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신생아 RSV 감염…산후조리원에서 무슨 일이?

입력 2019.01.10 (08:32) 수정 2019.01.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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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출산 후에 산후조리원 가는 분들 많으시죠?

육아 부담없이 산후조리에 전념할 수 있어 많은 산모들이 선호하고 있는데요.

최근 대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호흡기 관련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생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20명이 나왔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대구의 한 산후조리원.

면회객이 통제된다는 문구가 보이는데요.

지난 주말부터 폐쇄됐습니다.

'RSV'라고 해서, 급성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확진을 받은 신생아들이 늘어나면서부터입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7일부터는 소독하라고 명령해놨고 하고 나면 최대 잠복기 8일을 생각해서 그 이후는 운영을…."]

지난해 12월 출산한 산모 A 씨.

조리원에서 나온 뒤, 한달도 안된 아기의 기침이 심해 병원을 찾았는데, RSV 감염 확진을 받았습니다.

[RSV 감염 신생아 엄마A/음성변조 : "퇴소한 다음 날부터 기침 감기가 너무 심해서 그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병원에 갔죠."]

비슷한 시기에 같은 조리원에 있었던 B씨의 아이 역시 RSV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RSV 감염 신생아 엄마B/음성변조 : "콧물은 계속 있었고 기침을 조금씩 더 하면서 아기가 가래 기침 소리처럼 (기침을)하더라고요. 지금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데…."]

산후조리를 해야 하는 시기지만 병원에 입원한 아기를 돌보느라 엄두도 못 내는 상황.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입원한 아기가 더 안쓰럽다고 하는데요.

[RSV 감염 신생아 엄마A/음성변조 : "기침을 너무 많이 하고 또 태어난 지 한 달도 안된 신생아가 혈액 주사를 맞고 있으니까 너무 많이 울고 보채고 힘들어하고 있어요. 주사를 꽂고 안돼서 빼서 다시 꽂고 이런 부분이 참 보기가 너무 안쓰럽죠."]

RSV는 기침이나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데, 증상은 이렇습니다.

[김효빈/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6개월 미만 아이들한테 호흡기 감염을 일으켰을 때 좀 더 심한 기침, 열을 많이 나타내고 그 다음에 호흡 곤란으로 호흡 빈도가 많이 높아지거나 숨 쉴 때 특히 좀 더 특징적으로 색색거리는 호흡을 나타내는 바이러스입니다."]

특히, 10월에서 2월까지 주로 나타나는데,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의 경우,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김효빈/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가벼운 감기 증상처럼 보일 수 있는데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2세 미만의 아기들이나 신생아, 미숙아 또는 선천적인 심장이나 폐질환 같은 걸 가지고 있는 면역력이 약한 아기들한테는 더 심각한 병을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까지 이 조리원에 있다가 RSV 감염 확진을 받은 신생아는 2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산후조리원에 있었던 시기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부터 이번달 6일 사이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확진을 받은 아이 엄마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조리원에 있을 때부터 이미 증세가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RSV 감염 신생아 엄마A/음성변조 : "기침을 조금 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안에서 아이가 기침한다고 얘기하니까 "재채기는 할 수 있다. 등 두드려줘라. 수유를 많이 해서 그렇다." 이런 식으로 대응을 했었고…."]

수유를 할 때 신생아들이 동시에 기침을 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조리원 이용 산모/음성변조 : "수유를 하니까 동시다발적으로 아이들이 기침했어요. "우유를 잘못 먹여서 그렇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등을 두드려라."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RSV 감염 신생아 엄마B/음성변조 : ""신생아라서 그럴 수 있다, 밥 먹어서 그렇다. 괜찮다."고 얘기를 하는 것을 듣고 저희도 괜찮은 줄 알고…."]

하지만, 조리원에서 퇴원한 뒤에 증세가 심해지는 신생아에다, 폐렴 진단까지 받은 아기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개별적으로 병원과 조리원 측에 연락을 취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관련 글이 카페 등을 통해 잇따르자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게 산모들의 주장입니다.

[RSV 감염 신생아 엄마A/음성변조 : "카페에서 엄마들의 얘기가 걷잡을 수 없이 생기니까 그제야 자기들이 회의를 해서 인정을 한 거에요. 감염된 사실이 있다고…."]

조리원 측은 지난 5일 감염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퇴실 조치와 자발적 폐쇄를 하는 등 필요한 대처를 했다는 입장인데요.

