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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옆 건물도, 걸어서 1분 거리도 ‘공무원은 출장 중’
입력 2019.05.11 (07:02) 수정 2019.05.11 (13:30) 취재후
[취재후] 옆 건물도, 걸어서 1분 거리도 ‘공무원은 출장 중’
■ 혈세가 공무원 쌈짓돈? .. 사무실만 벗어나면 출장 신청

사무실 바로 옆의 창고와 걸어서 1분 거리의 박물관, 경남 의령의 친환경 골프장사업소와 고성의 상족암군립공원 사무소 공무원들에게는 모두 출장지였습니다.

창고에서 물품 정리를 하거나 공룡박물관 수장고 점검 등 공원 관리가 업무지만 공원 관리를 위해 사무실을 벗어나면 출장을 신청해왔던 겁니다.

공원 매표소도 사무실 밖이라는 이유로 출장 처리해 매일 같이 2만 원의 세금이 공무원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경남 의령군의 친환경 골프장사업소도 비슷합니다. 골프장 관리가 업무인 이들이 길 하나를 건너면 되는 골프장에 갈 때도 사무실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출장 처리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의령 친환경 골프장사업소 근무자들의 지난해부터 지난 3월까지의 출장 횟수는 천5백여 건이고 같은 기간 상족암군립공원 사업소 근무자들의 출장 횟수도 2천여 건에 달했습니다.

기사에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경상남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산림환경연구원의 일부 공무원들은 다른 곳으로 부서를 옮기는 전출자가 있으면 관외 출장을 끊어 동료를 배웅했습니다. 업무시간에 전출자를 배웅하는 게 공무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관외 출장여비까지 챙겼다는 걸 납득할 만한 국민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출장 신청할 수밖에 없어" 항변 .. '근무지 내 근무, 출장 처리'는 '규정 위반'


해당 공무원들은 출장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사무실을 벗어나 자리를 비울 때 출장을 신청하지 않으면 무단이탈로 간주될 수 있어 근거를 남겨둬야 한다는 겁니다.

또, 공무용 차량이 부족해 본인 차량을 이용할 때가 많은데 이런 외근 직원에 대한 별도의 보상 체계가 없다는 겁니다.

한편으로 해명이 이해가 가면서도 출장 근거는 남기고 업무 내용에 따라서 여비를 받지 않는 자치단체도 있는 걸 보면 해명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정규 근무지 내에서 일하면서 출장 처리를 한 것은 모두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무원의 관내 출장이란 '상사의 명에 의하여 정규 근무지 이외의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고성군 상족암군립공원 사업소와 의령군 친환경 골프장사업소 공무원의 정규근무지는 소속된 사업소 이름 그대로입니다. 애초에 출장을 신청할 수 없는데도 사무실만 벗어나면 관행적으로 출장여비를 받았던 겁니다.

이들은 사전 출장을 신청할 때 한 가지 목적만 적었을 뿐 실제로는 정규근무지를 벗어나는 등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공무를 수행했다고 해명을 하지만 이를 증명할 자료는 없었습니다.

■ "경직된 사전 출장 신고가 문제"

취재를 위해 만났던 공무원들이 입을 모아 지적했던 문제는 '사전 출장 신고'였습니다.

이들은 무조건 출장을 나가기 전에 출장을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당일에 다른 출장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출장 신청서에는 제대로 기록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사전 출장 신고를 한 당일에 여러 곳에 출장을 다녀왔더라도 사전 출장 신청서에는 한 가지 사유만 적혀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 일부기관,'사후 출장 신고' 시행중 .. 허위 출장 방지책 되나?

대안은 있습니다. 사후 출장 신고를 할 수 있도록 보완하면 됩니다.

실제로 충청북도교육청은 지난해 9월부터 근무지 내 출장을 갈 때 사전과 사후 신청을 각각 받고 있습니다. 근무지 내 출장을 다녀올 때 출장여비 부당 수령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목적지도 단순히 '관내 일원'이나 '동', '읍' 단위를 적는 게 아닌 구체적으로 출장을 가는 건물명을 적는 등 구체적으로 작성합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이와 같은 사후 출장 제도를 마련하는 게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를 허위 출장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무원 박봉'으로 여겨지던 시절, 각종 수당으로 적은 봉급을 보완하던 과거부터 이어져 온 관행으로 출장여비를 수령해 온 것은 없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연관 기사] [현장K] 옆 건물도 걸어서 1분 거리도…출장비 챙기기 백태
  • [취재후] 옆 건물도, 걸어서 1분 거리도 ‘공무원은 출장 중’
    • 입력 2019.05.11 (07:02)
    • 수정 2019.05.11 (13:30)
    취재후
[취재후] 옆 건물도, 걸어서 1분 거리도 ‘공무원은 출장 중’
■ 혈세가 공무원 쌈짓돈? .. 사무실만 벗어나면 출장 신청

