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안전 ‘경고’ 건물·터널…다시 찾아가 봤더니?

입력 2019.04.12 (08:32) 수정 2019.04.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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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거주하고 있던 건물에 균열이 생기거나 지반이 침하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붕괴 위험의 오피스텔과 고속도로, 터널 공사 등으로 안전 우려는 물론 주민 반발이 거셌던 아파트 단지, 모두 지난해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현장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실내 인테리어 도중 균열이 발견됐던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

붕괴 위험으로 출입이 제한됐고, 입주 업체들이 급하게 이사를 나가기도 했죠.

4개월이 지난 어제 이곳을 찾았는데요.

여전히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건물 주변은 적막감이 감돕니다.

[오승만/서울시 강남구 : "건물이 이렇게 되니까 붕괴된다고 그러니까 이 주위에 장사가 하나도 안된다고. 우리 지금 여기 식당에 타격이 커요."]

[선응규/서울시 강남구 : "지나다니면서 이 건물을 보면 불도 꺼져 있고 좀 음침한 기분도 들고 혹시 내가 지나가는데 뭐라도 떨어지면 어떻게 할까 하는 불안감이 있어요."]

이 건물 어떤 상태일까요?

최근 정밀진단 결과가 나왔는데요.

최하등급인 E등급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심각한 노후로 철거 등 조치가 시급한 수준.

기둥 등의 내력이 부족하고, 특히 지상 3층~9층 기둥의 기울기가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라고 합니다.

소유자들이 재건축 의사를 밝힌 가운데, 입주민들은 이번 결과를 듣고는 어땠을까요?

[입주자 대표 : "그렇게 부실이 나서 (진단) 했으니까 E등급 당연하죠. 그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

당시 급하게 이사를 하느라 업무 중단 등으로 큰 손실을 입기도 했는데요.

[입주자 대표 : "구청 쪽에서 있다가 떠돌고 하다가 이렇게 이 사무실 온 지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이사비하고 뭐 이런 것도 천 원짜리 하나 못 받았습니다."]

대부분 다른 사무실을 구한 가운데, 입주사들은 건물주와 관리 업체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입주자 대표 : "(피해액이) 최소 500~600만 원에서 억대까지죠. 왜냐하면 한 층을 전체 쓰고 100여 명 되는 회사들은 거의 인테리어 비용이 억대이고, 그냥 막무가내로 피해를 봤거든요. 그러니까 보상을 받아야죠."]

이번에는 인천의 한 아파트입니다.

건물 외벽에는 크게 금이 가 있고 천장이 기울었습니다.

아파트 아래를 지나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터널 공사를 주민들은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현장, 예전에 보지 못했던 균열에다 철근까지 드러난 곳도 있었습니다.

[조기운/아파트 주민 : "열흘 전에 저희가 이걸 발견한 겁니다.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을 저희들은 몰랐던 거죠."]

지난 방송 당시 입주민의 집을 다시 찾았습니다.

욕실 타일이 더 많이 떨어져 있고, 벽의 균열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데요.

[최재록/아파트 주민 : "이만큼 갈라졌었는데 자꾸 갈라져서 이만큼 내려왔고 여기에서 더 내려온 거야. 여기 내가 오죽하면 날짜를 다 적어 놨어."]

또 다른 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사흘 전부터 문 한쪽이 내려 앉아 임시 조치를 취한 집도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균열이 빨라지고 있다는데요.

[조기운/아파트 주민 : "작년하고 올해하고는 엄청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뭐 한 달 주기로 아파트에 새로운 균열이 상당히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늘 불안감에 시달린다는 주민들.

[황희인/아파트 주민 : "팔자고 해도 매매가 안 되고 더 있어서 문제가 생기면 그때 어떻게 될 건가, 불안한 마음이 많죠."]

주민들은 자비를 들여 지반 계측을 실시하기도 했는데요

[지반 계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에 해야 될 시점은 공사하기 전에 해야 되는 거예요. 현재 시점으로부터 4개월이라든지 이렇게 가면 변화가 있는 건 측정이 가능하지만 이 변화가 누구로 인해서 발생했는지는 약간 좀 명쾌하진 않죠."]

