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다양해진 北 음악 공연…그 의미는?

입력 2018.11.24 (08:07) 수정 2018.11.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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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초 남한을 방문해 공연을 펼쳤던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기억하실 겁니다.

북한에는 삼지연 악단 외에도 김정은 시대 상징인 모란봉 악단 등 다양한 악단들이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이들의 공연이 빠지지 않습니다.

이들의 공연, 말 그대로 단순한 음악 공연일까요?

아니면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의 음악 공연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일,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수대 예술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중 예술인들의 합동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공연이 시작되자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건 중국인 남자가수.

노래에 화답이라도 하듯 김위원장도 연신 웃음을 보인다 이번 중국 예술단 공연은 북한 문화성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지난 4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 째 열린 방북 공연이다.

핵 사찰 검증과 대북제재 완화를 놓고 북미간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북한당국이 공연을 통해 중국과의 밀착을 다시 한 번 과시 한 것이다.

[조선중앙TV/11월3일 :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중국 예술인대표단의 이번 평양방문이 조중 친선을 보다 활력있게 진전 시켜 나가는데 의의 있는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를 표명 하시고..."]

정치와 예술의 지향점이 같아야 한다는 사회주의 예술론....

그 때문에 다양한 공연들이라도 대내외적으로 중대 결단이 예정된 특정시기에는 당이나 지도자가 추구하는 정치 사회적 의미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일찍부터 공연을 선전선동의 주요한 도구로 활용해 왔다.

국방위원회를 통해 이른바 선군정치를 추구했던 김정일 워원장 시절에도 은하수관현악단과 왕재산경음악단 등의 대중 공연은 지도자의 위상을 높이는 수단이 되기도 했고,

[북한 가요/‘정일봉의 우레소리’ : "김정일 장군님 신묘한 지략에 적진이 무너진다, 원수들 비명친다."]

아리랑 축전과 같은 집단체조 공연은 주민들에게는 대내 결속의 의미를, 국제사회에는 체제 선전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우린 절대적으로 대중문화라고 하면 대중이라고 하는 것이 기반이 되고 시장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북한은 아무래도 이런 것이 정치의 또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과 인민사이를 연결해주는 정책적 수단의 몫이 큽니다. 북한은 그 사회 자체가 주체시대이고 주체사회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베이스로 깔려있는 것이죠."]

[조선중앙TV/2012년 7월 : "새 세기의 요구에 맞는 모란봉악단을 친히 조직해주시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자신만의 공연정치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모란봉 악단의 창단이다.

어깨가 드러난 옷과 화려한 액세서리, 레이저 조명 아래 전자악기를 다루는 모란봉악단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여기에 북한당국은 이전 시대와 차별화되는 무대 연출도 시도하기 시작했다.

객석과 다소 거리감을 유지했던 무대는 관객 속으로 조금 더 들어왔고, 화려한 조명을 이용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형 스크린에는 노래의 의미에 맞는 영상도 선보였다.

공연의 성격에 맞는 소품도 적극 활용해 무대도 다채롭게 꾸몄다.

[북한 국가 :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반만년 오랜 역사에~"]

마치 외국 가요를 부르는 듯 국가를 노래하는 가수...

북한 가수의 창법에도 변화가 엿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은 북한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앙정옥/2016년 탈북 : "양강도 혜산에 와서 공연한다 하면은 그 표를 하는 게 우선 첫째 당 기관 보위부 기관 이런 정권 기관들에 먼저 배포되고 그리고 나머지 표는 다 뒤에로 뒷문으로 야매로 다 나가요. TV에서 보던 사람들이 정작 정말 자기 앞에서 공연하는 거 보겠다 하고 생각하니까 사람들은 돈을 5만이든 10만이든 돈 있는 사람들은 다 해서 막 머리 터지고 깨지려고 하고 표를 구하는데 막 사람들 막 싸움하면서 해요."]

하지만 화려하게 변화된 무대와는 달리 공연의 내용만큼은 일관되게 최고지도자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북한 가요/‘인민은 부르네 친근한 그 이름’ : "우러러 따르며 부르네 우리의 김정은 동지."]

이른바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노래나 영상도 적극 활용됐고,

[북한 가요/‘가리라 백두산으로’ : "가리라 가리라. 백두산으로 가리라."]

2016년 제7차 당대회의 자축 공연에선 모란봉악단에 청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까지 합동 공연을 펼치며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았다.

[북한가요/‘우리의 신념’ : "김정은 동지 따라 승리만 떨치리."]

2017년 9월부터 진행된 예술단 전국 순회공연은 화성-14형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을 선전하는 공연으로 3개월동안 이어졌다.

