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유전자 조작 식품, 믿고 먹어도 될까?

입력 2019.03.20 (18:06) 수정 2019.03.2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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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답변]

오늘은 달콤하면서도 포만감을 줘 다이어트 과일로도 사랑받는 바나나 얘기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사실 바나나는 1980년대만 해도 귀한 대접을 받던 과일이었습니다.

당시 바나나 한 개 값이면 짜장면 두 그릇을 먹을 수 있었다고 하죠.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과일 중 하나가 됐는데, 이 바나나를 앞으로 더는 먹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바나나 품종은 캐번디십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바나나가 바로 이 품종인데요.

몇 년 전부터 변종 파나마병이 돌면서 바나나 수확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곰팡이가 바나나를 공격해 말라 죽게 하는 겁니다.

[바나나 재배 농민 : "한 번 땅속에 곰팡이가 생기면 제거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질병에 관련한 어떤 살균제나 화학적 방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앵커]

그럼 현재로써는 전염병을 막을 해결책이 전혀 없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 바로 유전자 편집입니다.

유전자 변형 식품, GMO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변종 파나마병에 내성을 갖춘 캐번디시 품종 개발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유전자 변형 식품은 이미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습니다.

옥수수와 대두가 가장 대표적이죠.

최근 미국의 한 기업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콩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는데, 이 콩으로 만든 식용유를 식당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톰 스토다드/美 식품회사 사업개발 분석가 : "건강한 지방을 증가시키고 나쁜 포화 지방을 줄였습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게 될 테니) 생산성도 가져다줍니다."]

[앵커]

관련 시장 규모 역시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유전자 변형 식품 시장은 2021년 말까지 연평균 3.2%씩 성장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지난해 토마토 품종 개량에 성공했습니다.

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로 알려진 크리스퍼(CRISPR-Cas9)를 활용했는데, 실험 결과, 가지 당 열리는 토마토 열매가 두 배 더 늘어났고, 크기도 더 커졌습니다.

[재커리 리프만/美 식물학자 : "유전자 편집을 통해 유전자 활성을 억제하고 농작물 개량에 응용하여 다양한 품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 옥수수는 이미 미국에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탄산음료와 아이스크림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옥수수로 만든 시럽(HFCS)이 들어가는데요,

사탕수수에서 나오는 설탕보다 6배 이상 가격이 저렴합니다.

그야말로 효자 작물인 셈인데, 현재 미국 옥수수 농장의 약 83%가 GMO 작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앵커]

비용 등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유전자 변형 작물이 농가에 가져오는 이점이 분명히 있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특히, 지구촌 곳곳에서 가뭄과 폭우 등 급격한 기후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죠.

가장 타격을 입는 분야가 바로 이 농작물인데, 이 때문에 유전자 변형 작물이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불확실성은 줄이면서 지속해서 식량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앞으론 미국에서 동물의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판매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미 식품의약국 FDA가 얼마 전, 유전자 변형 연어와 연어 알에 대한 수입을 허용했습니다.

유전자 변형 연어는 보통 연어보다 성장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라 시장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죠.

해당 업체는 이르면 내년 말 시장에 첫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앵커]

일본에서도 유전자 편집 식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정돈가요?

[답변]

네. 일본의 한 대학 연구팀은 최근 아미노산이 풍부한 토마토 품종을 개발했습니다.

일반 토마토보다 약 15배 정도 많은데,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전자를 편집한 참돔 개량에도 성공했습니다.

일반 참돔과 비교하면 몸집이 약 1.2배 정도 더 큰 데요,

근육이 커지도록 특정 유전자를 잘라냈기 때문입니다.

[가토 게이타로/日 긴키대학 수산연구소 교수 : "(근육) 억제 유전자가 사라져 근육이 늘어났습니다."]

유전자 편집 식품은 이르면 올여름부터 시중에 판매될 예정인데요,

일본 후생노동성은 신고만 하면 판매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입니다.

[앵커]

그럼 별도의 승인을 따로 받지 않아도 시중에 유통, 판매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GMO 식품은 안전성 논란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데, 일본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한 배경이 뭔가요?

[답변]

일본 후생노동성은 유전자 편집을 거친 식품이 안전성 측면에서 품종 개량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특정 유전자를 추가하는 GMO 식품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소네 히로히토/日 니가타대 교수 : "기존 방법(품종 개량)과 최신 유전자 편집은 안전성이라는 의미에서는 보면 똑같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단체 입장은 다릅니다.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우라고 유키/전국소비자단체연합회 사무처장 : "우리가 모르는 동안에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응용한 식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또 그 사이에 먹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무섭죠."]

