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때리고 퇴직금도 안 주고’…유명 미용실 ‘갑질’ 파문

입력 2019.05.04 (21:19) 수정 2019.05.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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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행과 갑질을 일삼으면서 제왕적으로 군림하는 일부 사업주들의 행태가 언제쯤 사라질까요?

국내 뿐아니라 해외까지 진출한 한 유명 미용실 체인업체 대표가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퇴직금도 제대로 주지 않아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장K로 고발합니다.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의 뒷덜미를 잡고 끌고 오더니 다짜고짜 얼굴을 때립니다.

남성이 자리를 피하자 뒤를 쫓아가서 다시 머리를 때리고 흔듭니다.

경기도 수원의 한 미용실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영상 속 남성은 전국 십여 곳에 지점을 운영하는 유명 미용실 업체 대표 유 모 씨.

폭행 당한 남성은 이 미용실의 한 지점장입니다.

[前 ○○헤어 지점장/폭행 피해자 : "맞으면서도 아프고 그런 거 느낀다기보다 어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되지? 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

미용실 대표는 폭행한 뒤 '일을 그만두라'고 말했습니다.

[前 ○○헤어 지점장/폭행 피해자 : "너랑 X같아서 일하기가 싫다. 내가 너랑 일하기 싫다는데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하냐. 그냥 그만둬라."]

다른 지점에 근무했던 인턴 직원 이 모 씨는 퇴직금 3백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2년 가까이 윗사람의 지시를 받고 세 개의 점포를 옮겨다니며 일했는데, 이것을 문제 삼은 겁니다.

[이○○/前 ○○헤어 인턴 직원 : "직영점이라서 옮겼고, '옮겨다녔는데 (퇴직금) 받을 수 있냐'라고 연락을 드렸는데 '받을 수 있다 책임지겠다..."]

노동청에 신고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일한 곳이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이어서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

[이○○/前 ○○헤어 인턴 직원 : "갑자기 가맹계약서가 튀어나와서... 원장님이 고용노동부 계시는 분께 보여주면서 저희한테도 보여줬어요. 진짜 배신감이... 엄청났죠."]

하지만 이 업체는 그동안 이 씨가 일한 지점을 모두 본사 직영점이라고 홍보해왔습니다.

당연히 이 씨도 본사에 소속된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일했습니다.

이에 대해 취재 중 만난 한 지점장은,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인턴 직원들을 여러 지점을 옮겨 다니며 일하도록 한다고 털어놨습니다.

[이○○/○○헤어 지점장/음성변조 : "퇴직금 안 주려고 (지금 일하는 곳에서) 사직서를 쓰게 만들고 지점을 옮기게 하는 거예요. 없는데요. 퇴직금 받은 직원."]

이 업체의 문제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직원들 월급을 줄 때 퇴직금을 줄이려고 꼼수를 쓴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올해 초 업체 대표와 지점장들이 나눈 단체 대화방입니다.

'앞으로 급여를 지급할 때는 기본급을 제외한 수당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지시하고는, '그래야 퇴직금 폭탄을 맞지 않는다'며 그 이유도 설명합니다.

현금으로 지급한 수당을 임금 총액에서 제외해 퇴직금을 적게 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前 ○○헤어 지점장/폭행 피해자 : "(대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개인은 회사를 이길 수 없다' 저는 그거를 처음으로 깨는 첫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해당 미용실 대표인 유모 씨를 찾아갔습니다.

유 대표는 직접적인 만남은 거부했지만 전화로 폭행을 인정하고 퇴직금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헤어 대표/음성변조 : "그 친구(피해자)한테는 다시 만난다면 제가 그 부분은 사과를 할 생각입니다. (마지막 일한 퇴직금) 4개월 분은 지금이라도 주려면 줍니다."]

