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꽃부터 자동차까지…구독경제가 뜬다

입력 2019.02.12 (18:06) 수정 2019.02.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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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는 집이나 자동차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공유하고 대가를 받는 공유경제,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낯선 얘기가 아니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최근에는 이른바 '구독경제'가 새로운 소비문화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부 황정호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구독경제란 말이 생소한 분들 많을 텐데요.

개념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신문이나 잡지 같은 정기 간행물을 받아보는걸 구독이라고 하잖아요.

이 구독이라는 개념이 신문이나 우유 배달에서 다른 제품으로도 확장된 거라 보면 됩니다.

일정금액을 먼저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건데요.

2010년대 초반 미국 쪽에서 관련 스타트업들이 창업하기 시작해서 이용할 수 있는 제품군이 늘어나다 보니 아예,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구독경제에 대해 물건을 소비하는 방식을 소유에서 가입으로 바꾸고 있다,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걸 받아볼 수 있나요?

[기자]

네, 우리 일상에 이미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크게 세 가지 형태입니다.

전자책 월정액제나 넷플릭스나 멜론 같은 동영상이나 음원 스트리밍 업체가 제공하는 무제한 정액 서비스가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이런 디지털 기반의 제품, 서비스가 일반 공산품에도 도입되면서 정수기처럼 일정 기간 임대하는 대여서비스 그리고 달마다 받아보는 정기 배송 형태의 구독경제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미국의 사례를 보면요.

월정액을 받고 매달 면도날 4~5개를 배송하는 회사는 창업 5년 만에 회원 320만여 명을 확보했습니다.

술을 구독하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한 스타트업이 선보인 서비스는 달마다 10달러 정도 내면 뉴욕 맨해튼의 수백 개 술집에서 칵테일 한 잔씩을 마실 수 있는 겁니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술을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다 보니 서비스 지역이 다른 나라로도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 서비스로 2017년 2백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017년 기준 구독 서비스 이용자가 천백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세계 구독경제 시장을 봐도 해마다 100% 이상 무서운 고속 성장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미국 쪽에서 시작되다 보니까 국내에서는 구독경제가 초기 단계일 거 같은데요.

[기자]

네, 국내에서도 술이나 전자책 정액 등 구독 형식의 사업에 생겨나고 있는데요.

구독경제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스타트업은 3백여 곳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에 대기업들도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직접 취재를 해보니 꽃배달부터 자동차까지 생각보다 종류도 다양하고, 구독서비스를 받는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았는데, 한번 보시죠.

새벽에 갓 들여온 싱싱한 제철 꽃들이 각양각색의 꽃다발로 만들어집니다.

이 업체는 고객들에게 한 달에 두 번씩 매번 다른 꽃다발을 배달합니다.

이른바 꽃을 '구독'하는 겁니다.

'나를 위한 작은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고객 수도 4만 명을 넘었습니다.

[김인혜/꽃다발 구독자 : "꽃을 사러 가면 이렇게 한 다발을 사야 되잖아요. 조그만 꽃을 다양하게 섞어서 주시니까 더 예쁘고 편하고..."]

잘 다려진 셔츠 5벌이 매주 집으로 배송됩니다.

신체 사이즈에 맞게 맞춤 주문도 가능해 굳이 사서 입지 않아도 됩니다.

[신효길/셔츠 구독자 : "다림질을 맡기는 것도 세탁소에 이제 그거를 매일 하다 보면 가격이 만만치가 않거든요. 그런데 제가 세탁해야 하는 비용도 필요 없고요. 시간도 필요 없고...."]

셔츠 개수와 종류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2년 만에 구독자 3천 명을 모았습니다.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이렇게 목돈이 들어가는 자동차와 같은 고가품을 당장 사기보다는 다양한 종류를 먼저 경험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도 세단과 SUV 등 최대 4종류의 차를 바꿔 탈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이상희/자동차 구독자 : "배달을 해주니까 그런 부분이 굉장히 좋은 것 같고. 모든 것을 이제 앱으로 이제 해결을 할 수가 있으니까 그런 부분도 이제 좋은 것 같습니다."]

소비자는 이런 구독 서비스를 통해 사지 않고도 취향에 따라 제품을 이용해볼 수 있고, 업체는 제품에 대한 반응을 신속하게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엔 이제 도입 단계지만 내년엔 세계적으로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600조 원에 육박할 거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다, 이게 구독경제가 인기를 끄는 이유 같은데요.

그밖에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편리하다는 겁니다.

구독만 해놓으면 알아서 상품이 오는 거니까요.

소비자가 매번 무엇을 살까 고민해야 하는 번거로운 구매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막상 사봤더니 별로다 싶고, 필요없는 물건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고요.