묵직한 화음을 과시하는 공훈국가합창단, 걸그룹을 연상케하는 모란봉악단, 그리고 화려한 의상과 춤을 선보이는 왕재산 예술단까지.

국가대표급 예술단이 총출동하자 지방 관객들의 반응이 그야말로 뜨거웠다.

[관객/자강도 강계시 : "정말 전례 없는 관람열풍입니다. 공연을 못 본 사람들은 축에도 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객/자강도 강계시 : "눈물을 억제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밤은 집에 가서도 잠이 들 것 같지 못합니다."]

순회 공연의 주요 내용은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 강조. 관객 인터뷰 역시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관객/평안북도 신의주시 : "로켓 올라갈 때 제일 기쁩니다. 우리가 이겼구나, 이게 제일 기쁩니다."]

[관객/평안북도 신의주시 : "대륙간탄도로켓 보유국으로 되게 해주신 경애하는 원수님의 그 불멸의 업적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가슴 뜨겁게 느낀, 온 넋으로 느낀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김정은 시대를 경험한 탈북민 역시 북한 음악공연에서 달라지지 않는 것은 정치적 사상 강조라고 증언한다.

[최영숙/2016년 탈북 : "모든 노래 하나하나가 다 사상이 없으면 안 돼요. 사상이 없는 노래는 나올 수도 없고 또 우리 국민들 앞에서 부르는 노래 자체가 사상이 없이는 안 돼요."]

["지금부터 우리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2월, 서울의 국립극장에 펼쳐진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15년 만에 내려온 북한 예술단인만큼 공연 내용에 모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기존의 북한 공연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

삼지연 관현악단은 북한 가요 뿐 아니라 한국의 대중가요도 선보였다.

[‘사랑의 미로’ : "끝도 시작도 없이 아득한 사랑의 미로여."]

15년 만에 방한한 북한 예술단의 공연에 남측 관객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이러한 방한 공연역시 순수한 문화교류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사실 순수한 공연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문화공연은 어려워요. 그 자체가 분명한 메시지를 가지고 온 공연이었거든요. 아시겠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이라고 하는 걸 계기로 통해서 왔던 축하 사설이었기 때문에 행사를 축하하는 무대로 공연을 구성 했던 것이었고 그럼 축하곡을 어떤 노래로 부를 것인가 에 대해서는 남쪽들 관객들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기 충분한 그야말로 축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노래들을 선곡해서 불렀었는데 이 자체가 정치적 의도가 없다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죠."]

그럼에도 우리가 북한과의 공연 교류를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정치적 선전에 대한 우려보단 문화교류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이루어진 남측 예술단의 방북 음악공연 ‘봄이 온다’ 이날 공연에선 대한민국 가수들의 자유스러운 모습들이 북한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J에게’ : "j 난 너를 못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또 남북 가수가 함께 노래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큰 반향을 일으킨다는 게 탈북민의 이야기다.

[최영숙/2016년 탈북 : "좀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한국에서 우리 북한에 가서 이렇게 했지만 관중들은 마음속으로는 이야 정말 남한에서 온 배우들이 노래는 북한식하고 남한식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걸 관객들도 느끼고 예술 부문 이런 사람들은 더 느끼거든요. 우리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우리는 너무나도 딱 틀에 맨 거 하는구나 엄청 느끼거든요. 벌써 음악에서 문화에서 이걸 벌써 다 보여주고 있거든요."]

2012년 7월, 모란봉악단의 첫 시범 무대.

이날 모란봉 악단은 형식이 아닌 내용적인 면에서도 큰 변화를 보여줬다.

적대국으로 규정한 미국의 디즈니 만화 캐릭터들이 무대에 대거 등장했고...

미국 영화 ‘록키’의 주제곡도 연주된 것이다.

일각에선 모란봉악단의 등장에서부터 김정은 정권이 변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1막 끝나고 2막 첫 곡으로 나왔었던 록키 주제가가 나왔었고, 그 뒤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제가 10여곡 이상 나왔거든요. 그걸 다시 한 번 지금 의미로 되돌아본다면 이미 그때 어떤 변화라고 했던 메시지는 던져줬다는 것이죠. 시범공연의 절반, 후반부를 북한 소위 말하는 북한이 가장 백년 숙적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미국의 대중음악 가요 주제가를 연주하고 디즈니 주제가를 불렀다라고 하는 것은 충분하게 메시지를 던져주는 거죠. 오히려 우리가 돌아보면 그러한 변화들을 굉장히 형식적인걸로 치부했거나 너무 그 메시지들을 좀 무시했던게 아닌가 싶은 생각인거죠."]

