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일그러진 내집 마련의 꿈’ 음성 지역조합아파트

입력 2019.06.09 (21:25) 수정 2019.06.10 (07: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역 주민이 조합을 만들어 공동으로 땅을 사들인 뒤 집을 짓는 '지역주택조합'.

무주택자들도 참여할 수 있어서 이른바 '아파트 공동 구매'로도 불립니다.

재개발, 재건축과 달리 조합원들이 투자금을 모아 집을 짓기 때문에 중간단계 비용이나 홍보 비용 등을 아낄 수 있어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재개발 등에 비해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아파트 입주 후에도 수십 억 원의 추가 공사비 문제로 다툼이 벌어진 한 지역주택조합을 양예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지어진 충북 음성의 한 아파트.

6백여 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는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서 당초보다 3,4천만 원 정도 분담금 더 내고 입주해야 했습니다.

[이기순/입주 조합원 : "시세보다 조금 싸게 할수 있겠구나(해서 들어왔는데) 저희 분담금이 엄청많이 나왔잖아요. 거진 4천만 원 가까이가 나온 상태니까..."]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알고 보니 조합장이 조합 인가를 받을 때, 다른 사람들의 명의만 빌려 조합원으로 채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이 전체 세대의 60%를 넘어야 설립 인가가 나기 때문에 투자 명목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여 채워넣었다는 게 조합장의 얘깁니다.

[조합장 A씨/음성변조 : "(그 사람들은 입주 대신) 투자를 한건데 그게 잘 안된거죠. 나중에 경기가 안좋아지고 하다보니까.그래서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긴거거든요."]

명의를 모아서 빌려준 사람들은 대부분 건설 관련 업자들.

아파트 관련 각종 시공권을 약속 받고 조합장의 부탁에 응한 것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명의 빌려준 조합원 B씨/음성변조 : "우리가 거기다가 몇십 채씩 왜 투자해요? 조합 설립되면 (조합원에서) 빼준다고해서 우리가 해준거죠."]

이러다보니 이들이 내지 않은 중도금과 잔금을 실입주 조합원 240여 세대가 대신 물어내야 할 처지에 몰린 겁니다.

[박하나/아파트 주민 : "(저희는) 준공돼서 아파트 올라가면 끝인줄 알았고, 족쇄를 완전히 찬 느낌이에요."]

입주민들이 이들의 아파트를 인수해 시공사에 넘겼지만 여전히 70억 원 가까운 미지급 공사비가 남았습니다.

세대 당 3천만 원의 2차 추가 분담금.

내집 마련의 꿈을 빚더미 위에서 시작해야 할 판입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앵커의 눈] ‘일그러진 내집 마련의 꿈’ 음성 지역조합아파트
    • 입력 2019-06-09 21:28:10
    • 수정2019-06-10 07:57:24
    뉴스 9
[앵커]

지역 주민이 조합을 만들어 공동으로 땅을 사들인 뒤 집을 짓는 '지역주택조합'.

무주택자들도 참여할 수 있어서 이른바 '아파트 공동 구매'로도 불립니다.

재개발, 재건축과 달리 조합원들이 투자금을 모아 집을 짓기 때문에 중간단계 비용이나 홍보 비용 등을 아낄 수 있어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재개발 등에 비해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아파트 입주 후에도 수십 억 원의 추가 공사비 문제로 다툼이 벌어진 한 지역주택조합을 양예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지어진 충북 음성의 한 아파트.

6백여 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는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서 당초보다 3,4천만 원 정도 분담금 더 내고 입주해야 했습니다.

[이기순/입주 조합원 : "시세보다 조금 싸게 할수 있겠구나(해서 들어왔는데) 저희 분담금이 엄청많이 나왔잖아요. 거진 4천만 원 가까이가 나온 상태니까..."]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알고 보니 조합장이 조합 인가를 받을 때, 다른 사람들의 명의만 빌려 조합원으로 채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이 전체 세대의 60%를 넘어야 설립 인가가 나기 때문에 투자 명목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여 채워넣었다는 게 조합장의 얘깁니다.

[조합장 A씨/음성변조 : "(그 사람들은 입주 대신) 투자를 한건데 그게 잘 안된거죠. 나중에 경기가 안좋아지고 하다보니까.그래서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긴거거든요."]

명의를 모아서 빌려준 사람들은 대부분 건설 관련 업자들.

아파트 관련 각종 시공권을 약속 받고 조합장의 부탁에 응한 것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명의 빌려준 조합원 B씨/음성변조 : "우리가 거기다가 몇십 채씩 왜 투자해요? 조합 설립되면 (조합원에서) 빼준다고해서 우리가 해준거죠."]

이러다보니 이들이 내지 않은 중도금과 잔금을 실입주 조합원 240여 세대가 대신 물어내야 할 처지에 몰린 겁니다.

[박하나/아파트 주민 : "(저희는) 준공돼서 아파트 올라가면 끝인줄 알았고, 족쇄를 완전히 찬 느낌이에요."]

입주민들이 이들의 아파트를 인수해 시공사에 넘겼지만 여전히 70억 원 가까운 미지급 공사비가 남았습니다.

세대 당 3천만 원의 2차 추가 분담금.

내집 마련의 꿈을 빚더미 위에서 시작해야 할 판입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