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다녀갔다”…‘한보 4남’ 정한근을 잡은 SNS?

입력 2019.08.01 (19:20) 수정 2019.08.0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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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도피 21년 만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 씨, 10여년 만에 재판도 시작됐는데요.

정 씨를 잡는 데는 캐나다에 있는 자녀의 SNS가 한 몫 했다고 합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정 씨의 국내 송환 뒷 이야기를 하누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해외에서 21년 동안이나 정체를 감추고 가족과 살아온 정한근 씨.

[정한근/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4남/지난 6월 22일 : "(다른 가족분들 어디 계신지 알고 계신지요?) ......."]

정 씨의 꼬리가 밟힌 건 다름아닌 캐나다에 있던 정 씨의 자녀였습니다.

정 씨의 행방을 알 수 없던 검찰은 자녀의 SNS를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정 씨는 신분을 세탁해 다른 사람 명의 여권으로 캐나다를 오갔는데, 자녀가 아버지와의 만남을 SNS에 남겼던 겁니다.

캐나다 출입국 기록과 SNS를 비교해 꾸준히 확인 한 결과, 정 씨가 가짜 여권으로 에콰도르 등에 다닌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에콰도르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있지 않아 송환까지 벽이 높았고, 검찰은 다른 전략을 쓰기로 했습니다.

검찰이 추적 중이라는 사실을 일부러 정 씨에게 흘려 에콰도르 생활을 정리하게 만들었습니다.

에콰도르 생활을 청산한 정 씨는 경유지인 파나마로 향했습니다.

검찰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파나마 당국과 공조해 인터폴 수배 대상인 정 씨를 공항에 묶어뒀습니다.

검찰 추적을 피해 사실상의 '이삿짐'을 들고온 터라 숨긴 재산을 찾을 단서가 들어있는 노트북이나 정태수 회장의 육필 원고, 장례식 영상 등도 별도의 압수수색 없이 한 번에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체포 뒤에는 정 씨가 미국 시민권을 주장하며 송환을 거부할 것을 우려해 짧은 거리의 미국 노선 대신 브라질과 두바이 등을 경유해 일부러 먼 길을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렇게 21년 만에 송환된 정 씨를 상대로 국내외에 숨긴 재산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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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가 다녀갔다”…‘한보 4남’ 정한근을 잡은 SNS?
    • 입력 2019-08-01 19:23:45
    • 수정2019-08-01 19: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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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도피 21년 만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 씨, 10여년 만에 재판도 시작됐는데요.

정 씨를 잡는 데는 캐나다에 있는 자녀의 SNS가 한 몫 했다고 합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정 씨의 국내 송환 뒷 이야기를 하누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해외에서 21년 동안이나 정체를 감추고 가족과 살아온 정한근 씨.

[정한근/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4남/지난 6월 22일 : "(다른 가족분들 어디 계신지 알고 계신지요?) ......."]

정 씨의 꼬리가 밟힌 건 다름아닌 캐나다에 있던 정 씨의 자녀였습니다.

정 씨의 행방을 알 수 없던 검찰은 자녀의 SNS를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정 씨는 신분을 세탁해 다른 사람 명의 여권으로 캐나다를 오갔는데, 자녀가 아버지와의 만남을 SNS에 남겼던 겁니다.

캐나다 출입국 기록과 SNS를 비교해 꾸준히 확인 한 결과, 정 씨가 가짜 여권으로 에콰도르 등에 다닌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에콰도르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있지 않아 송환까지 벽이 높았고, 검찰은 다른 전략을 쓰기로 했습니다.

검찰이 추적 중이라는 사실을 일부러 정 씨에게 흘려 에콰도르 생활을 정리하게 만들었습니다.

에콰도르 생활을 청산한 정 씨는 경유지인 파나마로 향했습니다.

검찰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파나마 당국과 공조해 인터폴 수배 대상인 정 씨를 공항에 묶어뒀습니다.

검찰 추적을 피해 사실상의 '이삿짐'을 들고온 터라 숨긴 재산을 찾을 단서가 들어있는 노트북이나 정태수 회장의 육필 원고, 장례식 영상 등도 별도의 압수수색 없이 한 번에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체포 뒤에는 정 씨가 미국 시민권을 주장하며 송환을 거부할 것을 우려해 짧은 거리의 미국 노선 대신 브라질과 두바이 등을 경유해 일부러 먼 길을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렇게 21년 만에 송환된 정 씨를 상대로 국내외에 숨긴 재산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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