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도 속았다” 전국 정유공장에 엉터리 소화장비

입력 2019.02.08 (19:16) 수정 2019.02.0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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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유공장이나 저유소에 불이 날 경우, 물로 끄기 힘들기 때문에 화학약제를 섞어 만든 거품을 이용해 진압합니다.

대형 화재 위험이 있는 곳에는 이런 거품을 만들기 위한 장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요,

때문에 엄격한 정부 시험을 통과한 제품만 팔 수 있는데, 시험 결과를 조작해 장비를 판매한 업체 대표가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강병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7년 여수산업단지 화재, 정유공장 밀집 지역이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곳의 대형화재는 거품으로 공기를 차단해 끄는데 포 소화약제란 특수 약품을 씁니다.

물과 거품약제를 섞어 만드는데, 일정 비율이 유지되지 않으면 사실상 무용지물이어서 반드시 정부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포 소화약제를 만드는 혼합장비 업체 시험장, 국내 매출 1위 업체입니다.

포 소화약제에서 거품약제 비율이 3 ~ 3.9%로 유지돼야 합니다.

2층 은밀한 곳에 설치된 비밀 조작 스위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1번을 올리면 3~3.1%, 두번째 것을 올리면 3.2~3.5%, 세팅이 되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1층 실제 시험장 모니터에 3% 대의 조작된 합격 수치가 뜹니다.

조작을 멈췄더니 혼합비율이 0.15%로 떨어집니다.

소방산업기술원이 업체 시험장에 나가 인증시험을 하는데 이런 조작으로 통과했습니다.

[소방산업기술원 관계자/음성변조 : "1층에서 저희 직원이 시험을 하잖아요. 시험을 하는데 조작실은 그때 당시 2층에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업체 직원들은 위험하다며 대표를 만류했지만 묵살당했다고 말합니다.

[업체 전 관계자/음성변조 : "내부적으로 '이제 개선하자, 그 개선하는 기간 동안 판매를 중지하고 개선하고 판매를 하자' 라는 의견들도 꽤 많았는데 이게 묵살이 되고..."]

이 업체가 조작된 시험결과로 판매한 장비는 모두 60대, 33억 원 어치, 전국의 석유화학공장과 화력발전소 80여 곳에 판매됐습니다.

[정유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불량이 있었다든지 이런 부분은 연락을 받은 사항은 아직까진 없는 거 같거든요. 내부적으로 좀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검찰은 이 업체 대표 박 모 씨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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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정부도 속았다” 전국 정유공장에 엉터리 소화장비
    • 입력 2019-02-08 19:21:29
    • 수정2019-02-08 19: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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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유공장이나 저유소에 불이 날 경우, 물로 끄기 힘들기 때문에 화학약제를 섞어 만든 거품을 이용해 진압합니다.

대형 화재 위험이 있는 곳에는 이런 거품을 만들기 위한 장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요,

때문에 엄격한 정부 시험을 통과한 제품만 팔 수 있는데, 시험 결과를 조작해 장비를 판매한 업체 대표가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강병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7년 여수산업단지 화재, 정유공장 밀집 지역이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곳의 대형화재는 거품으로 공기를 차단해 끄는데 포 소화약제란 특수 약품을 씁니다.

물과 거품약제를 섞어 만드는데, 일정 비율이 유지되지 않으면 사실상 무용지물이어서 반드시 정부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포 소화약제를 만드는 혼합장비 업체 시험장, 국내 매출 1위 업체입니다.

포 소화약제에서 거품약제 비율이 3 ~ 3.9%로 유지돼야 합니다.

2층 은밀한 곳에 설치된 비밀 조작 스위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1번을 올리면 3~3.1%, 두번째 것을 올리면 3.2~3.5%, 세팅이 되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1층 실제 시험장 모니터에 3% 대의 조작된 합격 수치가 뜹니다.

조작을 멈췄더니 혼합비율이 0.15%로 떨어집니다.

소방산업기술원이 업체 시험장에 나가 인증시험을 하는데 이런 조작으로 통과했습니다.

[소방산업기술원 관계자/음성변조 : "1층에서 저희 직원이 시험을 하잖아요. 시험을 하는데 조작실은 그때 당시 2층에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업체 직원들은 위험하다며 대표를 만류했지만 묵살당했다고 말합니다.

[업체 전 관계자/음성변조 : "내부적으로 '이제 개선하자, 그 개선하는 기간 동안 판매를 중지하고 개선하고 판매를 하자' 라는 의견들도 꽤 많았는데 이게 묵살이 되고..."]

이 업체가 조작된 시험결과로 판매한 장비는 모두 60대, 33억 원 어치, 전국의 석유화학공장과 화력발전소 80여 곳에 판매됐습니다.

[정유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불량이 있었다든지 이런 부분은 연락을 받은 사항은 아직까진 없는 거 같거든요. 내부적으로 좀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검찰은 이 업체 대표 박 모 씨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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