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자동차·조선 떠난 군산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지…”

입력 2018.10.13 (21:20) 수정 2018.10.1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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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의 대표 제조업인 자동차와 조선이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자동차 생산은 29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넘게 줄었습니다.

수출 역시 지난 달까지 176만대로, 지난 해보다 1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오랜 불황에 빠진 조선업은 올 들어 수주 세계 1위를 회복하며 '보릿고개'를 넘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바닥입니다.

이러다보니 자동차와 조선 관련 고용도 큰 폭으로 줄었는데요.

자동차 공장과 조선소가 잇따라 문을 닫아 고용 쇼크가 지역 전체로 번진 군산을, 오현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20년 가까이 한국 GM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해온 업체입니다.

기계가 힘차게 돌아가야 할 공장에선 적막감만 흐릅니다.

멈춰버린 공장을 바라보는 전광일 씨의 마음도 공허하기만 합니다.

공장에는 새 제품 대신 불량품만 잔뜩 쌓여 있습니다.

[전광일/한국GM 2차 협력업체 대표 : "올해 한 13억 정도... (40억이었는데?) 네, 올해 13억 정도. (한 3분의 1정도로 줄었네요?) 그니까 3분의 2가 줄어든거죠."]

한 때는 주야간도 모자라 주말까지 공장 2개동이 쉴 새없이 돌아갔지만, 지금은 1개동만 하루 4시간 일하는 게 전붑니다.

[전광일/한국GM 2차 협력업체 대표 : "여기 공장은 50명이었는데 지금 이제 19명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어떻게든 버텨야한다고 수도 없이 다짐했지만, 지금은 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광일/한국GM 2차 협력업체 대표 :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이 손실이 발생되기 때문에 그, 그 부분이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지 그게 가장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 GM의 협력업체는 군산에만 모두 140 여개, 지난 5월 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론 대부분 생산 물량이 7~80% 정도 줄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이 중단되고 GM 사태까지 터지면서 군산의 취업자수는 1년 만에 7300명이 줄었습니다.

실업률도 4.1%로 치솟았습니다.

당장 공장 인근 식당들이 찬바람을 맞았습니다.

손님이 북적여야 할 점심시간이지만, 식당가엔 아예 문을 닫은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남은 식당도 점심시간에도 손님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식당 종업원/음성변조 : "원래는 싹 돌고 좀 더 왔는데, 반도 안 차니까. 70% 정도 (매출이) 떨어졌죠. 1년 전이랑 비교하면요."]

이렇다보니 전월세 시장도 여의치 않아, 임대료는 내려가고 있지만 방은 나가질 않습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방하나 지금 25만 원, 아까 한 게 25만 원. 투룸은 40만 원. 옛날에는 45만 원도 받고 49만 원도 받았지. 옛날보다는 조금 싸요. 49만 원도 받다가 40만 원, 지금은 40만 원 받거든."]

군산 시민들은 조선소 재가동과 GM 군산공장 활용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보다 수주 물량이 85% 늘었고, GM 공장은 전기차 생산에 활용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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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3 21:24:49
    • 수정2018-10-13 21: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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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 제조업인 자동차와 조선이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자동차 생산은 29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넘게 줄었습니다.

수출 역시 지난 달까지 176만대로, 지난 해보다 1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오랜 불황에 빠진 조선업은 올 들어 수주 세계 1위를 회복하며 '보릿고개'를 넘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바닥입니다.

이러다보니 자동차와 조선 관련 고용도 큰 폭으로 줄었는데요.

자동차 공장과 조선소가 잇따라 문을 닫아 고용 쇼크가 지역 전체로 번진 군산을, 오현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20년 가까이 한국 GM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해온 업체입니다.

기계가 힘차게 돌아가야 할 공장에선 적막감만 흐릅니다.

멈춰버린 공장을 바라보는 전광일 씨의 마음도 공허하기만 합니다.

공장에는 새 제품 대신 불량품만 잔뜩 쌓여 있습니다.

[전광일/한국GM 2차 협력업체 대표 : "올해 한 13억 정도... (40억이었는데?) 네, 올해 13억 정도. (한 3분의 1정도로 줄었네요?) 그니까 3분의 2가 줄어든거죠."]

한 때는 주야간도 모자라 주말까지 공장 2개동이 쉴 새없이 돌아갔지만, 지금은 1개동만 하루 4시간 일하는 게 전붑니다.

[전광일/한국GM 2차 협력업체 대표 : "여기 공장은 50명이었는데 지금 이제 19명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어떻게든 버텨야한다고 수도 없이 다짐했지만, 지금은 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광일/한국GM 2차 협력업체 대표 :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이 손실이 발생되기 때문에 그, 그 부분이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지 그게 가장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 GM의 협력업체는 군산에만 모두 140 여개, 지난 5월 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론 대부분 생산 물량이 7~80% 정도 줄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이 중단되고 GM 사태까지 터지면서 군산의 취업자수는 1년 만에 7300명이 줄었습니다.

실업률도 4.1%로 치솟았습니다.

당장 공장 인근 식당들이 찬바람을 맞았습니다.

손님이 북적여야 할 점심시간이지만, 식당가엔 아예 문을 닫은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남은 식당도 점심시간에도 손님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식당 종업원/음성변조 : "원래는 싹 돌고 좀 더 왔는데, 반도 안 차니까. 70% 정도 (매출이) 떨어졌죠. 1년 전이랑 비교하면요."]

이렇다보니 전월세 시장도 여의치 않아, 임대료는 내려가고 있지만 방은 나가질 않습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방하나 지금 25만 원, 아까 한 게 25만 원. 투룸은 40만 원. 옛날에는 45만 원도 받고 49만 원도 받았지. 옛날보다는 조금 싸요. 49만 원도 받다가 40만 원, 지금은 40만 원 받거든."]

군산 시민들은 조선소 재가동과 GM 군산공장 활용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보다 수주 물량이 85% 늘었고, GM 공장은 전기차 생산에 활용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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