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WHO·FDA 인증’ 먹는 낙태약 직구”…문제없나?

입력 2019.06.28 (21:42) 수정 2019.06.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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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임신중단, 낙태죄에 대한 헌재 결정 이후 먹는 낙태약을 판다는 광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팩트체크 해보겠습니다. 박경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하나씩 따져보죠, 먼저 광고들처럼 먹는 낙태약, 국제적으로 승인받은 건, 맞나요?

[기자]

세계보건기구, WHO 사이트를 보면 약의 성분을 정리한 리스트가 있는데, 여기에 낙태가 가능한 특정 성분을 포함시켰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WHO가 낙태 특정 제품을 승인했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앵커]

최근에 검찰도 12주 이내 낙태 처벌을 유예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오해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정상적인 낙태약이라면 낙태약을 수입하는 것도 문제가 없나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낙태를 금지한 현행법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낙태약을 수입이나 구입은 모두 불법입니다.

따라서 먹는 낙태약 수입이 가능하다는 명제도 사실이 아닙니다.

광고에선 특히 미국산 미프진이라는 특정 약품이 등장하는데, 미국 FDA 사이트와 우리 식약처 등에 확인해본 결과 그런 약은 없었습니다.

미국 FDA가 승인한 다른 이름의 제품이 있긴 하지만, FDA는 이 제품마저도 인터넷이나 약국에서 파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의사의 처방을 받은 뒤 의사 앞에서 복용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약도 시중에 나와선 안 되는 거죠.

특히 FDA는 온라인 판매 제품은 가짜다, 위험하다, 이렇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짜군요.. 그런데 이 먹는 낙태약을 구입했고, 복용했다는 주장도 있잖아요? 이건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그래서 저희가 직접 판매자와 구매 상담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미국 정품이라고 말하면서 "밀수를 한다" "들키지 않게" "개인정보 노출 안 되게 그러니까 위장해서 포장한다" "안심해라" 이런 말도 했습니다.

어쨌든 불법 밀수가 이뤄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봐야겠죠.

[앵커]

정리해보면, 미국에서도 살 수 없는 약을 밀수를 한다는 건데, 그럼 그렇게 들어왔다는 약은 정체를 알 수도 없는 약 인거네요?

[기자]

네, 인터넷 글들을 보면 막상 약을 받고 보니 인도에서 보냈다는 증언이 많았습니다.

실제 인도에서는 값싼 저가의 약들이 판을 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요한 건, 밀수를 한 사람뿐만 아니라 밀수한 제품을 사는 사람도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 단속과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무엇보다 헌법불합치 이후 낙태와 관련한 입법이 시급해 보이는군요.

팩트체크K 박경호 기자였습니다.


※취재 지원: 팩트체크 인턴기자 오주현 jhoh08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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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WHO·FDA 인증’ 먹는 낙태약 직구”…문제없나?
    • 입력 2019-06-28 21:46:27
    • 수정2019-06-28 22:00:55
    뉴스 9
[앵커]

보신 것처럼 임신중단, 낙태죄에 대한 헌재 결정 이후 먹는 낙태약을 판다는 광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팩트체크 해보겠습니다. 박경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하나씩 따져보죠, 먼저 광고들처럼 먹는 낙태약, 국제적으로 승인받은 건, 맞나요?

[기자]

세계보건기구, WHO 사이트를 보면 약의 성분을 정리한 리스트가 있는데, 여기에 낙태가 가능한 특정 성분을 포함시켰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WHO가 낙태 특정 제품을 승인했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앵커]

최근에 검찰도 12주 이내 낙태 처벌을 유예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오해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정상적인 낙태약이라면 낙태약을 수입하는 것도 문제가 없나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낙태를 금지한 현행법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낙태약을 수입이나 구입은 모두 불법입니다.

따라서 먹는 낙태약 수입이 가능하다는 명제도 사실이 아닙니다.

광고에선 특히 미국산 미프진이라는 특정 약품이 등장하는데, 미국 FDA 사이트와 우리 식약처 등에 확인해본 결과 그런 약은 없었습니다.

미국 FDA가 승인한 다른 이름의 제품이 있긴 하지만, FDA는 이 제품마저도 인터넷이나 약국에서 파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의사의 처방을 받은 뒤 의사 앞에서 복용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약도 시중에 나와선 안 되는 거죠.

특히 FDA는 온라인 판매 제품은 가짜다, 위험하다, 이렇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짜군요.. 그런데 이 먹는 낙태약을 구입했고, 복용했다는 주장도 있잖아요? 이건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그래서 저희가 직접 판매자와 구매 상담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미국 정품이라고 말하면서 "밀수를 한다" "들키지 않게" "개인정보 노출 안 되게 그러니까 위장해서 포장한다" "안심해라" 이런 말도 했습니다.

어쨌든 불법 밀수가 이뤄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봐야겠죠.

[앵커]

정리해보면, 미국에서도 살 수 없는 약을 밀수를 한다는 건데, 그럼 그렇게 들어왔다는 약은 정체를 알 수도 없는 약 인거네요?

[기자]

네, 인터넷 글들을 보면 막상 약을 받고 보니 인도에서 보냈다는 증언이 많았습니다.

실제 인도에서는 값싼 저가의 약들이 판을 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요한 건, 밀수를 한 사람뿐만 아니라 밀수한 제품을 사는 사람도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 단속과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무엇보다 헌법불합치 이후 낙태와 관련한 입법이 시급해 보이는군요.

팩트체크K 박경호 기자였습니다.


※취재 지원: 팩트체크 인턴기자 오주현 jhoh08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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