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미 협상 ‘모색’…G20 논의 ‘본격화’

입력 2019.06.29 (07:50) 수정 2019.07.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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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6월 마지막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먼저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북미 정상 간에 이른바 친서 외교가 이뤄지면서 주춤했던 북미 간 협상 재개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실무협상과 3차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고 문재인 대통령도 북미 간 물밑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오늘 한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디를 찾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북미 간 친서외교, 또 G20 정상회의로 분수령을 맞은 비핵화 협상 재개 움직임, 정은지 리포터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평양 국제공항에서 열린 시진핑 주석의 환영 행사. 열한 북한 간부들 사이 리용호 외무상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조선중앙TV : "리용호 동지, 김여정 동지, 중화인민공화국주재 우리나라 특명전권대사 지재룡 동지가 비행장에 나와 있었습니다."]

권력 서열이 더 높은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물론, 그간 대미협상을 총괄해온 김영철 부위원장보다 앞쪽에 서 있습니다.

금수산영빈관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도 리용호 외무상은 배석한 반면, 김영철 부위원장은 빠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대외 협상 대리인이 김영철 부위원장에서 리용호 외무상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수요일, 미국 측 대화 파트너인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요구하는 듯한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북미 정상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해 애써도 북한에 적대적인 정책 수립자들이 있는 한 북미 관계 개선은 물론 한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제재가 대화를 이끈다는 취지의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북한은 앞서 하노이 북미회담 직후에도 폼페이오 장관을 회담 결렬 책임자로 지목하며 교체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노이 회담 실패의 책임을 지고 김영철 부위원장이 물러난 만큼, 미국도 폼페이오 장관을 교체해 새 협상 진용을 짜자는 겁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 쪽에서는 새로운 대미 협상라인을 이미 정비를 했는데 미국 측에서도 거기에 상응하는 라인, 대북협상 라인을 정비했으면 좋겠다 그런 뜻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이제 또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는 원에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라는 그런 판단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북한은 또 담화에서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은 제재 해제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하노이 회담에서 제재 해제를 강조한 것이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판단에서 다른 상응 조치를 요구해 협상판을 새로 짜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입니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 담당 국장 명의 별도 담화를 통해 대화의 당사자가 자신과 미국이라며 남측이 참견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이 같은 행보는 북미 정상 간 친서가 오가는 상황에서, 미국의 행보가 여전히 압박 중심이라는 판단 아래 내용적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비판의 초점을 폼페이오 장관에게 맞춘 것은 최근 북미 정상 간 대화 흐름은 지속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보였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무실에 앉아 편지 한 장을 읽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북한 매체가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사진입니다.

[조선중앙TV :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고 하시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면서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답신 가능성이 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실무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자고 제안한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일괄타결 원칙을 고수하던 미국이 한결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새로운 계산법이 필요하다는 김 위원장의 요구에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협상 제안 외에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나자며 조속한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도 희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흥미로운 내용이라며 신중히 검토할 뜻을 밝힌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최근 비건 대표가 북미 양측이 유연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는데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도 보다 양측이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과감하게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통 크게 서로 입장을 교환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메시지, 본인도 양보할 의사가 있다라는 그런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담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에서 추가 정상회담 문제를 언급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추가 회담에 관한 언급은 없었나요?) 아마 있었을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어느 시점에 정상회담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마도’, ‘어느 시점에’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하며 회담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3차 정상회담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먼저 실무협상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통해 비핵화에 구체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종전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가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앞서 한국을 찾았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사전 준비를 위해서지만 최근 분위기로는 북한과의 접촉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 김 위원장과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일부 관측이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일축했습니다.

다만, 간접 접촉의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일각에선 먼저 방한한 비건 대표가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건가요?) 김 위원장 말고 다른 많은 사람과 만날 겁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그에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북미 정상의 친서 교환, 그리고 미국의 실무협상 제안으로 대화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공개했습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상.

북한이 영변 핵시설 전부를 검증 하에 전면적으로 폐기한다면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 평가할 수 있다면서, 비핵화가 진전되면 대북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거란 견해를 밝혔습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지금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사실 북한이 우리와 대화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 대화의 문을 닫은 상황이라서 여러 가지로 남북미 그리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끌어나갔던 과거의 중재자, 촉진자 역할에서 상당 부분 조금 약화된 위상을 질 수밖에 없는데 거기서 한국이 할 수 있는 구상, 카드를 지금 적극적으로 어필을 하는 것이죠. 과연 이 카드에 대해서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좀 두고 봐야 될 거 같습니다."]

