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한달① 우리 동네 기름값 얼마나 내렸나?

입력 2018.12.07 (14:18) 수정 2018.12.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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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유류세 인하는 내년 5월 6일까지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유지됩니다. 최근엔 리터당 500원이 넘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마저 크게 내렸습니다. 한 달 전 가격의 80% 수준입니다.


이렇듯 기름값의 원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접하는 기름값도 많이 내려야 정상이겠죠.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유류세 인하 한 달을 맞아 전국 주유소 11,400여 곳의 기름값이 얼마나 내렸는지 분석해봤습니다.

휘발유 가격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경기도 부천시 부광주유소


휘발유의 경우 경기도 부천의 한 주유소가 리터당 482원이 내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 하락했습니다. 이어 충남 아산의 알뜰주유소가 460원으로 2번째로 많이 내렸습니다. 다만 인하율(11/5 판매가 대비 하락폭)을 보면 2위였던 충남 아산의 주유소가 26.2%로 더 커 순위가 바뀝니다.


경유는 대구 국제공항 인근의 한 주유소가 인하액 364원, 인하율 21.9%로 금액이나 비율 모두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내렸습니다.

정부 유류세 인하 절대액보다 적게 내린 주유소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로 부가가치세 인하 효과까지 포함하면 휘발유는 리터당 123원, 경유는 87원이 내린 셈이 됩니다. 한 달 동안 특별한 유가 상승요인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보면 적어도 이 금액만큼은 기름값이 내려야 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부 주유소는 이보다 가격이 적게 내렸습니다. 휘발유의 경우 308곳, 경유는 399곳의 주유소가 이보다 인하액이 작습니다. 각각 전체 조사 대상 주유소의 2.7%, 3.5% 수준입니다. 이 주유소들의 경우 다른 조건의 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정부 유류세 인하 조치에 편승해 이익금을 늘렸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런 주유소는 주로 섬 지역이나 지형이 험한 산간 지역에 많이 나타납니다. 휘발유의 경우 지리산을 끼고 있는 경남 함양군엔 27곳 주유소 가운데 40%가 넘는 11곳에서 123원보다 적게 내렸습니다. 강원도 영월군도 8곳의 주유소가, 섬이 많은 전남 신안군에서도 7곳의 주유소의 휘발유가 인하액이 123원보다 작습니다. 군 전체가 섬인 울릉군의 경우엔 주유소 3곳이 모두 똑같이 휘발유 100원, 경유 80원만을 내렸습니다.

오히려 기름값이 오른 주유소도 있습니다. 휘발유의 경우 주유소 한 곳에서 한 달 전보다 오히려 110원이 올랐고, 경유는 세 곳에서 한 달 전보다 약간 오른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유류세 인하 이전과 가격 변동이 없는 주유소도 전국에서 휘발유 34곳, 경유 38곳이나 됩니다.
대부분 농촌이나 산간 지역에 위치한 주유소들입니다. 기름값을 내리지 않은 주유소 주인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제주도가 기름값 가장 많이 내려


전국 17개 시, 도 가운데 제주도가 휘발유는 평균 248원, 경유는 164원이 내려 휘발유와 경유 모두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내린 광역자치단체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정부종합청사가 밀집한 세종시는 휘발유와 경유 모두 전국에서 가장 적게 내린 곳입니다.


229개 전국 시, 군, 구 중에는 부산시 북구가 휘발유와 경유 모두 가장 많이 내린 곳으로 꼽혔는데, 한 달 전보다 휘발유는 리터당 평균 265원, 경유는 181원이 하락했습니다. 기름값 인하 폭이 적은 지역은 주로 경북과 전남, 강원도 등의 시, 군, 구로 나타났습니다.

다음 주소에 접속하면 각 시,군,구의 주유소들이 한 달 전과 비교해 기름값을 얼마나 내렸는지 인터랙티브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우리 동네 주유소 기름값 얼마나 내렸나?

[우리 동네 기름값 얼마나 내렸나 바로가기] http://dj.kbs.co.kr/resources/2018-12-07/

자동차가 많고 주유소 밀집도가 더 큰 지역일수록 기름값 더 떨어져

KBS데이터저널리즘팀은 원가 하락에 따른 기름값 인하 반영 정도가 어떤 요소들과 관계가 큰지를 알아보기 위해 각 시,군,구의 인구와 면적, 도로 총 길이, 자동차등록 대수, 주유소 개수와 종류 등을 구해 분석해 봤습니다.

