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10대들의 무서운 ‘무법 질주’…렌트에 공유까지?

입력 2019.03.12 (08:32) 수정 2019.03.1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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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근에 고령 어르신들의 운전사고 소식 많이 전해 드렸는데요.

교통사고 현장입니다.

모두 무면허 운전 사고였는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운전자가 모두 10대 청소년이었습니다.

오토바이에서 자동차로, 부모님 차를 몰래 타기도 하고, 요즘은 스마트폰 어플로 쉽게 빌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한 번 눈여겨 보시죠.

[리포트]

도로를 달리던 차량 한 대.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그대로 인도를 향해 돌진합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순식간이었어요. 차가 “우왕”하고 밟는데 어떻게 해요. 진짜 레이싱하는 소리가 나면서 이렇게 확 저리 가더라고요."]

차량은 길을 가던 행인들을 덮쳤습니다.

순간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말았는데요.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가서 보니까 다 누워 있는 거예요. 다 죽은 줄 알았어요, 진짜로. 그렇게 세게 부딪혔는데 어떻게 살아요."]

1명이 숨지고, 1명은 크게 다친 이 사고, 운전자는 17살 전 모 군.

친구와 함께 타고 있었고, 둘 다 무면허였습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어리더라고. 애들같이 보여. 운전대에 있던 회색 운동복 입은 사람은 확실히 남자인 거 봤고, 옆에 있는 사람은 검은 옷을 입었어요."]

수사 결과 전 군 일행이 타고 다닌 차량은, 이미 여러 사람을 거쳐 불법으로 재대여된 차량이었습니다.

[조태형/대전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처음에 차를 빌린 사람하고 또 대여를 해 준 사람은 사촌지간인데, 이 사람들은 다 성인이고요, 대전에 있는 사람(나모씨)도 돈을 주고 빌려 와서 웃돈을 얹어서 (전 군 일행) 10대들에게 또 빌려준 거예요."]

전 군은 SNS에서 알게 된 나모씨에게 한 주에 90만 원을 주고 차량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사고 불과 엿새 전, 전 군은 무면허 운전을 하다 경찰에 단속됐습니다.

[조태형/대전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당시) 단속한 경위를 보면 운전자가 외제 차로 난폭 운전을 한다는 112신고가 접수돼서, (잡고 보니) 무면허니까 (차량을) 압수를 해서…."]

경찰에 압수됐다는 차량은 어떻게 전 군에게 다시 돌아왔을까요?

[조태형/대전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장 : "(차를 빌려준) 나 씨가 와서 신분증 제시하고, 차량 등록증 제시하고, 차량 인수증 써서 (가져갔는데), 며칠 후에 나 씨가 또 돈을 벌 욕심으로 무면허인 걸 알면서도 전 군 일행에게 또 돈 받고 (차량을) 대여해 줘서 이런 사고가 발생을 한 겁니다."]

지난해 6월 안성에서는 10대의 무면허 운전으로 함께 타고 있던 중고생 4명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당시 이들은 주운 운전면허증으로 렌터카를 빌렸던 것으로 알려져, 신원 확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10대 무면허 운전 사고가 날 때마다, 무면허 운전, 또 차량 렌트 과정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최근 4년 동안 10대 무면허 운전자 적발 건수는 해마다 7천 건이 넘지만, 무면허로 단속에 걸려도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처벌 대신 '보호처분'에 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10대 무면허 운전, 과연 어느 정도인지 거리로 나가 그 실태를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오토바이부터 자동차까지 무면허 운전 경험이 있는 10대 청소년들을 만나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오토바이 타다가 오토바이 재미가 없으니까 자동차로 갈아탔어요. 자동차는 노래도 틀 수 있고, 소음도 적으니까 차를 많이 타죠. (렌터카) 휴대폰 앱 통해서 부모님 그 면허증을 사진 찍어서 등록하면 차를 빌릴 수 있거든요."]

[고등학생/음성변조 : "요즘 차 많이 운전해요. 사람들 면허증 빌려 가지고요. (운전 어렵지 않나요?) 안 어렵죠. 오토바이보다 쉬워요. 그냥 타면서 연습하는 거죠."]

부모님 면허증 등을 이용해 차를 빌린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면허증이 없어도 된다고 합니다.

바로 SNS를 통해 차량을 빌릴 수가 있다는데요, 불법입니다.

계속 들어 보시죠.

[고등학생/음성변조 : "(SNS)에 렌터카 빌리라고 올리는 거 있거든요. 무면허도 해 줘요. 돈만 있으면 해 줘요."]

