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4년이면 내집마련…주택·연금이 함께 간다

입력 2018.10.17 (06:42) 수정 2018.10.1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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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빚까지 져가며 평생 모은 돈을 집에만 쏟아붓지 않도록, 집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는데요.

싱가포르의 경우 젊어서 마련한 내 집으로 노후 대비까지 함께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한 건지 오대성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 전 결혼한 한 신혼부부의 집을 찾았습니다.

방 3개에 화장실 2개, 113제곱미터짜리 아파트에서 두 자녀와 함께 삽니다.

분양가는 우리 돈 약 3억 1천만 원.

부부 한 달 소득이 3백만 원 정도지만 집을 사는 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코사난·카마루딘/부부 : "내 집이 있으면 월세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다른 데 써야할 비용에 더 집중할 수가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CPF가 주택 구입 대부분을 담당해 주거든요."]

중앙연금기금, CPF는 우리 국민연금과 비슷한데, 월급의 20%는 근로자가, 16%는 고용주가 납부합니다.

한국(4.5%)보다 부담률이 훨씬 높지만 그만큼 혜택도 큽니다.

이 부부는 집을 살 때 CPF에 그간 냈던 돈을 선수금으로 활용했습니다.

추가로 낼 돈은 25년간 2%대의 저금리가 붙어 연금에서 자동 납부됩니다.

따로 대출이 필요 없다 보니, 싱가포르에서는 결혼 4년 정도면 대부분 집 장만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입한 주택은 노후에는 생계 수단이 됩니다.

이곳은 지난해 싱가포르 최초로 지은 은퇴자 전용 공공아파트입니다.

병원은 물론이고 식당과 같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기존 집을 처분하고 이사온 고령층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이 부부도 자녀들이 독립한 뒤 40제곱미터의 작은 집으로 옮겼습니다.

집 크기를 줄여 생긴 차액은 조금씩 생활비로 빼 씁니다.

물론 매달 연금도 나옵니다.

[레이 수바시/72살 : "자녀를 교육 시키거나 휴가를 가거나 또 저축이라든지 개인적인 용도로 돈을 쓰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주택 정책과 연금 정책이 함께 맞물려 돌아가다보니 생애 모든 나이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싱톈푸/싱가포르국립대학교 부동산연구소장 : "저소득층이나 중산층도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거죠. CPF(연금)와 HDB(주택) 두 정책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을 맺고 싱가포르의 공공주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국민들에게 '집'은 삶의 공간인 거주 수단이자, 노후 생계를 아우르는 주거 복지가 실현되는 안식처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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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4년이면 내집마련…주택·연금이 함께 간다
    • 입력 2018-10-17 06:43:03
    • 수정2018-10-17 08:16:53
    뉴스광장 1부
[앵커]

이렇게 빚까지 져가며 평생 모은 돈을 집에만 쏟아붓지 않도록, 집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는데요.

싱가포르의 경우 젊어서 마련한 내 집으로 노후 대비까지 함께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한 건지 오대성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 전 결혼한 한 신혼부부의 집을 찾았습니다.

방 3개에 화장실 2개, 113제곱미터짜리 아파트에서 두 자녀와 함께 삽니다.

분양가는 우리 돈 약 3억 1천만 원.

부부 한 달 소득이 3백만 원 정도지만 집을 사는 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코사난·카마루딘/부부 : "내 집이 있으면 월세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다른 데 써야할 비용에 더 집중할 수가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CPF가 주택 구입 대부분을 담당해 주거든요."]

중앙연금기금, CPF는 우리 국민연금과 비슷한데, 월급의 20%는 근로자가, 16%는 고용주가 납부합니다.

한국(4.5%)보다 부담률이 훨씬 높지만 그만큼 혜택도 큽니다.

이 부부는 집을 살 때 CPF에 그간 냈던 돈을 선수금으로 활용했습니다.

추가로 낼 돈은 25년간 2%대의 저금리가 붙어 연금에서 자동 납부됩니다.

따로 대출이 필요 없다 보니, 싱가포르에서는 결혼 4년 정도면 대부분 집 장만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입한 주택은 노후에는 생계 수단이 됩니다.

이곳은 지난해 싱가포르 최초로 지은 은퇴자 전용 공공아파트입니다.

병원은 물론이고 식당과 같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기존 집을 처분하고 이사온 고령층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이 부부도 자녀들이 독립한 뒤 40제곱미터의 작은 집으로 옮겼습니다.

집 크기를 줄여 생긴 차액은 조금씩 생활비로 빼 씁니다.

물론 매달 연금도 나옵니다.

[레이 수바시/72살 : "자녀를 교육 시키거나 휴가를 가거나 또 저축이라든지 개인적인 용도로 돈을 쓰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주택 정책과 연금 정책이 함께 맞물려 돌아가다보니 생애 모든 나이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싱톈푸/싱가포르국립대학교 부동산연구소장 : "저소득층이나 중산층도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거죠. CPF(연금)와 HDB(주택) 두 정책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을 맺고 싱가포르의 공공주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국민들에게 '집'은 삶의 공간인 거주 수단이자, 노후 생계를 아우르는 주거 복지가 실현되는 안식처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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