문화를 정치적 해석만으로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음악공연에 북한 스스로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만큼 북한이 과거와는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는, 비핵화와 평화의 의지도 분명히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음악 공연을 통해 발견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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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다양해진 北 음악 공연…그 의미는?
    • 입력 2018-11-24 08:29:39
    • 수정2018-11-24 08:48:15
    남북의 창
[앵커]

올해 초 남한을 방문해 공연을 펼쳤던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기억하실 겁니다.

북한에는 삼지연 악단 외에도 김정은 시대 상징인 모란봉 악단 등 다양한 악단들이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이들의 공연이 빠지지 않습니다.

이들의 공연, 말 그대로 단순한 음악 공연일까요?

아니면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의 음악 공연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일,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수대 예술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중 예술인들의 합동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공연이 시작되자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건 중국인 남자가수.

노래에 화답이라도 하듯 김위원장도 연신 웃음을 보인다 이번 중국 예술단 공연은 북한 문화성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지난 4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 째 열린 방북 공연이다.

핵 사찰 검증과 대북제재 완화를 놓고 북미간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북한당국이 공연을 통해 중국과의 밀착을 다시 한 번 과시 한 것이다.

[조선중앙TV/11월3일 :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중국 예술인대표단의 이번 평양방문이 조중 친선을 보다 활력있게 진전 시켜 나가는데 의의 있는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를 표명 하시고..."]

정치와 예술의 지향점이 같아야 한다는 사회주의 예술론....

그 때문에 다양한 공연들이라도 대내외적으로 중대 결단이 예정된 특정시기에는 당이나 지도자가 추구하는 정치 사회적 의미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일찍부터 공연을 선전선동의 주요한 도구로 활용해 왔다.

국방위원회를 통해 이른바 선군정치를 추구했던 김정일 워원장 시절에도 은하수관현악단과 왕재산경음악단 등의 대중 공연은 지도자의 위상을 높이는 수단이 되기도 했고,

[북한 가요/‘정일봉의 우레소리’ : "김정일 장군님 신묘한 지략에 적진이 무너진다, 원수들 비명친다."]

아리랑 축전과 같은 집단체조 공연은 주민들에게는 대내 결속의 의미를, 국제사회에는 체제 선전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우린 절대적으로 대중문화라고 하면 대중이라고 하는 것이 기반이 되고 시장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북한은 아무래도 이런 것이 정치의 또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과 인민사이를 연결해주는 정책적 수단의 몫이 큽니다. 북한은 그 사회 자체가 주체시대이고 주체사회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베이스로 깔려있는 것이죠."]

[조선중앙TV/2012년 7월 : "새 세기의 요구에 맞는 모란봉악단을 친히 조직해주시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자신만의 공연정치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모란봉 악단의 창단이다.

어깨가 드러난 옷과 화려한 액세서리, 레이저 조명 아래 전자악기를 다루는 모란봉악단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여기에 북한당국은 이전 시대와 차별화되는 무대 연출도 시도하기 시작했다.

객석과 다소 거리감을 유지했던 무대는 관객 속으로 조금 더 들어왔고, 화려한 조명을 이용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형 스크린에는 노래의 의미에 맞는 영상도 선보였다.

공연의 성격에 맞는 소품도 적극 활용해 무대도 다채롭게 꾸몄다.

[북한 국가 :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반만년 오랜 역사에~"]

마치 외국 가요를 부르는 듯 국가를 노래하는 가수...

북한 가수의 창법에도 변화가 엿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은 북한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앙정옥/2016년 탈북 : "양강도 혜산에 와서 공연한다 하면은 그 표를 하는 게 우선 첫째 당 기관 보위부 기관 이런 정권 기관들에 먼저 배포되고 그리고 나머지 표는 다 뒤에로 뒷문으로 야매로 다 나가요. TV에서 보던 사람들이 정작 정말 자기 앞에서 공연하는 거 보겠다 하고 생각하니까 사람들은 돈을 5만이든 10만이든 돈 있는 사람들은 다 해서 막 머리 터지고 깨지려고 하고 표를 구하는데 막 사람들 막 싸움하면서 해요."]

하지만 화려하게 변화된 무대와는 달리 공연의 내용만큼은 일관되게 최고지도자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북한 가요/‘인민은 부르네 친근한 그 이름’ : "우러러 따르며 부르네 우리의 김정은 동지."]

이른바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노래나 영상도 적극 활용됐고,

[북한 가요/‘가리라 백두산으로’ : "가리라 가리라. 백두산으로 가리라."]

2016년 제7차 당대회의 자축 공연에선 모란봉악단에 청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까지 합동 공연을 펼치며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았다.

[북한가요/‘우리의 신념’ : "김정은 동지 따라 승리만 떨치리."]

2017년 9월부터 진행된 예술단 전국 순회공연은 화성-14형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을 선전하는 공연으로 3개월동안 이어졌다.

