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한 달② 우리나라 유류세는 비쌀까?

입력 2018.12.12 (11:45) 수정 2018.12.12 (22: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유류세 인상 문제가 도화선이 된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 유류세 인상 방침을 보류했지만 시위대는 이제 마크롱 대통령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프랑스의 기름값은 얼마나 높고 또 그 안에 세금이 얼마나 되길래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요?

지난 12월 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들의 기름값과 기름에 붙는 세금을 조사해 공개했습니다. 이 자료는 지난 2017년 말 기준입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유럽에 위치한 26개 나라의 기름값 가운데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해 봤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경유가 59.3%로 영국 이탈리아 등에 이어 유럽에서 세금 비율이 높은 4번째 나라입니다.


휘발유도 가격의 63.9%가 세금으로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세금 비중이 높은 나라에 속합니다. 다만 세금을 포함한 전체 기름값은 휘발유는 12번째, 경유는 14번째로 높아 유럽 국가들 가운데 중간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프랑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유류세를 휘발유는 5% 가까이, 경유는 10% 이상 올렸습니다.(부가세 20%는 그대로 유지) 게다가 2019년에도 유류세를 더 올릴 방침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혔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일단 내년에 시행키로 한 유류세 인상 방침을 연기한 상탭니다.

소비자들이 주유소에서 소비하는 휘발유나 경유에 붙는 세금은 물품세(간접세)와 부가가치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OECD 유럽 회원국 26개 나라의 경우 기름에 붙는 세금 비율은 휘발유가 평균 60.3%, 경유는 54.4% 수준입니다.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유럽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36개 OECD 회원국 중에서 휘발유는 29번째, 경유는 26번째로 세금 비율이 높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비유럽 국가들만 보면 이스라엘, 터키에 이어 세번째로 세금 비율이 높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호주 등 석유를 생산하는 산유국들이 기름값 가운데 세금 비율이 낮다는 특징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전체 기름값은 어떨까요?


우리나라는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명목 가격으로 볼 때 휘발유는 10번째로 비싼 나라입니다. 하지만 소득(1인당 GDP)을 감안할 경우 14번째로 다소 순위가 떨어집니다. 그래도 유류세 문제로 심각한 시위가 벌어진 프랑스보다는 여전히 비싼 나라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경유의 명목 가격은 26번째로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15번째인 프랑스보다 크게 낮습니다. 그렇지만 소득을 감안해 다시 비교해보면 18번째로 순위가 올라 프랑스보다도 더 높아집니다.
물론 이는 우리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하기 전인 2017년 말 기준입니다.

특이한 것은 세금을 뺀 '세전 가격'만을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는 휘발유 가격(명목)이 리터당 0.79달러로 OECD 국가 중 3번째로 높습니다. 반면 지리적인 여건이 비슷한 이웃 일본은 리터당 0.64달러, 12번째로 우리보다 순위가 많이 낮습니다. 원유 구입가와 운송 비용 등이 비슷하다고 볼 때 휘발유 세전가격이 일본과 차이가 나는 것은 국내 정유사의 생산 효율성이나, 국내 유통 비용, 혹은 정유소와 주유소가 챙기는 이익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올들어 2월부터 국제 원유 가격은 크게 치솟았습니다. 이 때문에 각 나라의 기름값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정부는 유류세를 크게 올렸고, 우리 정부는 11월초 유류세를 크게 내렸습니다.

[연관기사] 유류세 인하 한달① 우리 동네 기름값 얼마나 내렸나?

인포그래픽 : 임유나
데이터 분석 : 윤지희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유류세 인하 한 달② 우리나라 유류세는 비쌀까?
    • 입력 2018-12-12 11:45:03
    • 수정2018-12-12 22:19:55
    데이터룸
유류세 인상 문제가 도화선이 된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 유류세 인상 방침을 보류했지만 시위대는 이제 마크롱 대통령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프랑스의 기름값은 얼마나 높고 또 그 안에 세금이 얼마나 되길래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요?

지난 12월 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들의 기름값과 기름에 붙는 세금을 조사해 공개했습니다. 이 자료는 지난 2017년 말 기준입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유럽에 위치한 26개 나라의 기름값 가운데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해 봤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경유가 59.3%로 영국 이탈리아 등에 이어 유럽에서 세금 비율이 높은 4번째 나라입니다.


휘발유도 가격의 63.9%가 세금으로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세금 비중이 높은 나라에 속합니다. 다만 세금을 포함한 전체 기름값은 휘발유는 12번째, 경유는 14번째로 높아 유럽 국가들 가운데 중간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프랑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유류세를 휘발유는 5% 가까이, 경유는 10% 이상 올렸습니다.(부가세 20%는 그대로 유지) 게다가 2019년에도 유류세를 더 올릴 방침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혔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일단 내년에 시행키로 한 유류세 인상 방침을 연기한 상탭니다.

소비자들이 주유소에서 소비하는 휘발유나 경유에 붙는 세금은 물품세(간접세)와 부가가치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OECD 유럽 회원국 26개 나라의 경우 기름에 붙는 세금 비율은 휘발유가 평균 60.3%, 경유는 54.4% 수준입니다.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유럽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36개 OECD 회원국 중에서 휘발유는 29번째, 경유는 26번째로 세금 비율이 높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비유럽 국가들만 보면 이스라엘, 터키에 이어 세번째로 세금 비율이 높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호주 등 석유를 생산하는 산유국들이 기름값 가운데 세금 비율이 낮다는 특징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전체 기름값은 어떨까요?


우리나라는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명목 가격으로 볼 때 휘발유는 10번째로 비싼 나라입니다. 하지만 소득(1인당 GDP)을 감안할 경우 14번째로 다소 순위가 떨어집니다. 그래도 유류세 문제로 심각한 시위가 벌어진 프랑스보다는 여전히 비싼 나라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경유의 명목 가격은 26번째로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15번째인 프랑스보다 크게 낮습니다. 그렇지만 소득을 감안해 다시 비교해보면 18번째로 순위가 올라 프랑스보다도 더 높아집니다.
물론 이는 우리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하기 전인 2017년 말 기준입니다.

특이한 것은 세금을 뺀 '세전 가격'만을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는 휘발유 가격(명목)이 리터당 0.79달러로 OECD 국가 중 3번째로 높습니다. 반면 지리적인 여건이 비슷한 이웃 일본은 리터당 0.64달러, 12번째로 우리보다 순위가 많이 낮습니다. 원유 구입가와 운송 비용 등이 비슷하다고 볼 때 휘발유 세전가격이 일본과 차이가 나는 것은 국내 정유사의 생산 효율성이나, 국내 유통 비용, 혹은 정유소와 주유소가 챙기는 이익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올들어 2월부터 국제 원유 가격은 크게 치솟았습니다. 이 때문에 각 나라의 기름값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정부는 유류세를 크게 올렸고, 우리 정부는 11월초 유류세를 크게 내렸습니다.

[연관기사] 유류세 인하 한달① 우리 동네 기름값 얼마나 내렸나?

인포그래픽 : 임유나
데이터 분석 : 윤지희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