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오늘 마라톤 ‘인간 한계’ 2시간 벽 도전…100초 남았다

입력 2019.04.28 (07:05) 수정 2019.04.2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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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한계를 넘어 꿈의 기록에 도전합니다. 마라톤 2시간의 벽. 과연 오늘 새로운 역사가 세워질 수 있을까요?

현지시각 오늘(28일) 오전 영국 런던 국제 마라톤이 시작됩니다.


42.195 km(26.2 mile)을 달리는 레이스는 런던 템즈 강 남쪽 블랙히스(Blackheath)에서 시작해 그린위치(Greenwich)를 지나 타워 브리지(Tower Bridge)를 건너 버킹엄 궁전 근처의 더 몰(The Mall)에서 끝나게 됩니다.

일반인들도 작년에 4만 명이 참가했으며, 올해 참가 인원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세계 기록 보유자 킵초게 "몸 상태 좋다"

관심의 초점은 단연 현 세계기록 보유자인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선수입니다.

2015년, 2016년, 2018년 런던 마라톤 우승자이기도 한 35살의 킵초게 선수는 BBC 등과의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좋고 싸울 준비가 돼 있다. 나이로비에서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남자 선수도 런던 마라톤에서 4번 우승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킵초게의 첫 번째 목표이기도 합니다.

2018년 런던 마라톤 우승한 킵초게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2018년 런던 마라톤 우승한 킵초게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킵초게는 22일 러너스월드(Runner's World)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마라톤을 페라리를 운전하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만약에 후방 거울에 집중한다면, 충돌이나 사고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보다는 자신에게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현 세계 기록 2시간 1분 39초…2시간 벽 도전

킵초게는 지난해 9월 베를린 국제 마라톤에서 2시간 01분 39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습니다.

2시간 1분대 기록은 사상 처음입니다.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2014년 같은 대회에서 세운 2시간 02분 57초를 1분 18초 앞당기며 2시간 2분대를 돌파했습니다.

'서브 2' 즉 2시간 벽까지 이제 1분 40초 남았습니다. 100초만 앞당기면 인간에게 불가능해 보였던 꿈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42.195km를 2시간에 달리는 것은 시속 21.1 km/h, 초속 5.86 m/s로 쉬지 않고 뛰는 것입니다. 100m를 평균 17초로 계속 달리는 속도입니다.

한 스포츠 브랜드는 2016년 브레이킹 2(Breaking 2), 즉 2시간 벽 깨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2017년 5월 6일 이탈리아 몬차의 포뮬러 원 자동차 경주 서킷에서, 당시 킵초게는 구간별 페이스메이커의 도움으로 2시간 25초에 42.195km를 완주합니다. 고작 25초가 부족했습니다.

도로가 아니었기에 공식 세계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킵초게는 2시간 벽을 깰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마음을 몸과 함께 날카롭게 유지해야"

킵초게는 러너스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자신의 벽을 깨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마음을 몸과 함께 날카롭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충고했습니다. "돌파를 원한다면, 마음이 몸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은 신체 단련(fitness)의 한 부분이어야 합니다."라고 말입니다.

일단 훈련에 돌입하면 킵초게는 마음 단련(mental fitness)을 위해 수도승 같은 생활을 합니다. 매일매일의 스트레스와 유혹을 떨쳐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인간 육체의 한계에 대한 도전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침체' 한국 마라톤 희망의 빛 어디에

한국 남자 마라톤은 황영조·이봉주 이후 새로운 스타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최고 기록은 이봉주 선수가 2000년 2월 도쿄 국제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입니다. 20년 가까이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연관기사] 도쿄 국제 마라톤대회 이봉주 선수, 한국신기록으로 준우승 (2000.2.13)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올해 1월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2시간 11분 30초를 넘어야 합니다. 2016년 리우 때보다 7분 30초 빨라졌습니다. 아직 이 기록을 넘는 선수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자 마라톤은 상황이 좋습니다. 도쿄 올림픽 출전 기준은 2시간 29분 30초. 최경선 선수가 지난 7일 대구 국제 마라톤에서 2시간 29분 06초로 기준 기록을 24초 넘었습니다. 김도연 선수는 지난해 3월 서울 국제 마라톤에서 기존 기록을 31초 앞당기며 2시간 25분 41초로 한국 신기록을 21년 만에 갈아 치웠습니다.

소설가이며 마라토너이기도 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을 이렇게 마무리했습니다. "만약 내 묘비명 같은 것이 있다고 하면, 그리고 그 문구를 내가 선택하는 게 가능하다면, 이렇게 써넣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이 시각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달리고 있는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 벽은 출발선에 선 순간 이미 넘어선 것과 다름없습니다. 도전 그 자체가 이미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자료]
1. Kipchoge Is Ready to Defend His London Title, CATHAL DENNEHY, 2019.4.22 https://www.runnersworld.com/news/a27225884/kipchoge-is-ready-to-defend-his-london-title/
2. London Marathon 2019, Telegraph Sport, 2019.4.23 https://www.telegraph.co.uk/athletics/0/london-marathon-2019-date-race-time-does-start-running-year/
3. London Marathon, https://www.bbc.co.uk/programmes/b00b0998
4.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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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8 07:05:19
    • 수정2019-04-28 09: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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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한계를 넘어 꿈의 기록에 도전합니다. 마라톤 2시간의 벽. 과연 오늘 새로운 역사가 세워질 수 있을까요?

