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자리 따져봤더니…꼼수로도 못 채운 ‘단기 일자리’

입력 2019.03.14 (12:25) 수정 2019.03.1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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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용 훈풍 불었다고 하지만, 정부가 만든 일자리 영향이 컸습니다.

그럼 이런 일자리들,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지난해 정부가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을 동원해 4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는데요.

그 실적을 KBS가 입수해 따져봤더니 허술한 점이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김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중앙정부와 산하 기관 등 68개 기관을 동원해 만든 맞춤형 일자리.

4만 3천여 개의 실적을 입수해 모두 분석해봤습니다.

달성률은 1월 말 기준 95%로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5%의 사업을 보면 실적 발표에 급급해 아예 채용 준비가 안 됐거나, 실정에 맞지 않다 보니 지원자가 적었습니다.

원래 있던 일자리를 마치 새로운 것처럼 내놓거나, 새로 늘어난 일자리가 없다는 기관의 일자리까지 발표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B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새로 들어온 건 아니고요. 사실 자료가 잘못 나갔었거든요. 기존에 계획돼 있었던 거죠."]

일부 기관은 한 달짜리 일자리로 공고를 하고서 실제로는 2주나 이틀씩 채용해 채용 인원수를 늘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단기 실적에 급급한 채용이다 보니 대부분 단기 일자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2달 이하 일자리가 가장 많았고, 6달 이상 채용한 곳은 5개 기관에 불과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한 곳은 단 한 곳, 기간제 계약직으로 채용한 곳도 한 곳뿐이었습니다.

[추경호/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 "결국 그러한 일자리들은 국민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허접한 단기성 일자리에 그쳤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그동안 단기 일자리가 아니라고 해명해왔지만, 일자리 대부분이 이달 말 종료되는 만큼 이 땜질식 효과마저 곧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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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일자리 따져봤더니…꼼수로도 못 채운 ‘단기 일자리’
    • 입력 2019-03-14 12:27:53
    • 수정2019-03-14 13:01:45
    뉴스 12
[앵커]

고용 훈풍 불었다고 하지만, 정부가 만든 일자리 영향이 컸습니다.

그럼 이런 일자리들,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지난해 정부가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을 동원해 4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는데요.

그 실적을 KBS가 입수해 따져봤더니 허술한 점이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김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중앙정부와 산하 기관 등 68개 기관을 동원해 만든 맞춤형 일자리.

4만 3천여 개의 실적을 입수해 모두 분석해봤습니다.

달성률은 1월 말 기준 95%로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5%의 사업을 보면 실적 발표에 급급해 아예 채용 준비가 안 됐거나, 실정에 맞지 않다 보니 지원자가 적었습니다.

원래 있던 일자리를 마치 새로운 것처럼 내놓거나, 새로 늘어난 일자리가 없다는 기관의 일자리까지 발표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B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새로 들어온 건 아니고요. 사실 자료가 잘못 나갔었거든요. 기존에 계획돼 있었던 거죠."]

일부 기관은 한 달짜리 일자리로 공고를 하고서 실제로는 2주나 이틀씩 채용해 채용 인원수를 늘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단기 실적에 급급한 채용이다 보니 대부분 단기 일자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2달 이하 일자리가 가장 많았고, 6달 이상 채용한 곳은 5개 기관에 불과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한 곳은 단 한 곳, 기간제 계약직으로 채용한 곳도 한 곳뿐이었습니다.

[추경호/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 "결국 그러한 일자리들은 국민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허접한 단기성 일자리에 그쳤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그동안 단기 일자리가 아니라고 해명해왔지만, 일자리 대부분이 이달 말 종료되는 만큼 이 땜질식 효과마저 곧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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