시공사 측은 공사 당시 계측 결과가 법적 기준 이내로 확인되었기에 터널 공사로 인한 균열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주민들은 시공사와 국토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조기운/아파트 주민 : "저희들은 요구하는 건 다른 거 없습니다. 아파트로서 기능이 완전히 상실한 상태기 때문에 안전한 삶터로 이주시켜 달라고…."]

이번에는 서울 구로 항동지구.

광명-서울 민자 고속도로 지하 터널이 아파트와 인근 초등학교 밑을 지나게 되면서 주민 반발을 샀던 곳입니다.

지난달부터 항동지구 입주자들이 하나, 둘 입주하면서 불안해 하는 주민들은 더 늘고 있는 상황.

새 입주민들은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경아/아파트 주민 : "당연히 철회죠. 제2의 상도유치원이 안 생기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지금 지하 터널을 뚫는다는 건 안전하다고 하지만 무너지지 않는다고 보장하지 못하거든요."]

기존 아파트 주민들은 안전진단 뒤,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는 입장이었는데요.

[이희면/아파트 주민 : "지반이 아무리 나빠도 보강하면 된다는 언급을 해서 안전에 대한 기준에 합의가 안 되는 그런 상황에서의 안전진단은 받지 못하겠다고 지금 결론을 내린 상황이죠."]

안전진단에 대한 시각 차로 협의가 결렬됐지만 연내 착공을 추진한다는 얘기 등이 전해지면서 주민 반발은 더욱 큰 상황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음성변조 : "법이나 제도가 갖고 있는 범위 내에서 검토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 요구하시는 상황이 안 되면 하지 마라. 이렇게 지금 주장을 하고 계신 거죠."]

붕괴 위험에다 안전 우려를 낳았던 우리 주변의 오피스텔과 아파트, 주택지구.

그곳에 살았거나, 그곳에 살고 있는 입주민, 주민들의 불안감은 그대로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갈등 문제 해법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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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안전 ‘경고’ 건물·터널…다시 찾아가 봤더니?
    • 입력 2019-04-12 08:38:58
    • 수정2019-04-12 1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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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거주하고 있던 건물에 균열이 생기거나 지반이 침하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붕괴 위험의 오피스텔과 고속도로, 터널 공사 등으로 안전 우려는 물론 주민 반발이 거셌던 아파트 단지, 모두 지난해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현장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실내 인테리어 도중 균열이 발견됐던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

붕괴 위험으로 출입이 제한됐고, 입주 업체들이 급하게 이사를 나가기도 했죠.

4개월이 지난 어제 이곳을 찾았는데요.

여전히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건물 주변은 적막감이 감돕니다.

[오승만/서울시 강남구 : "건물이 이렇게 되니까 붕괴된다고 그러니까 이 주위에 장사가 하나도 안된다고. 우리 지금 여기 식당에 타격이 커요."]

[선응규/서울시 강남구 : "지나다니면서 이 건물을 보면 불도 꺼져 있고 좀 음침한 기분도 들고 혹시 내가 지나가는데 뭐라도 떨어지면 어떻게 할까 하는 불안감이 있어요."]

이 건물 어떤 상태일까요?

최근 정밀진단 결과가 나왔는데요.

최하등급인 E등급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심각한 노후로 철거 등 조치가 시급한 수준.

기둥 등의 내력이 부족하고, 특히 지상 3층~9층 기둥의 기울기가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라고 합니다.

소유자들이 재건축 의사를 밝힌 가운데, 입주민들은 이번 결과를 듣고는 어땠을까요?

[입주자 대표 : "그렇게 부실이 나서 (진단) 했으니까 E등급 당연하죠. 그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

당시 급하게 이사를 하느라 업무 중단 등으로 큰 손실을 입기도 했는데요.

[입주자 대표 : "구청 쪽에서 있다가 떠돌고 하다가 이렇게 이 사무실 온 지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이사비하고 뭐 이런 것도 천 원짜리 하나 못 받았습니다."]