[고등학생/음성변조 : "(대여비는 얼마씩 해요?) 한 8~15만 원. 국산 차는 10만 원 이내로 빌리고, 외제 차는 15만 원까지 하면 하루 정도 빌릴 수 있어요. (차 빌려서) 그냥 나 차 뺐는데 너 어디냐고, (친구한테) 데리러 간다고 이렇게 얘기하죠."]

최근에는 또 다른 방법이 나왔습니다.

늘고 있는 공유 차량을 이용하는 10대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용 방법을 줄줄 꿰고 있습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신용카드랑 면허증이랑 등록해서 하면 돼요. 여기 차 옆에 O카, OO카 쓰여 있으면 다 그걸로 한 거예요. (면허증은 누구 면허증으로 빌려요?) 아빠 거 사진 찍어서 그 (공유 차량) 앱이 있는데 거기다가 등록하기만 하면 돼요."}

남의 눈을 피해, 새벽 시간에 주로 운전을 한다는 10대들.

[고등학생/음성변조 : "(공유 차량 몇 시간쯤 타요?) 새벽에 밖에 못 타니까 많이 안 빌려요."]

[고등학생/음성변조 : "새벽에는 차가 없잖아요. 막 달리는 거죠. 중앙선 왔다, 갔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나 SNS를 통해 '공유 차량' 아이디를 '돈'을 받고 빌려주기도 합니다.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취재진이 여러 명의 '공유 차량' 판매자와 접촉해 봤는데요.

아이디 대여비로 사용 시간에 따라 1, 2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까지 거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신분을 감추고 공유 차량 아이디를 사서 차량을 빌릴 수 있는 겁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차 구하기는 쉽죠. 렌터카는 그거 면허증 있어야 하는데 공유 차량 같은 것은 절차가 별로 안 복잡하다고 하더라고요."]

때문에 철저한 이용자 확인 문제도 꾸준히 지적돼 왔죠.

지금은 어떨까요?

면허가 없는 취재진이 다른 사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공유 차량 서비스를 신청해 봤습니다.

운전을 전혀 해 본 적 없는 취재진이 운전석에 앉을 때까지, 별도로 본인 확인을 하거나 음주 여부 등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는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편리함, 경제성에 안전은 뒷전으로, 도로는 점점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그 최전선에 음주운전 만큼이나 위험한 무면허 운전, 또 10대들의 위험한 운전대 잡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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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10대들의 무서운 ‘무법 질주’…렌트에 공유까지?
    • 입력 2019-03-12 08:38:01
    • 수정2019-03-12 11: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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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근에 고령 어르신들의 운전사고 소식 많이 전해 드렸는데요.

교통사고 현장입니다.

모두 무면허 운전 사고였는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운전자가 모두 10대 청소년이었습니다.

오토바이에서 자동차로, 부모님 차를 몰래 타기도 하고, 요즘은 스마트폰 어플로 쉽게 빌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한 번 눈여겨 보시죠.

[리포트]

도로를 달리던 차량 한 대.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그대로 인도를 향해 돌진합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순식간이었어요. 차가 “우왕”하고 밟는데 어떻게 해요. 진짜 레이싱하는 소리가 나면서 이렇게 확 저리 가더라고요."]

차량은 길을 가던 행인들을 덮쳤습니다.

순간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말았는데요.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가서 보니까 다 누워 있는 거예요. 다 죽은 줄 알았어요, 진짜로. 그렇게 세게 부딪혔는데 어떻게 살아요."]

1명이 숨지고, 1명은 크게 다친 이 사고, 운전자는 17살 전 모 군.

친구와 함께 타고 있었고, 둘 다 무면허였습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어리더라고. 애들같이 보여. 운전대에 있던 회색 운동복 입은 사람은 확실히 남자인 거 봤고, 옆에 있는 사람은 검은 옷을 입었어요."]

수사 결과 전 군 일행이 타고 다닌 차량은, 이미 여러 사람을 거쳐 불법으로 재대여된 차량이었습니다.

[조태형/대전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처음에 차를 빌린 사람하고 또 대여를 해 준 사람은 사촌지간인데, 이 사람들은 다 성인이고요, 대전에 있는 사람(나모씨)도 돈을 주고 빌려 와서 웃돈을 얹어서 (전 군 일행) 10대들에게 또 빌려준 거예요."]

전 군은 SNS에서 알게 된 나모씨에게 한 주에 90만 원을 주고 차량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사고 불과 엿새 전, 전 군은 무면허 운전을 하다 경찰에 단속됐습니다.

[조태형/대전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 "(당시) 단속한 경위를 보면 운전자가 외제 차로 난폭 운전을 한다는 112신고가 접수돼서, (잡고 보니) 무면허니까 (차량을) 압수를 해서…."]