[산후조리원 관계자/음성변조 : "그날 밤부터 바로 퇴실 조치 다 시켰죠. 그날 토요일 밤에 산모, 계신 분들에게 통지를 하고 자발적으로 다 퇴실(했어요.) 그날 당장 못 가는 분들은 일요일까지 다 나갔죠."]

하지만, 보건소에 처음 신고한 것은 조리원이 아니라 신생아 부모 인데다, 최초 감염자가 이미 12월 26일에 확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대처가 적절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사각지대도 있어 보입니다.

조리원에서 나간 이후 확인된 감염에 대해서는 처벌조항이 없다고 하는데요.

[대구시 관계자/음성변조 : "(조리원에서 바로) 이송된 것 이외의 경로로 감염병이 인지된 사실을 보건소장에게 알리지 않은 이 경우에는 지금 모자보건법상으로 처분을 내릴 수 있는 근거는 없습니다."]

그런데, 산후조리원에서의 집단 감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인천의 산후조리원에서도 RSV 감염자가 11명 나왔고, 지난해 7월 대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효빈/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RSV도 그렇고 로타 바이러스도 그렇고 아이들이 많은 곳에서 아이들에게 흔히 감염을 일으키는 그런 균들은 아이들이 많은 곳에서 전염력이 높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 산후조리원을 찾았다가 아기들에게 고통만 준 것 같아 더욱 더 안타깝다는 산모들.

[RSV 감염 신생아 엄마B/음성변조 : "문의를 해도 다 괜찮다고만 하고 넘겨 버리니까 저희는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검사를 했으면 증상이 지금까지 안와서 입원까지는 안 했겠죠."]

[RSV 감염 신생아 엄마A/음성변조 : "(관련 진료과가) 모든 게 다 있으니까 우리 아이가 아플 때 대응이 잘되지 않겠냐는 믿음이 제일 컸어요. 그런 작은 증상을 발견을 못 했다는 게 너무 실망스러운 부분이죠."]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산모와 신생아, 조리원 관계자 등에 대한 역학조사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4년간 400여 건이 넘은 산후조리원 감염을 막기위한 철저한 관리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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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신생아 RSV 감염…산후조리원에서 무슨 일이?
    • 입력 2019-01-10 08:33:54
    • 수정2019-01-10 0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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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산 후에 산후조리원 가는 분들 많으시죠?

육아 부담없이 산후조리에 전념할 수 있어 많은 산모들이 선호하고 있는데요.

최근 대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호흡기 관련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생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20명이 나왔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대구의 한 산후조리원.

면회객이 통제된다는 문구가 보이는데요.

지난 주말부터 폐쇄됐습니다.

'RSV'라고 해서, 급성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확진을 받은 신생아들이 늘어나면서부터입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7일부터는 소독하라고 명령해놨고 하고 나면 최대 잠복기 8일을 생각해서 그 이후는 운영을…."]

지난해 12월 출산한 산모 A 씨.

조리원에서 나온 뒤, 한달도 안된 아기의 기침이 심해 병원을 찾았는데, RSV 감염 확진을 받았습니다.

[RSV 감염 신생아 엄마A/음성변조 : "퇴소한 다음 날부터 기침 감기가 너무 심해서 그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병원에 갔죠."]

비슷한 시기에 같은 조리원에 있었던 B씨의 아이 역시 RSV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RSV 감염 신생아 엄마B/음성변조 : "콧물은 계속 있었고 기침을 조금씩 더 하면서 아기가 가래 기침 소리처럼 (기침을)하더라고요. 지금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데…."]

산후조리를 해야 하는 시기지만 병원에 입원한 아기를 돌보느라 엄두도 못 내는 상황.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입원한 아기가 더 안쓰럽다고 하는데요.

[RSV 감염 신생아 엄마A/음성변조 : "기침을 너무 많이 하고 또 태어난 지 한 달도 안된 신생아가 혈액 주사를 맞고 있으니까 너무 많이 울고 보채고 힘들어하고 있어요. 주사를 꽂고 안돼서 빼서 다시 꽂고 이런 부분이 참 보기가 너무 안쓰럽죠."]

RSV는 기침이나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데, 증상은 이렇습니다.