다만 퇴직금을 줄이기 위해 수당을 현금으로 준 것은 아니라며 관리자와 직원간의 '면담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장K,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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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때리고 퇴직금도 안 주고’…유명 미용실 ‘갑질’ 파문
    • 입력 2019-05-04 21:23:07
    • 수정2019-05-05 07: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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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행과 갑질을 일삼으면서 제왕적으로 군림하는 일부 사업주들의 행태가 언제쯤 사라질까요?

국내 뿐아니라 해외까지 진출한 한 유명 미용실 체인업체 대표가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퇴직금도 제대로 주지 않아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장K로 고발합니다.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의 뒷덜미를 잡고 끌고 오더니 다짜고짜 얼굴을 때립니다.

남성이 자리를 피하자 뒤를 쫓아가서 다시 머리를 때리고 흔듭니다.

경기도 수원의 한 미용실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영상 속 남성은 전국 십여 곳에 지점을 운영하는 유명 미용실 업체 대표 유 모 씨.

폭행 당한 남성은 이 미용실의 한 지점장입니다.

[前 ○○헤어 지점장/폭행 피해자 : "맞으면서도 아프고 그런 거 느낀다기보다 어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되지? 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

미용실 대표는 폭행한 뒤 '일을 그만두라'고 말했습니다.

[前 ○○헤어 지점장/폭행 피해자 : "너랑 X같아서 일하기가 싫다. 내가 너랑 일하기 싫다는데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하냐. 그냥 그만둬라."]

다른 지점에 근무했던 인턴 직원 이 모 씨는 퇴직금 3백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2년 가까이 윗사람의 지시를 받고 세 개의 점포를 옮겨다니며 일했는데, 이것을 문제 삼은 겁니다.

[이○○/前 ○○헤어 인턴 직원 : "직영점이라서 옮겼고, '옮겨다녔는데 (퇴직금) 받을 수 있냐'라고 연락을 드렸는데 '받을 수 있다 책임지겠다..."]

노동청에 신고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일한 곳이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이어서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

[이○○/前 ○○헤어 인턴 직원 : "갑자기 가맹계약서가 튀어나와서... 원장님이 고용노동부 계시는 분께 보여주면서 저희한테도 보여줬어요. 진짜 배신감이... 엄청났죠."]

하지만 이 업체는 그동안 이 씨가 일한 지점을 모두 본사 직영점이라고 홍보해왔습니다.

당연히 이 씨도 본사에 소속된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일했습니다.

이에 대해 취재 중 만난 한 지점장은,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인턴 직원들을 여러 지점을 옮겨 다니며 일하도록 한다고 털어놨습니다.

[이○○/○○헤어 지점장/음성변조 : "퇴직금 안 주려고 (지금 일하는 곳에서) 사직서를 쓰게 만들고 지점을 옮기게 하는 거예요. 없는데요. 퇴직금 받은 직원."]

이 업체의 문제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직원들 월급을 줄 때 퇴직금을 줄이려고 꼼수를 쓴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올해 초 업체 대표와 지점장들이 나눈 단체 대화방입니다.

'앞으로 급여를 지급할 때는 기본급을 제외한 수당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지시하고는, '그래야 퇴직금 폭탄을 맞지 않는다'며 그 이유도 설명합니다.

현금으로 지급한 수당을 임금 총액에서 제외해 퇴직금을 적게 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前 ○○헤어 지점장/폭행 피해자 : "(대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개인은 회사를 이길 수 없다' 저는 그거를 처음으로 깨는 첫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해당 미용실 대표인 유모 씨를 찾아갔습니다.

유 대표는 직접적인 만남은 거부했지만 전화로 폭행을 인정하고 퇴직금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헤어 대표/음성변조 : "그 친구(피해자)한테는 다시 만난다면 제가 그 부분은 사과를 할 생각입니다. (마지막 일한 퇴직금) 4개월 분은 지금이라도 주려면 줍니다."]

다만 퇴직금을 줄이기 위해 수당을 현금으로 준 것은 아니라며 관리자와 직원간의 '면담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장K,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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