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공사 열수송관 관리 부실” 감사원, 석달전 지적

입력 2018.12.05 (17:03) 수정 2018.12.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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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백석역 열 수송관 파열 사고의 원인으로 지난 91년 설치돼 노후한 배관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관기사] 초유의 대형 온수 수송관 파열…27년 된 노후관 원인?

그리고 이 열 수송관의 유지보수 업무가 부적절하다고 3개월 전인 지난 9월 감사원이 기관감사에서 지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래된 배관이 파손된 것이지만 결국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유지보수 관리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터진 것 아니냐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사고는 4일 저녁 8시 41분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가 관리하는 850㎜ 열수송관이 터지며 발생했다. 이 때문에 고양시 일산 일부 지역 2천800여 가구의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 사고로 손 모(69)씨가 차량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소방관 2명을 포함해 25명이 다쳤다.

이번에 파손된 열수송관은 27년 전인 1991년 매설됐다. 온수관의 기대수명은 40년이지만, 주변 습도 등 환경에 따라 조기에 파손될 수 있다고 지역난방공사는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난방공사는 연 1회 온수관의 위험 등급을 측정해 위험 현황도에 따라 보수를 진행한다.

그런데 지역난방공사의 위험도 측정이 실제 위험 정도에 맞춰 측정되지 않고 있다고 감사원이 지적한 것이다.

감사원 어떻게 지적했나 보니

감사원은 지난 9월 난방공사에 대해 기관운영 감사를 하고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난방공사에 대해 총 5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하고 3건에 대해서는 주의, 2건에 대해서는 일반 통보 조처를 했다.

[내려받기] 감사원 지역난방공사 기관감사 보고서

감사원이 '통보' 조치한 '열배관(열수송관)의 위험현황도 등급 산정 및 유지보수 업무 부적정' 건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는 각 지사로 하여금 관할 열수송관에 대해 매년 2회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해 지열차가 5도(섭씨) 이상인 구간을 점검토록 하고 있다. 여기서 지열차란 매설구간 지표와 비매설구간 지표의 온도 차를 말하는데, 온도 차가 클수록 열수송관 내부 중온수가 외부로 많이 누출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열화상 카메라 측정 등을 통해 파악한 위험징후가 나타난 구간은 해소 전까지 1등급으로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잔여 수명이 1년 이하인 경우 1등급, 1~5년인 경우 2등급, 6~10년인 경우 3등급, 11~15년인 경우 4등급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감사원이 감사한 결과 A 지사가 담당하는 147개 구간 열수송관 중 지열차가 5도 이상인 구간이 29개 구간이었지만 1등급으로 분류한 구간은 지열차가 상대적으로 낮은 열수송관 1개에 불과했다. 열수송관의 위험현황도 등급을 산정하면서 지열차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점검 결과를 보관만 하고 있었다.

또한 열수송관의 잔여 수명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체크하는 '절연레벨'도 임의로 취사선택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절연레벨이란 열수송관 내부의 습도 변화 등 환경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값이다. 열수송관 내부 공간에 구리니켈선을 심어 측정한다. 계절, 시간 등에 따라 편차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변하는 측정값에 대해 인용 방법 및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임의로 취사선택해 위험현황도 산정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감사결과를 받아들이면서 열수송관 위험현황도 등급이 실제 열수송관의 위험 정도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등급평가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정하고, 위험현황도 등급에 따라 위험한 순으로 유지보수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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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2-05 17:04:31
    취재K
1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백석역 열 수송관 파열 사고의 원인으로 지난 91년 설치돼 노후한 배관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관기사] 초유의 대형 온수 수송관 파열…27년 된 노후관 원인?

그리고 이 열 수송관의 유지보수 업무가 부적절하다고 3개월 전인 지난 9월 감사원이 기관감사에서 지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래된 배관이 파손된 것이지만 결국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유지보수 관리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터진 것 아니냐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사고는 4일 저녁 8시 41분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가 관리하는 850㎜ 열수송관이 터지며 발생했다. 이 때문에 고양시 일산 일부 지역 2천800여 가구의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 사고로 손 모(69)씨가 차량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소방관 2명을 포함해 25명이 다쳤다.

이번에 파손된 열수송관은 27년 전인 1991년 매설됐다. 온수관의 기대수명은 40년이지만, 주변 습도 등 환경에 따라 조기에 파손될 수 있다고 지역난방공사는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난방공사는 연 1회 온수관의 위험 등급을 측정해 위험 현황도에 따라 보수를 진행한다.

그런데 지역난방공사의 위험도 측정이 실제 위험 정도에 맞춰 측정되지 않고 있다고 감사원이 지적한 것이다.

감사원 어떻게 지적했나 보니

감사원은 지난 9월 난방공사에 대해 기관운영 감사를 하고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난방공사에 대해 총 5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하고 3건에 대해서는 주의, 2건에 대해서는 일반 통보 조처를 했다.

[내려받기] 감사원 지역난방공사 기관감사 보고서

감사원이 '통보' 조치한 '열배관(열수송관)의 위험현황도 등급 산정 및 유지보수 업무 부적정' 건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는 각 지사로 하여금 관할 열수송관에 대해 매년 2회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해 지열차가 5도(섭씨) 이상인 구간을 점검토록 하고 있다. 여기서 지열차란 매설구간 지표와 비매설구간 지표의 온도 차를 말하는데, 온도 차가 클수록 열수송관 내부 중온수가 외부로 많이 누출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열화상 카메라 측정 등을 통해 파악한 위험징후가 나타난 구간은 해소 전까지 1등급으로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잔여 수명이 1년 이하인 경우 1등급, 1~5년인 경우 2등급, 6~10년인 경우 3등급, 11~15년인 경우 4등급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감사원이 감사한 결과 A 지사가 담당하는 147개 구간 열수송관 중 지열차가 5도 이상인 구간이 29개 구간이었지만 1등급으로 분류한 구간은 지열차가 상대적으로 낮은 열수송관 1개에 불과했다. 열수송관의 위험현황도 등급을 산정하면서 지열차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점검 결과를 보관만 하고 있었다.

또한 열수송관의 잔여 수명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체크하는 '절연레벨'도 임의로 취사선택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절연레벨이란 열수송관 내부의 습도 변화 등 환경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값이다. 열수송관 내부 공간에 구리니켈선을 심어 측정한다. 계절, 시간 등에 따라 편차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변하는 측정값에 대해 인용 방법 및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임의로 취사선택해 위험현황도 산정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감사결과를 받아들이면서 열수송관 위험현황도 등급이 실제 열수송관의 위험 정도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등급평가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정하고, 위험현황도 등급에 따라 위험한 순으로 유지보수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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