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다문화가정 10대의 죽음…그동안 무슨 일이?

입력 2018.11.20 (08:31) 수정 2018.11.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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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주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이 또래들에게 폭행을 당하던 과정에 추락사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장면 한번 보시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가해 학생이 입은 패딩 옷이 숨진 학생의 것으로 드러나 또 한 번 공분을 샀죠.

여기에, 숨진 학생이 다문화가정의 자녀로 오랜 기간 괴롭힘을 당해 왔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13일 오후 5시 반쯤, 인천의 한 골목길입니다.

중학생 5명이 골목길을 무리지어 걸어갑니다.

무리 중에는 베이지색 패딩을 입은 남학생도 보입니다.

그리고 한 시간여 뒤, 인근 아파트 옥상에서 1층 화단으로 떨어진 학생이 있었습니다.

CCTV 속의 무리 중에 있었던 한 학생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목격 주민/음성변조 : "구급차가 오길래 나가 봤더니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더라고. 그래서 봤더니 한 명을 들것에 실어 놨더라고요. 세 명인가 네 명인가를 경찰차에 같이 타는 거를 봤어요. 여기서 봤어요."]

추락한 남학생은 14살 A군.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A 군은 이미 숨져 있었습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추락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받았는데요.

현장에 함께 있던 4명의 학생들은 A군이 스스로 옥상에서 떨어졌다고 진술했습니다.

[목격 주민/음성변조 : "여기에 학생들이 있었어요. 4명. 죽은 아이가 사춘기에 불량한 아이로 설명을 했어요. 그리고 자살한 거로. 아이가 뛰어내리려 해서 자기가 못하게 하려고 막으려고 여기를 잡았는데 점퍼만 벗어버리고 뛰어내렸다. 이렇게 진술을 했었어요."]

그런데, 숨진 A군의 몸에는 수상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보였던 건데요.

경찰은 이를 토대로 A군이 폭행을 피하려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고 현장에 있던 또래 학생 4명에게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고의 추락사)부분도 완전히 배제한다고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고요."]

집단 폭행을 피하려다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

그런데 사건이 일어난 지 사흘 뒤, 더욱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가해 학생들의 모습이 공개된 뒤였는데요.

그날 저녁, 한 SNS에 러시아어 댓글이 달렸습니다.

'우리 아들을 죽였다' '가해자가 입고 있는 점퍼도 우리 아들의 것'이라는 내용.

숨진 피해 학생의 러시아인 어머니가 올린 글이었습니다.

[김경호/인천연수경찰서 형사과장 : "피해자 것은 맞고요. 그것을 걔가 어떻게 입고 오게 됐는지는 보강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분노했습니다.

[심경섭/인천 연수구 : "피해자의 점퍼까지 벗어 입고 조사를 받았다. 며칠 동안. 그건 너무 경악스럽지. 그게 될 말이야? 그건 될 말이 아니지."]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아이가 입던 점퍼를 입고 있더라고요. 세상이 왜 그래요? 너무 속상해. 떨어진 아이 심정이 어땠을까. 세상이 왜 이리 험악할까 생각을 하니까 너무도 가슴이 아팠어요."]

경찰은 이 점퍼를 압수해 유족에게 돌려주기로 했는데요.

가해 학생은 이 점퍼를 두고 뺏은 게 아니라 서로 바꿔 입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숨진 피해자 A군이 가해자의 점퍼를 입고 있지 않았고. 점퍼를 바꿔 입었다는 장소에서 집단폭행이 있었기 때문에 경찰은 일단 빼앗아 입은 것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당일 새벽 2시쯤에도 인근 공원에서 집단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가해 학생들이 14살 중학생들이지만, 이 같은 소식들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청원이 등장하고 소년법 개정 촉구 목소리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심은진/경기도 의왕시 : "처벌을 너무 가해자 기준에서 하는 것 같아서 피해자가 피해를 본 만큼 처벌을 강력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특히, 피해 학생인 숨진 A군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로 가정 형편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주변의 시선에다 오랜 기간 괴롭힘을 당해 왔다는 얘기까지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학교도 잘 안 나오고 애들이 괴롭힌 적도 있었고 부모님 욕도 하고 그랬대요. (가해자) 애들이 (피해자) 학생한테. 아마 어머니가 외국인이라서 상처도 많았던 친구였고. 따돌림을 많이 당하고 그랬다고."]

[인근 주민/음성변조 : "딱 봤을 때 한국 아이는 아니구나. 다문화 가정 자녀로 그렇게 보였어요. 혼자만 왔다 갔다 하고 그렇게 어울려 다니지는 않는…."]

늘 혼자 있는 모습이었다는 A군.

학교에서도 교우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수업에도 자주 빠져 이달 초 유급이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학교 왔다가 집에 가고 다시 학교 오는 그런 패턴이 아니라 집에 들어오지 않고 나가고 하니까 어머니도 엄청나게 괴로워하셨어요."]