그 결과 각 시,군,구 지역의 '자동차 등록대수'와 '도로당 주유소 개수'가 기름값 하락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시, 군,구에 등록된 자동차가 많을수록 휘발유와 경유 모두 가격 인하의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찬가지로 '도로 1,000km당 주유소 개수'가 많은, 즉 주유소 밀집도가 큰 시,군, 구일수록 기름값 인하액이 더 큰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통계적 상관계수를 계산해보면 '자동차 등록 대수'와 '기름값 인하액'이 휘발유는 '0.4', 경유는 '0.46'이라는 비교적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또 '도로 1,000km당 주유소 개수'와의 상관계수는 휘발유가 '0.37', 경유는 '0.38'로 나와 관계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알뜰', '셀프' 주유소가 더 많이 내려

한국석유공사 등 공기업이 참여해 공동 구매 등을 통해 유류를 공급하고 있는 알뜰주유소가 다른 주유소들보다 기름값 인하액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사 대상 11,400여 곳 주유소 가운데 알뜰주유소는 약 5백여 곳으로 휘발유의 경우 평균 235원이 인하돼 알뜰주유소가 아닌 주유소들의 평균 인하액 214원보다 리터당 21원 더 내렸습니다. 경유는 알뜰주유소가 한 달 전보다 149원 내렸고 비알뜰주유소는 137원이 하락했습니다.

또 운전자가 직접 주유하는 셀프 주유소의 기름값 인하 폭이 일반주유소보다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셀프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전보다 리터당 228원 떨어져 209원이 내린 일반주유소보다 19원 더 내렸고, 경유는 셀프가 146원, 일반주유소는 이보다 12원이 더 작은 134원의 인하 폭을 보였습니다.

[연관기사] 유류세 인하 한 달② 우리나라 유류세는 비쌀까?

인포그래픽 : 임유나
데이터 분석 : 윤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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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류세 인하 한달① 우리 동네 기름값 얼마나 내렸나?
    • 입력 2018-12-07 14:18:11
    • 수정2018-12-12 11: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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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유류세 인하는 내년 5월 6일까지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유지됩니다. 최근엔 리터당 500원이 넘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마저 크게 내렸습니다. 한 달 전 가격의 80% 수준입니다.


이렇듯 기름값의 원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접하는 기름값도 많이 내려야 정상이겠죠.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유류세 인하 한 달을 맞아 전국 주유소 11,400여 곳의 기름값이 얼마나 내렸는지 분석해봤습니다.

휘발유 가격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경기도 부천시 부광주유소


휘발유의 경우 경기도 부천의 한 주유소가 리터당 482원이 내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 하락했습니다. 이어 충남 아산의 알뜰주유소가 460원으로 2번째로 많이 내렸습니다. 다만 인하율(11/5 판매가 대비 하락폭)을 보면 2위였던 충남 아산의 주유소가 26.2%로 더 커 순위가 바뀝니다.


경유는 대구 국제공항 인근의 한 주유소가 인하액 364원, 인하율 21.9%로 금액이나 비율 모두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내렸습니다.

정부 유류세 인하 절대액보다 적게 내린 주유소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로 부가가치세 인하 효과까지 포함하면 휘발유는 리터당 123원, 경유는 87원이 내린 셈이 됩니다. 한 달 동안 특별한 유가 상승요인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보면 적어도 이 금액만큼은 기름값이 내려야 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부 주유소는 이보다 가격이 적게 내렸습니다. 휘발유의 경우 308곳, 경유는 399곳의 주유소가 이보다 인하액이 작습니다. 각각 전체 조사 대상 주유소의 2.7%, 3.5% 수준입니다. 이 주유소들의 경우 다른 조건의 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정부 유류세 인하 조치에 편승해 이익금을 늘렸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런 주유소는 주로 섬 지역이나 지형이 험한 산간 지역에 많이 나타납니다. 휘발유의 경우 지리산을 끼고 있는 경남 함양군엔 27곳 주유소 가운데 40%가 넘는 11곳에서 123원보다 적게 내렸습니다. 강원도 영월군도 8곳의 주유소가, 섬이 많은 전남 신안군에서도 7곳의 주유소의 휘발유가 인하액이 123원보다 작습니다. 군 전체가 섬인 울릉군의 경우엔 주유소 3곳이 모두 똑같이 휘발유 100원, 경유 80원만을 내렸습니다.

