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전 제주4·3, 커지는 ‘美 군정 책임론’…왜?

입력 2019.04.03 (21:09) 수정 2019.04.0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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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세계적 석학인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4.3 사건에 대해, 미국인으로서 부끄럽다, 당시 미국 관료들이 폭력적 탄압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4.3 사건 당시 우리나라는 미 군정 통치하에 있었고, 그래서 미 군정에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강정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명운동하고 있는데 서명 부탁해도 될까요?"]

제주대 학생들이 4·3 화해법 제정을 청원하기 위해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4·3 해결에 미국의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의 4·3화해법은 국내외 대학생 만 명의 서명을 받아 미국의회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강광식/제주대 사회과학대학생회장 : "다른 나라 학생들도 함께 청원 운동에 참여하면 미국 의회에 청원할 때 좀 더 힘이 실리지 않을까."]

4·3사건이 일어난 1948 년은 미 군정 통치기였습니다.

4·3사건 발발 20 여일 만에 국방경비대와 무장대간 평화협상이 체결됐지만, 제주 오라동에서 방화사건이 터지며 협상이 결렬됐습니다.

당시 방화 사건을 촬영한 미군 영상은, 마치 무장대의 소행인 것처럼 편집됐다고, 정부는 4·3 진상 조사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박찬식/전 4·3사건진상보고서작성기획단 진상조사팀 전문위원 : "경찰과 우익단체의 소행인 걸 확인해서 미군 당국에 보고했는데 미군은 이와 같은 김익렬(당시 경비대 9연대장)의 보고를 묵살해버렸습니다."]

이후 미 군정 사령관이 직접 토벌작전을 진두지휘했고, 미군 고문단장은 양민 학살로 이어진 이른바 초토화 작전을 잘 이끌었다며 한국인 연대장을 칭찬했습니다.

[브루스 커밍스/미 시카고대 석좌교수 : "미국인으로서 부끄럽습니다. 미국의 관리들이 이 반란에 대한 탄압을 지시했고, 이 탄압이 폭력적이고 잔혹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도, 탄압을 자행한 사람들에게 상을 내렸습니다."]

'4·3사건 발발과 진압과정에서 미 군정과 주한 미 군사고문단도 자유로울 수 없다.'

4·3 사건 진상조사 보고서는 이렇게 미국 책임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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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1년 전 제주4·3, 커지는 ‘美 군정 책임론’…왜?
    • 입력 2019-04-03 21:12:38
    • 수정2019-04-03 21:37:14
    뉴스 9
[앵커]

미국의 세계적 석학인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4.3 사건에 대해, 미국인으로서 부끄럽다, 당시 미국 관료들이 폭력적 탄압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4.3 사건 당시 우리나라는 미 군정 통치하에 있었고, 그래서 미 군정에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강정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명운동하고 있는데 서명 부탁해도 될까요?"]

제주대 학생들이 4·3 화해법 제정을 청원하기 위해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4·3 해결에 미국의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의 4·3화해법은 국내외 대학생 만 명의 서명을 받아 미국의회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강광식/제주대 사회과학대학생회장 : "다른 나라 학생들도 함께 청원 운동에 참여하면 미국 의회에 청원할 때 좀 더 힘이 실리지 않을까."]

4·3사건이 일어난 1948 년은 미 군정 통치기였습니다.

4·3사건 발발 20 여일 만에 국방경비대와 무장대간 평화협상이 체결됐지만, 제주 오라동에서 방화사건이 터지며 협상이 결렬됐습니다.

당시 방화 사건을 촬영한 미군 영상은, 마치 무장대의 소행인 것처럼 편집됐다고, 정부는 4·3 진상 조사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박찬식/전 4·3사건진상보고서작성기획단 진상조사팀 전문위원 : "경찰과 우익단체의 소행인 걸 확인해서 미군 당국에 보고했는데 미군은 이와 같은 김익렬(당시 경비대 9연대장)의 보고를 묵살해버렸습니다."]

이후 미 군정 사령관이 직접 토벌작전을 진두지휘했고, 미군 고문단장은 양민 학살로 이어진 이른바 초토화 작전을 잘 이끌었다며 한국인 연대장을 칭찬했습니다.

[브루스 커밍스/미 시카고대 석좌교수 : "미국인으로서 부끄럽습니다. 미국의 관리들이 이 반란에 대한 탄압을 지시했고, 이 탄압이 폭력적이고 잔혹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도, 탄압을 자행한 사람들에게 상을 내렸습니다."]

'4·3사건 발발과 진압과정에서 미 군정과 주한 미 군사고문단도 자유로울 수 없다.'

4·3 사건 진상조사 보고서는 이렇게 미국 책임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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