사무실 바로 옆의 창고와 걸어서 1분 거리의 박물관, 경남 의령의 친환경 골프장사업소와 고성의 상족암군립공원 사무소 공무원들에게는 모두 출장지였습니다.

창고에서 물품 정리를 하거나 공룡박물관 수장고 점검 등 공원 관리가 업무지만 공원 관리를 위해 사무실을 벗어나면 출장을 신청해왔던 겁니다.

공원 매표소도 사무실 밖이라는 이유로 출장 처리해 매일 같이 2만 원의 세금이 공무원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경남 의령군의 친환경 골프장사업소도 비슷합니다. 골프장 관리가 업무인 이들이 길 하나를 건너면 되는 골프장에 갈 때도 사무실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출장 처리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의령 친환경 골프장사업소 근무자들의 지난해부터 지난 3월까지의 출장 횟수는 천5백여 건이고 같은 기간 상족암군립공원 사업소 근무자들의 출장 횟수도 2천여 건에 달했습니다.

기사에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경상남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산림환경연구원의 일부 공무원들은 다른 곳으로 부서를 옮기는 전출자가 있으면 관외 출장을 끊어 동료를 배웅했습니다. 업무시간에 전출자를 배웅하는 게 공무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관외 출장여비까지 챙겼다는 걸 납득할 만한 국민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출장 신청할 수밖에 없어" 항변 .. '근무지 내 근무, 출장 처리'는 '규정 위반'


해당 공무원들은 출장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사무실을 벗어나 자리를 비울 때 출장을 신청하지 않으면 무단이탈로 간주될 수 있어 근거를 남겨둬야 한다는 겁니다.

또, 공무용 차량이 부족해 본인 차량을 이용할 때가 많은데 이런 외근 직원에 대한 별도의 보상 체계가 없다는 겁니다.

한편으로 해명이 이해가 가면서도 출장 근거는 남기고 업무 내용에 따라서 여비를 받지 않는 자치단체도 있는 걸 보면 해명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정규 근무지 내에서 일하면서 출장 처리를 한 것은 모두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무원의 관내 출장이란 '상사의 명에 의하여 정규 근무지 이외의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고성군 상족암군립공원 사업소와 의령군 친환경 골프장사업소 공무원의 정규근무지는 소속된 사업소 이름 그대로입니다. 애초에 출장을 신청할 수 없는데도 사무실만 벗어나면 관행적으로 출장여비를 받았던 겁니다.

이들은 사전 출장을 신청할 때 한 가지 목적만 적었을 뿐 실제로는 정규근무지를 벗어나는 등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공무를 수행했다고 해명을 하지만 이를 증명할 자료는 없었습니다.

■ "경직된 사전 출장 신고가 문제"

취재를 위해 만났던 공무원들이 입을 모아 지적했던 문제는 '사전 출장 신고'였습니다.

이들은 무조건 출장을 나가기 전에 출장을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당일에 다른 출장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출장 신청서에는 제대로 기록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사전 출장 신고를 한 당일에 여러 곳에 출장을 다녀왔더라도 사전 출장 신청서에는 한 가지 사유만 적혀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 일부기관,'사후 출장 신고' 시행중 .. 허위 출장 방지책 되나?

대안은 있습니다. 사후 출장 신고를 할 수 있도록 보완하면 됩니다.

실제로 충청북도교육청은 지난해 9월부터 근무지 내 출장을 갈 때 사전과 사후 신청을 각각 받고 있습니다. 근무지 내 출장을 다녀올 때 출장여비 부당 수령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목적지도 단순히 '관내 일원'이나 '동', '읍' 단위를 적는 게 아닌 구체적으로 출장을 가는 건물명을 적는 등 구체적으로 작성합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이와 같은 사후 출장 제도를 마련하는 게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를 허위 출장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무원 박봉'으로 여겨지던 시절, 각종 수당으로 적은 봉급을 보완하던 과거부터 이어져 온 관행으로 출장여비를 수령해 온 것은 없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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