오히려 기름값이 오른 주유소도 있습니다. 휘발유의 경우 주유소 한 곳에서 한 달 전보다 오히려 110원이 올랐고, 경유는 세 곳에서 한 달 전보다 약간 오른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유류세 인하 이전과 가격 변동이 없는 주유소도 전국에서 휘발유 34곳, 경유 38곳이나 됩니다.
대부분 농촌이나 산간 지역에 위치한 주유소들입니다. 기름값을 내리지 않은 주유소 주인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제주도가 기름값 가장 많이 내려


전국 17개 시, 도 가운데 제주도가 휘발유는 평균 248원, 경유는 164원이 내려 휘발유와 경유 모두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내린 광역자치단체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정부종합청사가 밀집한 세종시는 휘발유와 경유 모두 전국에서 가장 적게 내린 곳입니다.


229개 전국 시, 군, 구 중에는 부산시 북구가 휘발유와 경유 모두 가장 많이 내린 곳으로 꼽혔는데, 한 달 전보다 휘발유는 리터당 평균 265원, 경유는 181원이 하락했습니다. 기름값 인하 폭이 적은 지역은 주로 경북과 전남, 강원도 등의 시, 군, 구로 나타났습니다.

다음 주소에 접속하면 각 시,군,구의 주유소들이 한 달 전과 비교해 기름값을 얼마나 내렸는지 인터랙티브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우리 동네 주유소 기름값 얼마나 내렸나?

[우리 동네 기름값 얼마나 내렸나 바로가기] http://dj.kbs.co.kr/resources/2018-12-07/

자동차가 많고 주유소 밀집도가 더 큰 지역일수록 기름값 더 떨어져

KBS데이터저널리즘팀은 원가 하락에 따른 기름값 인하 반영 정도가 어떤 요소들과 관계가 큰지를 알아보기 위해 각 시,군,구의 인구와 면적, 도로 총 길이, 자동차등록 대수, 주유소 개수와 종류 등을 구해 분석해 봤습니다.

그 결과 각 시,군,구 지역의 '자동차 등록대수'와 '도로당 주유소 개수'가 기름값 하락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시, 군,구에 등록된 자동차가 많을수록 휘발유와 경유 모두 가격 인하의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찬가지로 '도로 1,000km당 주유소 개수'가 많은, 즉 주유소 밀집도가 큰 시,군, 구일수록 기름값 인하액이 더 큰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통계적 상관계수를 계산해보면 '자동차 등록 대수'와 '기름값 인하액'이 휘발유는 '0.4', 경유는 '0.46'이라는 비교적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또 '도로 1,000km당 주유소 개수'와의 상관계수는 휘발유가 '0.37', 경유는 '0.38'로 나와 관계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알뜰', '셀프' 주유소가 더 많이 내려

한국석유공사 등 공기업이 참여해 공동 구매 등을 통해 유류를 공급하고 있는 알뜰주유소가 다른 주유소들보다 기름값 인하액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사 대상 11,400여 곳 주유소 가운데 알뜰주유소는 약 5백여 곳으로 휘발유의 경우 평균 235원이 인하돼 알뜰주유소가 아닌 주유소들의 평균 인하액 214원보다 리터당 21원 더 내렸습니다. 경유는 알뜰주유소가 한 달 전보다 149원 내렸고 비알뜰주유소는 137원이 하락했습니다.

또 운전자가 직접 주유하는 셀프 주유소의 기름값 인하 폭이 일반주유소보다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셀프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전보다 리터당 228원 떨어져 209원이 내린 일반주유소보다 19원 더 내렸고, 경유는 셀프가 146원, 일반주유소는 이보다 12원이 더 작은 134원의 인하 폭을 보였습니다.

[연관기사] 유류세 인하 한 달② 우리나라 유류세는 비쌀까?

인포그래픽 : 임유나
데이터 분석 : 윤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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