지금 일본 오사카에서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한창입니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듣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G20을 계기로 비핵화 협상 진전을 의제로 한 대화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한 기간 DMZ 방문을 계획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던질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을 찾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대부분 DMZ를 방문했습니다.

7년 전 오바마 대통령은 가죽 재킷을 입고 최전방 관측소를 방문해 망원경으로 북한 지역을 살펴봤고, 클린턴 대통령은 아예 공동경비구역 내‘돌아오지 않는 다리’까지 찾아가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빌 클린턴/당시 미국 대통령/1993년 :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입니다. 만약 핵을 사용하면 북한의 최후가 될 것입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게 되면 이전 대통령들과는 다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높았던 2년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DMZ 방문을 원했지만, 짙은 안개 탓에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로 복귀하자는 참모들 건의에 “10분만 더”를 수차례 외치며 DMZ 방문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DMZ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서 유화적인 메시지, 평화를 향한 메시지를 내놓는다고 하면 북한으로서는 이게 체면이 살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체면을 좀 살리고 다시 대화로 복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와 명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금 북한은 하노 노딜 사태 이후에 비핵화 대 제재완화라고 하는 안보 대 경제교환 패러다임에서 비핵화 대 안전보장이라고 하는 안보 대 안보 교환 패러다임으로 논의의 축을 바꿔온 상황이거든요, 그에 상응하는 거기에 맞는 메시지를 미국이 내놓아야 할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G20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 한미 정상이 만난다는 점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어떤 논의가 오갈지도 관심입니다.

핵심 의제는 북미 정상 간 친서와 G20 기간 시진핑 주석에게서 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토대로 비핵화 새 대화판을 어떻게 풀어갈 집니다.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입장을 적극 전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시 주석이 영변 핵 폐기 제안에서 진전된 북한의 제안을 들고 왔을지도 관심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는 변함이 없으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고 싶다, 또, 한국과도 화해 협력을 추진하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했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6월 27일, 한중 정상회담) : "중국은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기여하기 위하여 한중 양국관계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김정은 위원장으로 하여금 비핵화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끔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중국의 요구를 감안해서 남북정상회담을 조만간 판문점에서든 아니면 간단한 약식 바탕의 형태로든 간에 성사시키고 그다음에 북미회담으로 가을쯤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넉 달, 한반도 정세가 다시금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주말까지 숨 가쁘게 이어지는 릴레이 회담으로 정체 상태였던 북미 비핵화 시계가 다시 빨라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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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북미 협상 ‘모색’…G20 논의 ‘본격화’
    • 입력 2019-06-29 08:22:45
    • 수정2019-07-08 15:02:30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6월 마지막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먼저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북미 정상 간에 이른바 친서 외교가 이뤄지면서 주춤했던 북미 간 협상 재개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실무협상과 3차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고 문재인 대통령도 북미 간 물밑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오늘 한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디를 찾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북미 간 친서외교, 또 G20 정상회의로 분수령을 맞은 비핵화 협상 재개 움직임, 정은지 리포터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평양 국제공항에서 열린 시진핑 주석의 환영 행사. 열한 북한 간부들 사이 리용호 외무상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조선중앙TV : "리용호 동지, 김여정 동지, 중화인민공화국주재 우리나라 특명전권대사 지재룡 동지가 비행장에 나와 있었습니다."]

권력 서열이 더 높은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물론, 그간 대미협상을 총괄해온 김영철 부위원장보다 앞쪽에 서 있습니다.

금수산영빈관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도 리용호 외무상은 배석한 반면, 김영철 부위원장은 빠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대외 협상 대리인이 김영철 부위원장에서 리용호 외무상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수요일, 미국 측 대화 파트너인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요구하는 듯한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북미 정상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해 애써도 북한에 적대적인 정책 수립자들이 있는 한 북미 관계 개선은 물론 한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제재가 대화를 이끈다는 취지의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북한은 앞서 하노이 북미회담 직후에도 폼페이오 장관을 회담 결렬 책임자로 지목하며 교체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노이 회담 실패의 책임을 지고 김영철 부위원장이 물러난 만큼, 미국도 폼페이오 장관을 교체해 새 협상 진용을 짜자는 겁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 쪽에서는 새로운 대미 협상라인을 이미 정비를 했는데 미국 측에서도 거기에 상응하는 라인, 대북협상 라인을 정비했으면 좋겠다 그런 뜻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이제 또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는 원에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라는 그런 판단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북한은 또 담화에서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은 제재 해제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하노이 회담에서 제재 해제를 강조한 것이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판단에서 다른 상응 조치를 요구해 협상판을 새로 짜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입니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 담당 국장 명의 별도 담화를 통해 대화의 당사자가 자신과 미국이라며 남측이 참견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이 같은 행보는 북미 정상 간 친서가 오가는 상황에서, 미국의 행보가 여전히 압박 중심이라는 판단 아래 내용적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비판의 초점을 폼페이오 장관에게 맞춘 것은 최근 북미 정상 간 대화 흐름은 지속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보였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무실에 앉아 편지 한 장을 읽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북한 매체가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사진입니다.

