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CCTV 단속하랬더니…‘꼼수’ 알려 준 행안부

입력 2019.01.07 (21:40) 수정 2019.01.0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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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단속을 피하거나 호객할 목적으로 업소 바깥 도로를 비추는 CCTV를 설치하는 건 엄연한 위법입니다.

단속을 해야하지만, 현장에선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국이 오히려 단속을 피하는 방법을 해당 업소들에 안내했다는데요.

무슨 영문일까요?

홍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CCTV 카메라를 통해 업소 밖 왕복 4차로 건너편까지 훤히 보입니다.

단속반의 움직임도 업소 안에서 또렷이 볼 수 있습니다.

KBS 보도 뒤, 행정안전부는 3차례 현장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가봤습니다.

CCTV 카메라가 그대로입니다.

공공장소인 도로를 비추던 일부 카메라의 각도만 조금 틀었을뿐입니다.

[신신재/성북구청 보건위생과장 : "자기 업소 쪽으로 카메라 모니터를 틀어놓긴 했지만 사실은 그건 하나의 임시방편이고 실질적으로는 이들이 영업을 할 때는 그걸 다시 도로 쪽을 비출지 그거에 대한 건..."]

업소 앞에는 CCTV 설치 목적이 "방범"이라고 적은 안내판이 새로 붙었습니다.

행안부의 위탁을 받은 인터넷진흥원이 나눠준 안내판입니다.

[업소 주인/음성변조 : 이걸(안내판)을 주더라고요. 어떻게 쓰라고 설명, 내용까지 다 그 사람들이 불러 줬어요."]

방범이나 화재 예방 등의 목적일 경우, 공공장소에도 CCTV를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줘 위법을 피하도록 도운 셈입니다

그 뒤 점검은 업주들이 찍어보낸 사진으로 대체했습니다.

행안부는 이제 도로를 비추는 CCTV가 하나도 없다면서도 업주들의 위법 운용 가능성은 인정했습니다.

[행안부 담당자/음성변조 : "각도 같은 측면은 완벽하게 다 시정이 된 상태고요. 추후에 그걸 업주들이 다시 악의를 가지고 원상복구 하거나 하는 것에 대해선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이죠."]

공공장소를 비춰가며 편법 영업을 하는 실태를 알면서도, 정부가 단속을 피할 편법만 알려준 셈입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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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CCTV 단속하랬더니…‘꼼수’ 알려 준 행안부
    • 입력 2019-01-07 21:43:31
    • 수정2019-01-07 21: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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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단속을 피하거나 호객할 목적으로 업소 바깥 도로를 비추는 CCTV를 설치하는 건 엄연한 위법입니다.

단속을 해야하지만, 현장에선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국이 오히려 단속을 피하는 방법을 해당 업소들에 안내했다는데요.

무슨 영문일까요?

홍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CCTV 카메라를 통해 업소 밖 왕복 4차로 건너편까지 훤히 보입니다.

단속반의 움직임도 업소 안에서 또렷이 볼 수 있습니다.

KBS 보도 뒤, 행정안전부는 3차례 현장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가봤습니다.

CCTV 카메라가 그대로입니다.

공공장소인 도로를 비추던 일부 카메라의 각도만 조금 틀었을뿐입니다.

[신신재/성북구청 보건위생과장 : "자기 업소 쪽으로 카메라 모니터를 틀어놓긴 했지만 사실은 그건 하나의 임시방편이고 실질적으로는 이들이 영업을 할 때는 그걸 다시 도로 쪽을 비출지 그거에 대한 건..."]

업소 앞에는 CCTV 설치 목적이 "방범"이라고 적은 안내판이 새로 붙었습니다.

행안부의 위탁을 받은 인터넷진흥원이 나눠준 안내판입니다.

[업소 주인/음성변조 : 이걸(안내판)을 주더라고요. 어떻게 쓰라고 설명, 내용까지 다 그 사람들이 불러 줬어요."]

방범이나 화재 예방 등의 목적일 경우, 공공장소에도 CCTV를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줘 위법을 피하도록 도운 셈입니다

그 뒤 점검은 업주들이 찍어보낸 사진으로 대체했습니다.

행안부는 이제 도로를 비추는 CCTV가 하나도 없다면서도 업주들의 위법 운용 가능성은 인정했습니다.

[행안부 담당자/음성변조 : "각도 같은 측면은 완벽하게 다 시정이 된 상태고요. 추후에 그걸 업주들이 다시 악의를 가지고 원상복구 하거나 하는 것에 대해선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이죠."]

공공장소를 비춰가며 편법 영업을 하는 실태를 알면서도, 정부가 단속을 피할 편법만 알려준 셈입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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