 지침"



그는 “맥도날드가 반소매 여름용 상의 유니폼은 지급하지만, 하의는 청바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팔과 무릎 보호대까지 착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너무 가혹한 지침”이라고 했다.

이들은 기록적인 무더위에 통풍도 되지 않는 청바지를 입으라는 복장 규정을 없애고 여름 유니폼을 지급해 달라고 말한다. 사계절용으로 제공되는 청바지 유니폼을 여름 소재로 바꿔 달라는 간절한 요구다.

◆ "폭염에도 '날씨 수당' 지급하라"

또한, 눈과 비가 올 때 지급되는 날씨 수당 100원을 폭염이 있는 날에도 지급해줄 것을 요구한다. 현재 맥도날드 배달원에게는 배달 건당 400원의 수당이 지급되고, 비나 눈이 올 때는 100원의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

이날 회견은 맥도날드 배달원 박정훈 씨의 주최로 열렸다. 박 씨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25일 광화문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폭염수당 100원을 주세요”, “여름용 유니폼을 주세요”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 "콜라보다 못한 존재…자괴감 들어"


지난달 30일 KBS 1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한 박 씨는 “콜라나 사이다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받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달 노동자의 서러움을 말했다. 7월 초에 폭염 대비책이라며 얼음팩이 지급됐는데, 이게 배달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콜라와 사이다를 위한 팩이라는 것이다.

박 씨는 “워낙 더워서 7월 말에 얼음 스카프를 요구했더니 이제야 지급됐다”며 “저희가 사실은 ‘콜라나 사이다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을 받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본사를 시작으로 서울 지역 매장을 돌며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는 맥도날드의 폭염 시 배달지침이 나올 때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연관기사][이슈&토크] “100원이 아깝나?” 배달원이 외친 이유는?

[사진출처 : 박정훈 씨 페이스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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