[조선중앙TV :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고 하시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면서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답신 가능성이 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실무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자고 제안한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일괄타결 원칙을 고수하던 미국이 한결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새로운 계산법이 필요하다는 김 위원장의 요구에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협상 제안 외에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나자며 조속한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도 희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흥미로운 내용이라며 신중히 검토할 뜻을 밝힌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최근 비건 대표가 북미 양측이 유연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는데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도 보다 양측이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과감하게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통 크게 서로 입장을 교환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메시지, 본인도 양보할 의사가 있다라는 그런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담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에서 추가 정상회담 문제를 언급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추가 회담에 관한 언급은 없었나요?) 아마 있었을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어느 시점에 정상회담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마도’, ‘어느 시점에’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하며 회담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3차 정상회담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먼저 실무협상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통해 비핵화에 구체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종전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가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앞서 한국을 찾았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사전 준비를 위해서지만 최근 분위기로는 북한과의 접촉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 김 위원장과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일부 관측이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일축했습니다.

다만, 간접 접촉의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일각에선 먼저 방한한 비건 대표가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건가요?) 김 위원장 말고 다른 많은 사람과 만날 겁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그에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북미 정상의 친서 교환, 그리고 미국의 실무협상 제안으로 대화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공개했습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상.

북한이 영변 핵시설 전부를 검증 하에 전면적으로 폐기한다면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 평가할 수 있다면서, 비핵화가 진전되면 대북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거란 견해를 밝혔습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지금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사실 북한이 우리와 대화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 대화의 문을 닫은 상황이라서 여러 가지로 남북미 그리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끌어나갔던 과거의 중재자, 촉진자 역할에서 상당 부분 조금 약화된 위상을 질 수밖에 없는데 거기서 한국이 할 수 있는 구상, 카드를 지금 적극적으로 어필을 하는 것이죠. 과연 이 카드에 대해서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좀 두고 봐야 될 거 같습니다."]

지금 일본 오사카에서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한창입니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듣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G20을 계기로 비핵화 협상 진전을 의제로 한 대화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한 기간 DMZ 방문을 계획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던질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을 찾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대부분 DMZ를 방문했습니다.

7년 전 오바마 대통령은 가죽 재킷을 입고 최전방 관측소를 방문해 망원경으로 북한 지역을 살펴봤고, 클린턴 대통령은 아예 공동경비구역 내‘돌아오지 않는 다리’까지 찾아가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빌 클린턴/당시 미국 대통령/1993년 :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입니다. 만약 핵을 사용하면 북한의 최후가 될 것입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게 되면 이전 대통령들과는 다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높았던 2년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DMZ 방문을 원했지만, 짙은 안개 탓에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로 복귀하자는 참모들 건의에 “10분만 더”를 수차례 외치며 DMZ 방문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 "DMZ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서 유화적인 메시지, 평화를 향한 메시지를 내놓는다고 하면 북한으로서는 이게 체면이 살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체면을 좀 살리고 다시 대화로 복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와 명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금 북한은 하노 노딜 사태 이후에 비핵화 대 제재완화라고 하는 안보 대 경제교환 패러다임에서 비핵화 대 안전보장이라고 하는 안보 대 안보 교환 패러다임으로 논의의 축을 바꿔온 상황이거든요, 그에 상응하는 거기에 맞는 메시지를 미국이 내놓아야 할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G20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 한미 정상이 만난다는 점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어떤 논의가 오갈지도 관심입니다.

핵심 의제는 북미 정상 간 친서와 G20 기간 시진핑 주석에게서 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토대로 비핵화 새 대화판을 어떻게 풀어갈 집니다.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입장을 적극 전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시 주석이 영변 핵 폐기 제안에서 진전된 북한의 제안을 들고 왔을지도 관심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는 변함이 없으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고 싶다, 또, 한국과도 화해 협력을 추진하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했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6월 27일, 한중 정상회담) : "중국은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기여하기 위하여 한중 양국관계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김정은 위원장으로 하여금 비핵화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끔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중국의 요구를 감안해서 남북정상회담을 조만간 판문점에서든 아니면 간단한 약식 바탕의 형태로든 간에 성사시키고 그다음에 북미회담으로 가을쯤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넉 달, 한반도 정세가 다시금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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