학교 측은 이번 사건이 터진 뒤 A 군에 대한 학교 폭력 여부에 대한 뒤늦은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아이들이 서면으로 써서 내기로 했거든요. 교내에서 그 학생을 따돌렸다든지 폭력적인 상황이 있는지는 경찰 조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에게 공동공갈, 공동상해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고, 사건 이전에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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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다문화가정 10대의 죽음…그동안 무슨 일이?
    • 입력 2018-11-20 08:34:04
    • 수정2018-11-20 1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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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주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이 또래들에게 폭행을 당하던 과정에 추락사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장면 한번 보시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가해 학생이 입은 패딩 옷이 숨진 학생의 것으로 드러나 또 한 번 공분을 샀죠.

여기에, 숨진 학생이 다문화가정의 자녀로 오랜 기간 괴롭힘을 당해 왔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13일 오후 5시 반쯤, 인천의 한 골목길입니다.

중학생 5명이 골목길을 무리지어 걸어갑니다.

무리 중에는 베이지색 패딩을 입은 남학생도 보입니다.

그리고 한 시간여 뒤, 인근 아파트 옥상에서 1층 화단으로 떨어진 학생이 있었습니다.

CCTV 속의 무리 중에 있었던 한 학생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목격 주민/음성변조 : "구급차가 오길래 나가 봤더니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더라고. 그래서 봤더니 한 명을 들것에 실어 놨더라고요. 세 명인가 네 명인가를 경찰차에 같이 타는 거를 봤어요. 여기서 봤어요."]

추락한 남학생은 14살 A군.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A 군은 이미 숨져 있었습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추락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받았는데요.

현장에 함께 있던 4명의 학생들은 A군이 스스로 옥상에서 떨어졌다고 진술했습니다.

[목격 주민/음성변조 : "여기에 학생들이 있었어요. 4명. 죽은 아이가 사춘기에 불량한 아이로 설명을 했어요. 그리고 자살한 거로. 아이가 뛰어내리려 해서 자기가 못하게 하려고 막으려고 여기를 잡았는데 점퍼만 벗어버리고 뛰어내렸다. 이렇게 진술을 했었어요."]

그런데, 숨진 A군의 몸에는 수상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보였던 건데요.

경찰은 이를 토대로 A군이 폭행을 피하려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고 현장에 있던 또래 학생 4명에게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고의 추락사)부분도 완전히 배제한다고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고요."]

집단 폭행을 피하려다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

그런데 사건이 일어난 지 사흘 뒤, 더욱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가해 학생들의 모습이 공개된 뒤였는데요.

그날 저녁, 한 SNS에 러시아어 댓글이 달렸습니다.

'우리 아들을 죽였다' '가해자가 입고 있는 점퍼도 우리 아들의 것'이라는 내용.

숨진 피해 학생의 러시아인 어머니가 올린 글이었습니다.

[김경호/인천연수경찰서 형사과장 : "피해자 것은 맞고요. 그것을 걔가 어떻게 입고 오게 됐는지는 보강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분노했습니다.

[심경섭/인천 연수구 : "피해자의 점퍼까지 벗어 입고 조사를 받았다. 며칠 동안. 그건 너무 경악스럽지. 그게 될 말이야? 그건 될 말이 아니지."]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아이가 입던 점퍼를 입고 있더라고요. 세상이 왜 그래요? 너무 속상해. 떨어진 아이 심정이 어땠을까. 세상이 왜 이리 험악할까 생각을 하니까 너무도 가슴이 아팠어요."]

경찰은 이 점퍼를 압수해 유족에게 돌려주기로 했는데요.

가해 학생은 이 점퍼를 두고 뺏은 게 아니라 서로 바꿔 입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숨진 피해자 A군이 가해자의 점퍼를 입고 있지 않았고. 점퍼를 바꿔 입었다는 장소에서 집단폭행이 있었기 때문에 경찰은 일단 빼앗아 입은 것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당일 새벽 2시쯤에도 인근 공원에서 집단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가해 학생들이 14살 중학생들이지만, 이 같은 소식들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청원이 등장하고 소년법 개정 촉구 목소리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심은진/경기도 의왕시 : "처벌을 너무 가해자 기준에서 하는 것 같아서 피해자가 피해를 본 만큼 처벌을 강력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특히, 피해 학생인 숨진 A군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로 가정 형편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주변의 시선에다 오랜 기간 괴롭힘을 당해 왔다는 얘기까지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학교도 잘 안 나오고 애들이 괴롭힌 적도 있었고 부모님 욕도 하고 그랬대요. (가해자) 애들이 (피해자) 학생한테. 아마 어머니가 외국인이라서 상처도 많았던 친구였고. 따돌림을 많이 당하고 그랬다고."]

[인근 주민/음성변조 : "딱 봤을 때 한국 아이는 아니구나. 다문화 가정 자녀로 그렇게 보였어요. 혼자만 왔다 갔다 하고 그렇게 어울려 다니지는 않는…."]

늘 혼자 있는 모습이었다는 A군.

학교에서도 교우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수업에도 자주 빠져 이달 초 유급이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학교 왔다가 집에 가고 다시 학교 오는 그런 패턴이 아니라 집에 들어오지 않고 나가고 하니까 어머니도 엄청나게 괴로워하셨어요."]

학교 측은 이번 사건이 터진 뒤 A 군에 대한 학교 폭력 여부에 대한 뒤늦은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아이들이 서면으로 써서 내기로 했거든요. 교내에서 그 학생을 따돌렸다든지 폭력적인 상황이 있는지는 경찰 조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에게 공동공갈, 공동상해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고, 사건 이전에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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