현지시각 오늘(28일) 오전 영국 런던 국제 마라톤이 시작됩니다.


42.195 km(26.2 mile)을 달리는 레이스는 런던 템즈 강 남쪽 블랙히스(Blackheath)에서 시작해 그린위치(Greenwich)를 지나 타워 브리지(Tower Bridge)를 건너 버킹엄 궁전 근처의 더 몰(The Mall)에서 끝나게 됩니다.

일반인들도 작년에 4만 명이 참가했으며, 올해 참가 인원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세계 기록 보유자 킵초게 "몸 상태 좋다"

관심의 초점은 단연 현 세계기록 보유자인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선수입니다.

2015년, 2016년, 2018년 런던 마라톤 우승자이기도 한 35살의 킵초게 선수는 BBC 등과의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좋고 싸울 준비가 돼 있다. 나이로비에서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남자 선수도 런던 마라톤에서 4번 우승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킵초게의 첫 번째 목표이기도 합니다.

2018년 런던 마라톤 우승한 킵초게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킵초게는 22일 러너스월드(Runner's World)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마라톤을 페라리를 운전하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만약에 후방 거울에 집중한다면, 충돌이나 사고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보다는 자신에게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현 세계 기록 2시간 1분 39초…2시간 벽 도전

킵초게는 지난해 9월 베를린 국제 마라톤에서 2시간 01분 39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습니다.

2시간 1분대 기록은 사상 처음입니다.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2014년 같은 대회에서 세운 2시간 02분 57초를 1분 18초 앞당기며 2시간 2분대를 돌파했습니다.

'서브 2' 즉 2시간 벽까지 이제 1분 40초 남았습니다. 100초만 앞당기면 인간에게 불가능해 보였던 꿈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42.195km를 2시간에 달리는 것은 시속 21.1 km/h, 초속 5.86 m/s로 쉬지 않고 뛰는 것입니다. 100m를 평균 17초로 계속 달리는 속도입니다.

한 스포츠 브랜드는 2016년 브레이킹 2(Breaking 2), 즉 2시간 벽 깨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2017년 5월 6일 이탈리아 몬차의 포뮬러 원 자동차 경주 서킷에서, 당시 킵초게는 구간별 페이스메이커의 도움으로 2시간 25초에 42.195km를 완주합니다. 고작 25초가 부족했습니다.

도로가 아니었기에 공식 세계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킵초게는 2시간 벽을 깰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마음을 몸과 함께 날카롭게 유지해야"

킵초게는 러너스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자신의 벽을 깨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마음을 몸과 함께 날카롭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충고했습니다. "돌파를 원한다면, 마음이 몸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은 신체 단련(fitness)의 한 부분이어야 합니다."라고 말입니다.

일단 훈련에 돌입하면 킵초게는 마음 단련(mental fitness)을 위해 수도승 같은 생활을 합니다. 매일매일의 스트레스와 유혹을 떨쳐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인간 육체의 한계에 대한 도전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침체' 한국 마라톤 희망의 빛 어디에

한국 남자 마라톤은 황영조·이봉주 이후 새로운 스타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최고 기록은 이봉주 선수가 2000년 2월 도쿄 국제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입니다. 20년 가까이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연관기사] 도쿄 국제 마라톤대회 이봉주 선수, 한국신기록으로 준우승 (2000.2.13)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올해 1월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2시간 11분 30초를 넘어야 합니다. 2016년 리우 때보다 7분 30초 빨라졌습니다. 아직 이 기록을 넘는 선수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자 마라톤은 상황이 좋습니다. 도쿄 올림픽 출전 기준은 2시간 29분 30초. 최경선 선수가 지난 7일 대구 국제 마라톤에서 2시간 29분 06초로 기준 기록을 24초 넘었습니다. 김도연 선수는 지난해 3월 서울 국제 마라톤에서 기존 기록을 31초 앞당기며 2시간 25분 41초로 한국 신기록을 21년 만에 갈아 치웠습니다.

소설가이며 마라토너이기도 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을 이렇게 마무리했습니다. "만약 내 묘비명 같은 것이 있다고 하면, 그리고 그 문구를 내가 선택하는 게 가능하다면, 이렇게 써넣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이 시각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달리고 있는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 벽은 출발선에 선 순간 이미 넘어선 것과 다름없습니다. 도전 그 자체가 이미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자료]
1. Kipchoge Is Ready to Defend His London Title, CATHAL DENNEHY, 2019.4.22 https://www.runnersworld.com/news/a27225884/kipchoge-is-ready-to-defend-his-london-title/
2. London Marathon 2019, Telegraph Sport, 2019.4.23 https://www.telegraph.co.uk/athletics/0/london-marathon-2019-date-race-time-does-start-running-year/
3. London Marathon, https://www.bbc.co.uk/programmes/b00b0998
4.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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