[김효빈/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6개월 미만 아이들한테 호흡기 감염을 일으켰을 때 좀 더 심한 기침, 열을 많이 나타내고 그 다음에 호흡 곤란으로 호흡 빈도가 많이 높아지거나 숨 쉴 때 특히 좀 더 특징적으로 색색거리는 호흡을 나타내는 바이러스입니다."]

특히, 10월에서 2월까지 주로 나타나는데,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의 경우,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김효빈/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가벼운 감기 증상처럼 보일 수 있는데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2세 미만의 아기들이나 신생아, 미숙아 또는 선천적인 심장이나 폐질환 같은 걸 가지고 있는 면역력이 약한 아기들한테는 더 심각한 병을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까지 이 조리원에 있다가 RSV 감염 확진을 받은 신생아는 2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산후조리원에 있었던 시기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부터 이번달 6일 사이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확진을 받은 아이 엄마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조리원에 있을 때부터 이미 증세가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RSV 감염 신생아 엄마A/음성변조 : "기침을 조금 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안에서 아이가 기침한다고 얘기하니까 "재채기는 할 수 있다. 등 두드려줘라. 수유를 많이 해서 그렇다." 이런 식으로 대응을 했었고…."]

수유를 할 때 신생아들이 동시에 기침을 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조리원 이용 산모/음성변조 : "수유를 하니까 동시다발적으로 아이들이 기침했어요. "우유를 잘못 먹여서 그렇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등을 두드려라."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RSV 감염 신생아 엄마B/음성변조 : ""신생아라서 그럴 수 있다, 밥 먹어서 그렇다. 괜찮다."고 얘기를 하는 것을 듣고 저희도 괜찮은 줄 알고…."]

하지만, 조리원에서 퇴원한 뒤에 증세가 심해지는 신생아에다, 폐렴 진단까지 받은 아기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개별적으로 병원과 조리원 측에 연락을 취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관련 글이 카페 등을 통해 잇따르자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게 산모들의 주장입니다.

[RSV 감염 신생아 엄마A/음성변조 : "카페에서 엄마들의 얘기가 걷잡을 수 없이 생기니까 그제야 자기들이 회의를 해서 인정을 한 거에요. 감염된 사실이 있다고…."]

조리원 측은 지난 5일 감염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퇴실 조치와 자발적 폐쇄를 하는 등 필요한 대처를 했다는 입장인데요.

[산후조리원 관계자/음성변조 : "그날 밤부터 바로 퇴실 조치 다 시켰죠. 그날 토요일 밤에 산모, 계신 분들에게 통지를 하고 자발적으로 다 퇴실(했어요.) 그날 당장 못 가는 분들은 일요일까지 다 나갔죠."]

하지만, 보건소에 처음 신고한 것은 조리원이 아니라 신생아 부모 인데다, 최초 감염자가 이미 12월 26일에 확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대처가 적절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사각지대도 있어 보입니다.

조리원에서 나간 이후 확인된 감염에 대해서는 처벌조항이 없다고 하는데요.

[대구시 관계자/음성변조 : "(조리원에서 바로) 이송된 것 이외의 경로로 감염병이 인지된 사실을 보건소장에게 알리지 않은 이 경우에는 지금 모자보건법상으로 처분을 내릴 수 있는 근거는 없습니다."]

그런데, 산후조리원에서의 집단 감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인천의 산후조리원에서도 RSV 감염자가 11명 나왔고, 지난해 7월 대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효빈/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RSV도 그렇고 로타 바이러스도 그렇고 아이들이 많은 곳에서 아이들에게 흔히 감염을 일으키는 그런 균들은 아이들이 많은 곳에서 전염력이 높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 산후조리원을 찾았다가 아기들에게 고통만 준 것 같아 더욱 더 안타깝다는 산모들.

[RSV 감염 신생아 엄마B/음성변조 : "문의를 해도 다 괜찮다고만 하고 넘겨 버리니까 저희는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검사를 했으면 증상이 지금까지 안와서 입원까지는 안 했겠죠."]

[RSV 감염 신생아 엄마A/음성변조 : "(관련 진료과가) 모든 게 다 있으니까 우리 아이가 아플 때 대응이 잘되지 않겠냐는 믿음이 제일 컸어요. 그런 작은 증상을 발견을 못 했다는 게 너무 실망스러운 부분이죠."]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산모와 신생아, 조리원 관계자 등에 대한 역학조사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4년간 400여 건이 넘은 산후조리원 감염을 막기위한 철저한 관리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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