경찰에 압수됐다는 차량은 어떻게 전 군에게 다시 돌아왔을까요?

[조태형/대전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장 : "(차를 빌려준) 나 씨가 와서 신분증 제시하고, 차량 등록증 제시하고, 차량 인수증 써서 (가져갔는데), 며칠 후에 나 씨가 또 돈을 벌 욕심으로 무면허인 걸 알면서도 전 군 일행에게 또 돈 받고 (차량을) 대여해 줘서 이런 사고가 발생을 한 겁니다."]

지난해 6월 안성에서는 10대의 무면허 운전으로 함께 타고 있던 중고생 4명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당시 이들은 주운 운전면허증으로 렌터카를 빌렸던 것으로 알려져, 신원 확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10대 무면허 운전 사고가 날 때마다, 무면허 운전, 또 차량 렌트 과정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최근 4년 동안 10대 무면허 운전자 적발 건수는 해마다 7천 건이 넘지만, 무면허로 단속에 걸려도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처벌 대신 '보호처분'에 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10대 무면허 운전, 과연 어느 정도인지 거리로 나가 그 실태를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오토바이부터 자동차까지 무면허 운전 경험이 있는 10대 청소년들을 만나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오토바이 타다가 오토바이 재미가 없으니까 자동차로 갈아탔어요. 자동차는 노래도 틀 수 있고, 소음도 적으니까 차를 많이 타죠. (렌터카) 휴대폰 앱 통해서 부모님 그 면허증을 사진 찍어서 등록하면 차를 빌릴 수 있거든요."]

[고등학생/음성변조 : "요즘 차 많이 운전해요. 사람들 면허증 빌려 가지고요. (운전 어렵지 않나요?) 안 어렵죠. 오토바이보다 쉬워요. 그냥 타면서 연습하는 거죠."]

부모님 면허증 등을 이용해 차를 빌린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면허증이 없어도 된다고 합니다.

바로 SNS를 통해 차량을 빌릴 수가 있다는데요, 불법입니다.

계속 들어 보시죠.

[고등학생/음성변조 : "(SNS)에 렌터카 빌리라고 올리는 거 있거든요. 무면허도 해 줘요. 돈만 있으면 해 줘요."]

[고등학생/음성변조 : "(대여비는 얼마씩 해요?) 한 8~15만 원. 국산 차는 10만 원 이내로 빌리고, 외제 차는 15만 원까지 하면 하루 정도 빌릴 수 있어요. (차 빌려서) 그냥 나 차 뺐는데 너 어디냐고, (친구한테) 데리러 간다고 이렇게 얘기하죠."]

최근에는 또 다른 방법이 나왔습니다.

늘고 있는 공유 차량을 이용하는 10대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용 방법을 줄줄 꿰고 있습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신용카드랑 면허증이랑 등록해서 하면 돼요. 여기 차 옆에 O카, OO카 쓰여 있으면 다 그걸로 한 거예요. (면허증은 누구 면허증으로 빌려요?) 아빠 거 사진 찍어서 그 (공유 차량) 앱이 있는데 거기다가 등록하기만 하면 돼요."}

남의 눈을 피해, 새벽 시간에 주로 운전을 한다는 10대들.

[고등학생/음성변조 : "(공유 차량 몇 시간쯤 타요?) 새벽에 밖에 못 타니까 많이 안 빌려요."]

[고등학생/음성변조 : "새벽에는 차가 없잖아요. 막 달리는 거죠. 중앙선 왔다, 갔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나 SNS를 통해 '공유 차량' 아이디를 '돈'을 받고 빌려주기도 합니다.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취재진이 여러 명의 '공유 차량' 판매자와 접촉해 봤는데요.

아이디 대여비로 사용 시간에 따라 1, 2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까지 거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신분을 감추고 공유 차량 아이디를 사서 차량을 빌릴 수 있는 겁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차 구하기는 쉽죠. 렌터카는 그거 면허증 있어야 하는데 공유 차량 같은 것은 절차가 별로 안 복잡하다고 하더라고요."]

때문에 철저한 이용자 확인 문제도 꾸준히 지적돼 왔죠.

지금은 어떨까요?

면허가 없는 취재진이 다른 사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공유 차량 서비스를 신청해 봤습니다.

운전을 전혀 해 본 적 없는 취재진이 운전석에 앉을 때까지, 별도로 본인 확인을 하거나 음주 여부 등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는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편리함, 경제성에 안전은 뒷전으로, 도로는 점점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그 최전선에 음주운전 만큼이나 위험한 무면허 운전, 또 10대들의 위험한 운전대 잡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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