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삼바’ 분식회계 후폭풍…합병도 문제?

입력 2018.11.20 (18:07) 수정 2018.11.2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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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는 결론을 내면서 후폭풍이 거셉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오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했는데요.

모회사인 삼성물산도 감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를 정리해봅니다.

경제부 오현태 기자 나와있습니다.

오 기자, 분식회계라는 말부터 어렵다보니 이 사안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일단 핵심내용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분식회계는 회계를 조작했다는 말인데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미국의 '바이오젠'이라는 제약회사와 삼성바이오에피스라는 회사를 세웠습니다.

당시 삼성바이오가 85%, 바이오젠이 15%를 투자한 회사였는데, 이 회사를 세울 때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에 약속을 하나 했습니다.

바이오젠이 지분을 더 갖길 원하면 삼성바이오가 에피스 지분을 50% 정도까지는 넘겨주겠다는 약속입니다.

바이오젠 입장에서 보면, 이건 삼성바이오로부터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권리, 주식매수청구권인데요.

다른 말로는 콜옵션이라고 합니다.

이걸 삼성바이오 입장에서 보면, 바이오젠에게 언젠가 넘겨야되는게 있는거니까 부채가 있는거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부채가 있다는 걸 회계장부에 반영을 안한 게 분식회계라는 겁니다.

[앵커]

분식회계를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렸듯이 에피스라는 회사는 바이오젠이 원할 때 언제든지 지분을 반반씩 가진 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에피스는 사실상 두 회사가 공동지배하고 있는 회사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에피스를 회계장부에도 공동지배하는 회사로 처리를 하고 앞서 말씀드린 부채도 장부에 반영해야하는데, 삼성바이오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단독지배하는 회사로 처리하면서 부채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금융당국은 이 부분이 분식회계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삼성바이오는 에피스를 공동지배한다는 걸 외부에 공시하지도 않았는데요.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이 부분도 고의로 누락한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삼성바이오가 에피스를 공동지배한다는 걸 제대로 회계장부에 기록한 시점이 2015년인데, 이 때도 분식회계가 있었다는게 금융당국 판단이죠?

[기자]

네, 바이오젠이 에피스의 지분을 늘릴 수 있는 권리가 삼성바이오 입장에선 부채라고 말씀드렸는데요.

2015년이 돼서야 이 부채를 회계장부에 반영하면서 에피스 지분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을 바꿨습니다.

원래 회계장부에는 에피스의 지분가치가 삼성바이오가 에피스 지분을 사들였을 당시의 가격, 즉 취득원가로 계산돼 있었는데, 이걸 당시 시장가격으로 계산한겁니다.

취득원가보다 시장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가격으로 계산을 하니까 에피스의 전체 지분가치가 커져서 바이오젠에 갚아야 하는 부채, 즉 넘겨야 하는 지분을 빼고도 삼성바이오가 큰 이익을 본 겁니다.

실제 생긴 돈은 없는데 계산법을 바꿔서 회계장부에서만 이득이 생긴 상황인데, 이렇게 갑자기 계산법을 바꾼건 회계원칙에 맞지 않는다, 금융당국이 이렇게 판단한겁니다.

[앵커]

이러한 분식회계가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과도 연관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어떤 연관이 있는건가요?

[기자]

네, 삼성 합병부터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삼성그룹에서 핵심회사는 삼성전자인데, 삼성전자 주식을 가진 회사 중 하나가 삼성물산입니다.

삼성물산 주식을 갖게 되면, 삼성물산을 통해서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는 겁니다.

삼성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했는데, 제일모직 지분을 많이 가진 게 이재용 부회장입니다.

합병 비율도 제일모직 주식 0.35주에 삼성물산 주식 1주로 결정돼서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 합병을 한거라는 얘기가 나온겁니다.

[앵커]

그럼 이 합병에서 삼성바이오는 어떤 대목에서 등장하는 건가요?

[기자]

네,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의 지분을 43% 갖고 있어서 삼성바이오 가치가 올라가면 제일모직 가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참여연대 등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해서 바이오젠에 갚아야 할 부채가 있다는 걸 숨기면서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정해지도록 도왔다고 보고있습니다.

물론 합병비율은 당시 주가에 따라서 결정된건데요.

조금 풀어서 설명하면 부채가 있다는 걸 2012년부터 알렸다면 삼성바이오 가치가 떨어져서 덩달아 제일모직 주가도 떨어졌을거고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결정되지 않았을거라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당시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가 전망도 밝고 좋은 회사기 때문에 제일모직 가치도 높게 봐야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또, 합병 이후에는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통해 회사 가치를 부풀리면서 제일모직이 높게 평가된 합병비율을 사후에 정당화한 것이다, 이런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의혹들에 대한 삼성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삼성은 2016년에 금융감독원에서 문제없다고 판단한 회계처리를 이제와서 분식회계로 판단하는 걸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요.