대부분 다른 사무실을 구한 가운데, 입주사들은 건물주와 관리 업체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입주자 대표 : "(피해액이) 최소 500~600만 원에서 억대까지죠. 왜냐하면 한 층을 전체 쓰고 100여 명 되는 회사들은 거의 인테리어 비용이 억대이고, 그냥 막무가내로 피해를 봤거든요. 그러니까 보상을 받아야죠."]

이번에는 인천의 한 아파트입니다.

건물 외벽에는 크게 금이 가 있고 천장이 기울었습니다.

아파트 아래를 지나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터널 공사를 주민들은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현장, 예전에 보지 못했던 균열에다 철근까지 드러난 곳도 있었습니다.

[조기운/아파트 주민 : "열흘 전에 저희가 이걸 발견한 겁니다.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을 저희들은 몰랐던 거죠."]

지난 방송 당시 입주민의 집을 다시 찾았습니다.

욕실 타일이 더 많이 떨어져 있고, 벽의 균열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데요.

[최재록/아파트 주민 : "이만큼 갈라졌었는데 자꾸 갈라져서 이만큼 내려왔고 여기에서 더 내려온 거야. 여기 내가 오죽하면 날짜를 다 적어 놨어."]

또 다른 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사흘 전부터 문 한쪽이 내려 앉아 임시 조치를 취한 집도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균열이 빨라지고 있다는데요.

[조기운/아파트 주민 : "작년하고 올해하고는 엄청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뭐 한 달 주기로 아파트에 새로운 균열이 상당히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늘 불안감에 시달린다는 주민들.

[황희인/아파트 주민 : "팔자고 해도 매매가 안 되고 더 있어서 문제가 생기면 그때 어떻게 될 건가, 불안한 마음이 많죠."]

주민들은 자비를 들여 지반 계측을 실시하기도 했는데요

[지반 계측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에 해야 될 시점은 공사하기 전에 해야 되는 거예요. 현재 시점으로부터 4개월이라든지 이렇게 가면 변화가 있는 건 측정이 가능하지만 이 변화가 누구로 인해서 발생했는지는 약간 좀 명쾌하진 않죠."]

시공사 측은 공사 당시 계측 결과가 법적 기준 이내로 확인되었기에 터널 공사로 인한 균열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주민들은 시공사와 국토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조기운/아파트 주민 : "저희들은 요구하는 건 다른 거 없습니다. 아파트로서 기능이 완전히 상실한 상태기 때문에 안전한 삶터로 이주시켜 달라고…."]

이번에는 서울 구로 항동지구.

광명-서울 민자 고속도로 지하 터널이 아파트와 인근 초등학교 밑을 지나게 되면서 주민 반발을 샀던 곳입니다.

지난달부터 항동지구 입주자들이 하나, 둘 입주하면서 불안해 하는 주민들은 더 늘고 있는 상황.

새 입주민들은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경아/아파트 주민 : "당연히 철회죠. 제2의 상도유치원이 안 생기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지금 지하 터널을 뚫는다는 건 안전하다고 하지만 무너지지 않는다고 보장하지 못하거든요."]

기존 아파트 주민들은 안전진단 뒤,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는 입장이었는데요.

[이희면/아파트 주민 : "지반이 아무리 나빠도 보강하면 된다는 언급을 해서 안전에 대한 기준에 합의가 안 되는 그런 상황에서의 안전진단은 받지 못하겠다고 지금 결론을 내린 상황이죠."]

안전진단에 대한 시각 차로 협의가 결렬됐지만 연내 착공을 추진한다는 얘기 등이 전해지면서 주민 반발은 더욱 큰 상황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음성변조 : "법이나 제도가 갖고 있는 범위 내에서 검토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 요구하시는 상황이 안 되면 하지 마라. 이렇게 지금 주장을 하고 계신 거죠."]

붕괴 위험에다 안전 우려를 낳았던 우리 주변의 오피스텔과 아파트, 주택지구.

그곳에 살았거나, 그곳에 살고 있는 입주민, 주민들의 불안감은 그대로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갈등 문제 해법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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