실제로, 유럽에서는 유전자 편집 식품도 모두 규제 대상입니다.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시킨다는 점에서 GMO와 같다고 보는 겁니다.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미국 과학자 대부분이 유전자 편집, 변형 식품이 안전하다고 믿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도 재배, 연구는 허용하지만 식품 판매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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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20 18:12:10
    • 수정2019-03-20 18:26:30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답변]

오늘은 달콤하면서도 포만감을 줘 다이어트 과일로도 사랑받는 바나나 얘기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사실 바나나는 1980년대만 해도 귀한 대접을 받던 과일이었습니다.

당시 바나나 한 개 값이면 짜장면 두 그릇을 먹을 수 있었다고 하죠.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과일 중 하나가 됐는데, 이 바나나를 앞으로 더는 먹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바나나 품종은 캐번디십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바나나가 바로 이 품종인데요.

몇 년 전부터 변종 파나마병이 돌면서 바나나 수확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곰팡이가 바나나를 공격해 말라 죽게 하는 겁니다.

[바나나 재배 농민 : "한 번 땅속에 곰팡이가 생기면 제거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질병에 관련한 어떤 살균제나 화학적 방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앵커]

그럼 현재로써는 전염병을 막을 해결책이 전혀 없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 바로 유전자 편집입니다.

유전자 변형 식품, GMO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변종 파나마병에 내성을 갖춘 캐번디시 품종 개발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유전자 변형 식품은 이미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습니다.

옥수수와 대두가 가장 대표적이죠.

최근 미국의 한 기업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콩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는데, 이 콩으로 만든 식용유를 식당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톰 스토다드/美 식품회사 사업개발 분석가 : "건강한 지방을 증가시키고 나쁜 포화 지방을 줄였습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게 될 테니) 생산성도 가져다줍니다."]

[앵커]

관련 시장 규모 역시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유전자 변형 식품 시장은 2021년 말까지 연평균 3.2%씩 성장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지난해 토마토 품종 개량에 성공했습니다.

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로 알려진 크리스퍼(CRISPR-Cas9)를 활용했는데, 실험 결과, 가지 당 열리는 토마토 열매가 두 배 더 늘어났고, 크기도 더 커졌습니다.

[재커리 리프만/美 식물학자 : "유전자 편집을 통해 유전자 활성을 억제하고 농작물 개량에 응용하여 다양한 품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 옥수수는 이미 미국에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탄산음료와 아이스크림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옥수수로 만든 시럽(HFCS)이 들어가는데요,

사탕수수에서 나오는 설탕보다 6배 이상 가격이 저렴합니다.

그야말로 효자 작물인 셈인데, 현재 미국 옥수수 농장의 약 83%가 GMO 작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앵커]

비용 등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유전자 변형 작물이 농가에 가져오는 이점이 분명히 있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특히, 지구촌 곳곳에서 가뭄과 폭우 등 급격한 기후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죠.

가장 타격을 입는 분야가 바로 이 농작물인데, 이 때문에 유전자 변형 작물이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불확실성은 줄이면서 지속해서 식량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앞으론 미국에서 동물의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판매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미 식품의약국 FDA가 얼마 전, 유전자 변형 연어와 연어 알에 대한 수입을 허용했습니다.

유전자 변형 연어는 보통 연어보다 성장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라 시장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죠.

해당 업체는 이르면 내년 말 시장에 첫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앵커]

일본에서도 유전자 편집 식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정돈가요?

[답변]

네. 일본의 한 대학 연구팀은 최근 아미노산이 풍부한 토마토 품종을 개발했습니다.

일반 토마토보다 약 15배 정도 많은데,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전자를 편집한 참돔 개량에도 성공했습니다.

일반 참돔과 비교하면 몸집이 약 1.2배 정도 더 큰 데요,

근육이 커지도록 특정 유전자를 잘라냈기 때문입니다.

[가토 게이타로/日 긴키대학 수산연구소 교수 : "(근육) 억제 유전자가 사라져 근육이 늘어났습니다."]

유전자 편집 식품은 이르면 올여름부터 시중에 판매될 예정인데요,

일본 후생노동성은 신고만 하면 판매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입니다.

[앵커]

그럼 별도의 승인을 따로 받지 않아도 시중에 유통, 판매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GMO 식품은 안전성 논란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데, 일본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한 배경이 뭔가요?

[답변]

일본 후생노동성은 유전자 편집을 거친 식품이 안전성 측면에서 품종 개량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특정 유전자를 추가하는 GMO 식품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소네 히로히토/日 니가타대 교수 : "기존 방법(품종 개량)과 최신 유전자 편집은 안전성이라는 의미에서는 보면 똑같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단체 입장은 다릅니다.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우라고 유키/전국소비자단체연합회 사무처장 : "우리가 모르는 동안에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응용한 식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또 그 사이에 먹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무섭죠."]

실제로, 유럽에서는 유전자 편집 식품도 모두 규제 대상입니다.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시킨다는 점에서 GMO와 같다고 보는 겁니다.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미국 과학자 대부분이 유전자 편집, 변형 식품이 안전하다고 믿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도 재배, 연구는 허용하지만 식품 판매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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