합병과의 연관성에 대해선 합병은 2015년 중반의 일이고, 회계처리는 2015년 말에 있었던거라 시기가 맞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삼성바이오는 금융당국 판단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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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0 18:11:35
    • 수정2018-11-20 21: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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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는 결론을 내면서 후폭풍이 거셉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오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했는데요.

모회사인 삼성물산도 감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를 정리해봅니다.

경제부 오현태 기자 나와있습니다.

오 기자, 분식회계라는 말부터 어렵다보니 이 사안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일단 핵심내용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분식회계는 회계를 조작했다는 말인데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미국의 '바이오젠'이라는 제약회사와 삼성바이오에피스라는 회사를 세웠습니다.

당시 삼성바이오가 85%, 바이오젠이 15%를 투자한 회사였는데, 이 회사를 세울 때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에 약속을 하나 했습니다.

바이오젠이 지분을 더 갖길 원하면 삼성바이오가 에피스 지분을 50% 정도까지는 넘겨주겠다는 약속입니다.

바이오젠 입장에서 보면, 이건 삼성바이오로부터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권리, 주식매수청구권인데요.

다른 말로는 콜옵션이라고 합니다.

이걸 삼성바이오 입장에서 보면, 바이오젠에게 언젠가 넘겨야되는게 있는거니까 부채가 있는거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부채가 있다는 걸 회계장부에 반영을 안한 게 분식회계라는 겁니다.

[앵커]

분식회계를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렸듯이 에피스라는 회사는 바이오젠이 원할 때 언제든지 지분을 반반씩 가진 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에피스는 사실상 두 회사가 공동지배하고 있는 회사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에피스를 회계장부에도 공동지배하는 회사로 처리를 하고 앞서 말씀드린 부채도 장부에 반영해야하는데, 삼성바이오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단독지배하는 회사로 처리하면서 부채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금융당국은 이 부분이 분식회계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삼성바이오는 에피스를 공동지배한다는 걸 외부에 공시하지도 않았는데요.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이 부분도 고의로 누락한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삼성바이오가 에피스를 공동지배한다는 걸 제대로 회계장부에 기록한 시점이 2015년인데, 이 때도 분식회계가 있었다는게 금융당국 판단이죠?

[기자]

네, 바이오젠이 에피스의 지분을 늘릴 수 있는 권리가 삼성바이오 입장에선 부채라고 말씀드렸는데요.

2015년이 돼서야 이 부채를 회계장부에 반영하면서 에피스 지분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을 바꿨습니다.

원래 회계장부에는 에피스의 지분가치가 삼성바이오가 에피스 지분을 사들였을 당시의 가격, 즉 취득원가로 계산돼 있었는데, 이걸 당시 시장가격으로 계산한겁니다.

취득원가보다 시장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가격으로 계산을 하니까 에피스의 전체 지분가치가 커져서 바이오젠에 갚아야 하는 부채, 즉 넘겨야 하는 지분을 빼고도 삼성바이오가 큰 이익을 본 겁니다.

실제 생긴 돈은 없는데 계산법을 바꿔서 회계장부에서만 이득이 생긴 상황인데, 이렇게 갑자기 계산법을 바꾼건 회계원칙에 맞지 않는다, 금융당국이 이렇게 판단한겁니다.

[앵커]

이러한 분식회계가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과도 연관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어떤 연관이 있는건가요?

[기자]

네, 삼성 합병부터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삼성그룹에서 핵심회사는 삼성전자인데, 삼성전자 주식을 가진 회사 중 하나가 삼성물산입니다.

삼성물산 주식을 갖게 되면, 삼성물산을 통해서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는 겁니다.

삼성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했는데, 제일모직 지분을 많이 가진 게 이재용 부회장입니다.

합병 비율도 제일모직 주식 0.35주에 삼성물산 주식 1주로 결정돼서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 합병을 한거라는 얘기가 나온겁니다.

[앵커]

그럼 이 합병에서 삼성바이오는 어떤 대목에서 등장하는 건가요?

[기자]

네,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의 지분을 43% 갖고 있어서 삼성바이오 가치가 올라가면 제일모직 가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참여연대 등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해서 바이오젠에 갚아야 할 부채가 있다는 걸 숨기면서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정해지도록 도왔다고 보고있습니다.

물론 합병비율은 당시 주가에 따라서 결정된건데요.

조금 풀어서 설명하면 부채가 있다는 걸 2012년부터 알렸다면 삼성바이오 가치가 떨어져서 덩달아 제일모직 주가도 떨어졌을거고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결정되지 않았을거라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당시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가 전망도 밝고 좋은 회사기 때문에 제일모직 가치도 높게 봐야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또, 합병 이후에는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통해 회사 가치를 부풀리면서 제일모직이 높게 평가된 합병비율을 사후에 정당화한 것이다, 이런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의혹들에 대한 삼성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삼성은 2016년에 금융감독원에서 문제없다고 판단한 회계처리를 이제와서 분식회계로 판단하는 걸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요.

합병과의 연관성에 대해선 합병은 2015년 중반의 일이고, 회계처리는 2015년 말에 있었던거라 시기가 맞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삼성바이오는 금융당국 판단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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