묵직한 화음을 과시하는 공훈국가합창단, 걸그룹을 연상케하는 모란봉악단, 그리고 화려한 의상과 춤을 선보이는 왕재산 예술단까지.

국가대표급 예술단이 총출동하자 지방 관객들의 반응이 그야말로 뜨거웠다.

[관객/자강도 강계시 : "정말 전례 없는 관람열풍입니다. 공연을 못 본 사람들은 축에도 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객/자강도 강계시 : "눈물을 억제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밤은 집에 가서도 잠이 들 것 같지 못합니다."]

순회 공연의 주요 내용은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 강조. 관객 인터뷰 역시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관객/평안북도 신의주시 : "로켓 올라갈 때 제일 기쁩니다. 우리가 이겼구나, 이게 제일 기쁩니다."]

[관객/평안북도 신의주시 : "대륙간탄도로켓 보유국으로 되게 해주신 경애하는 원수님의 그 불멸의 업적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가슴 뜨겁게 느낀, 온 넋으로 느낀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김정은 시대를 경험한 탈북민 역시 북한 음악공연에서 달라지지 않는 것은 정치적 사상 강조라고 증언한다.

[최영숙/2016년 탈북 : "모든 노래 하나하나가 다 사상이 없으면 안 돼요. 사상이 없는 노래는 나올 수도 없고 또 우리 국민들 앞에서 부르는 노래 자체가 사상이 없이는 안 돼요."]

["지금부터 우리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2월, 서울의 국립극장에 펼쳐진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15년 만에 내려온 북한 예술단인만큼 공연 내용에 모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기존의 북한 공연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

삼지연 관현악단은 북한 가요 뿐 아니라 한국의 대중가요도 선보였다.

[‘사랑의 미로’ : "끝도 시작도 없이 아득한 사랑의 미로여."]

15년 만에 방한한 북한 예술단의 공연에 남측 관객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이러한 방한 공연역시 순수한 문화교류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사실 순수한 공연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문화공연은 어려워요. 그 자체가 분명한 메시지를 가지고 온 공연이었거든요. 아시겠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이라고 하는 걸 계기로 통해서 왔던 축하 사설이었기 때문에 행사를 축하하는 무대로 공연을 구성 했던 것이었고 그럼 축하곡을 어떤 노래로 부를 것인가 에 대해서는 남쪽들 관객들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기 충분한 그야말로 축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노래들을 선곡해서 불렀었는데 이 자체가 정치적 의도가 없다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죠."]

그럼에도 우리가 북한과의 공연 교류를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정치적 선전에 대한 우려보단 문화교류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이루어진 남측 예술단의 방북 음악공연 ‘봄이 온다’ 이날 공연에선 대한민국 가수들의 자유스러운 모습들이 북한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J에게’ : "j 난 너를 못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또 남북 가수가 함께 노래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큰 반향을 일으킨다는 게 탈북민의 이야기다.

[최영숙/2016년 탈북 : "좀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한국에서 우리 북한에 가서 이렇게 했지만 관중들은 마음속으로는 이야 정말 남한에서 온 배우들이 노래는 북한식하고 남한식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걸 관객들도 느끼고 예술 부문 이런 사람들은 더 느끼거든요. 우리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우리는 너무나도 딱 틀에 맨 거 하는구나 엄청 느끼거든요. 벌써 음악에서 문화에서 이걸 벌써 다 보여주고 있거든요."]

2012년 7월, 모란봉악단의 첫 시범 무대.

이날 모란봉 악단은 형식이 아닌 내용적인 면에서도 큰 변화를 보여줬다.

적대국으로 규정한 미국의 디즈니 만화 캐릭터들이 무대에 대거 등장했고...

미국 영화 ‘록키’의 주제곡도 연주된 것이다.

일각에선 모란봉악단의 등장에서부터 김정은 정권이 변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1막 끝나고 2막 첫 곡으로 나왔었던 록키 주제가가 나왔었고, 그 뒤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제가 10여곡 이상 나왔거든요. 그걸 다시 한 번 지금 의미로 되돌아본다면 이미 그때 어떤 변화라고 했던 메시지는 던져줬다는 것이죠. 시범공연의 절반, 후반부를 북한 소위 말하는 북한이 가장 백년 숙적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미국의 대중음악 가요 주제가를 연주하고 디즈니 주제가를 불렀다라고 하는 것은 충분하게 메시지를 던져주는 거죠. 오히려 우리가 돌아보면 그러한 변화들을 굉장히 형식적인걸로 치부했거나 너무 그 메시지들을 좀 무시했던게 아닌가 싶은 생각인거죠."]

문화를 정치적 해석만으로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음악공연에 북한 스스로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만큼 북한이 과거와는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는, 비핵화와 평화의 의지도 분명히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음악 공연을 통해 발견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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