기업 입장에서는 4차산업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시장을 여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구독경제 형식으로 제공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고객의 취향이나 선호도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로 정보를 수집해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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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인트 경제] 꽃부터 자동차까지…구독경제가 뜬다
    • 입력 2019-02-12 18:14:22
    • 수정2019-02-12 18: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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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는 집이나 자동차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공유하고 대가를 받는 공유경제,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낯선 얘기가 아니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최근에는 이른바 '구독경제'가 새로운 소비문화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부 황정호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구독경제란 말이 생소한 분들 많을 텐데요.

개념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신문이나 잡지 같은 정기 간행물을 받아보는걸 구독이라고 하잖아요.

이 구독이라는 개념이 신문이나 우유 배달에서 다른 제품으로도 확장된 거라 보면 됩니다.

일정금액을 먼저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건데요.

2010년대 초반 미국 쪽에서 관련 스타트업들이 창업하기 시작해서 이용할 수 있는 제품군이 늘어나다 보니 아예,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구독경제에 대해 물건을 소비하는 방식을 소유에서 가입으로 바꾸고 있다,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걸 받아볼 수 있나요?

[기자]

네, 우리 일상에 이미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크게 세 가지 형태입니다.

전자책 월정액제나 넷플릭스나 멜론 같은 동영상이나 음원 스트리밍 업체가 제공하는 무제한 정액 서비스가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이런 디지털 기반의 제품, 서비스가 일반 공산품에도 도입되면서 정수기처럼 일정 기간 임대하는 대여서비스 그리고 달마다 받아보는 정기 배송 형태의 구독경제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미국의 사례를 보면요.

월정액을 받고 매달 면도날 4~5개를 배송하는 회사는 창업 5년 만에 회원 320만여 명을 확보했습니다.

술을 구독하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한 스타트업이 선보인 서비스는 달마다 10달러 정도 내면 뉴욕 맨해튼의 수백 개 술집에서 칵테일 한 잔씩을 마실 수 있는 겁니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술을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다 보니 서비스 지역이 다른 나라로도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 서비스로 2017년 2백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017년 기준 구독 서비스 이용자가 천백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세계 구독경제 시장을 봐도 해마다 100% 이상 무서운 고속 성장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미국 쪽에서 시작되다 보니까 국내에서는 구독경제가 초기 단계일 거 같은데요.

[기자]

네, 국내에서도 술이나 전자책 정액 등 구독 형식의 사업에 생겨나고 있는데요.

구독경제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스타트업은 3백여 곳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에 대기업들도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직접 취재를 해보니 꽃배달부터 자동차까지 생각보다 종류도 다양하고, 구독서비스를 받는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았는데, 한번 보시죠.

새벽에 갓 들여온 싱싱한 제철 꽃들이 각양각색의 꽃다발로 만들어집니다.

이 업체는 고객들에게 한 달에 두 번씩 매번 다른 꽃다발을 배달합니다.

이른바 꽃을 '구독'하는 겁니다.

'나를 위한 작은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고객 수도 4만 명을 넘었습니다.

[김인혜/꽃다발 구독자 : "꽃을 사러 가면 이렇게 한 다발을 사야 되잖아요. 조그만 꽃을 다양하게 섞어서 주시니까 더 예쁘고 편하고..."]

잘 다려진 셔츠 5벌이 매주 집으로 배송됩니다.

신체 사이즈에 맞게 맞춤 주문도 가능해 굳이 사서 입지 않아도 됩니다.

[신효길/셔츠 구독자 : "다림질을 맡기는 것도 세탁소에 이제 그거를 매일 하다 보면 가격이 만만치가 않거든요. 그런데 제가 세탁해야 하는 비용도 필요 없고요. 시간도 필요 없고...."]

셔츠 개수와 종류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2년 만에 구독자 3천 명을 모았습니다.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이렇게 목돈이 들어가는 자동차와 같은 고가품을 당장 사기보다는 다양한 종류를 먼저 경험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도 세단과 SUV 등 최대 4종류의 차를 바꿔 탈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이상희/자동차 구독자 : "배달을 해주니까 그런 부분이 굉장히 좋은 것 같고. 모든 것을 이제 앱으로 이제 해결을 할 수가 있으니까 그런 부분도 이제 좋은 것 같습니다."]

소비자는 이런 구독 서비스를 통해 사지 않고도 취향에 따라 제품을 이용해볼 수 있고, 업체는 제품에 대한 반응을 신속하게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엔 이제 도입 단계지만 내년엔 세계적으로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600조 원에 육박할 거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다, 이게 구독경제가 인기를 끄는 이유 같은데요.

그밖에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편리하다는 겁니다.

구독만 해놓으면 알아서 상품이 오는 거니까요.

소비자가 매번 무엇을 살까 고민해야 하는 번거로운 구매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막상 사봤더니 별로다 싶고, 필요없는 물건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고요.

기업 입장에서는 4차산업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시장을 여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구독경제 형식으로 제공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고객의 취향이나 선호도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로 정보를 수집해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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