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탈 때까지’…종합병원 ‘태움’에 ‘공짜 노동’까지

입력 2019.06.24 (21:27) 수정 2019.06.2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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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시뉴스에서도 보도한 바 있었죠, 간호사들의 괴롭힘 악습, 이른바 '태움' 악습이 병원에 만연해있다는 사실이 정부의 근로 감독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일을 잘 못하는 신입 간호사들을 하얗게 재로 만들 정도로 괴롭힌다는 이 태움 악습은 과중한 업무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공짜 노동이 다반사였습니다.

박대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입사 5개월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선욱 간호사.

하루 서너 시간 밖에 못자고 매번 끼니를 거른다, 업무 설명을 못들어봤다, 스트레스로 정신을 못차리겠다는 메모와 문자를 남겼습니다.

[김윤주/故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동기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죽지 못해서 다녀요' 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거의 대다수가 다…. 다들 우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이렇게 알려진 간호사들의 이른바 '태움 '의혹.

정부 조사에서도 종합병원 4곳의 태움 사례 10여건이 확인됐습니다.

일을 갓 시작한 수습 간호사가 업무를 제대로 못한다며 꼬집히고 등을 맞았습니다.

입사 직후 일을 능숙하게 못한다며 선배의 지속적 폭언에 시달렸습니다.

환자들 앞에서 인격 모독적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권기섭/고용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 :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 등은 계속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태움'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부담도 드러났습니다.

간호사들은 업무 특성상 환자 상태 인수인계등으로 정해진 근무시간을 넘기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11개 종합병원은 연장 근로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았습니다.

체불임금은 63억 원에 달합니다.

[김윤주/故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대형 병원들 조차도 인력이 부족하고, 시달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뱉어지는 것들이 일종의 '태움'이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거나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병원도 적발해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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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얗게 탈 때까지’…종합병원 ‘태움’에 ‘공짜 노동’까지
    • 입력 2019-06-24 21:32:31
    • 수정2019-06-24 22: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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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시뉴스에서도 보도한 바 있었죠, 간호사들의 괴롭힘 악습, 이른바 '태움' 악습이 병원에 만연해있다는 사실이 정부의 근로 감독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일을 잘 못하는 신입 간호사들을 하얗게 재로 만들 정도로 괴롭힌다는 이 태움 악습은 과중한 업무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공짜 노동이 다반사였습니다.

박대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입사 5개월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선욱 간호사.

하루 서너 시간 밖에 못자고 매번 끼니를 거른다, 업무 설명을 못들어봤다, 스트레스로 정신을 못차리겠다는 메모와 문자를 남겼습니다.

[김윤주/故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동기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죽지 못해서 다녀요' 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거의 대다수가 다…. 다들 우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이렇게 알려진 간호사들의 이른바 '태움 '의혹.

정부 조사에서도 종합병원 4곳의 태움 사례 10여건이 확인됐습니다.

일을 갓 시작한 수습 간호사가 업무를 제대로 못한다며 꼬집히고 등을 맞았습니다.

입사 직후 일을 능숙하게 못한다며 선배의 지속적 폭언에 시달렸습니다.

환자들 앞에서 인격 모독적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권기섭/고용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 :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 등은 계속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태움'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부담도 드러났습니다.

간호사들은 업무 특성상 환자 상태 인수인계등으로 정해진 근무시간을 넘기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11개 종합병원은 연장 근로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았습니다.

체불임금은 63억 원에 달합니다.

[김윤주/故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대형 병원들 조차도 인력이 부족하고, 시달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뱉어지는 것들이 일종의 '태움'이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거나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병원도 적발해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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