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불똥’…속앓이 사정은?

입력 2019.08.07 (08:09) 수정 2019.08.0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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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조금 전 친절한 뉴스에서도 보셨죠.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지자체까지 나서자 "오히려 순수성을 의심받는다" "부적절하다"며 시민들이 냉정하게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자 그런데, 이런 곳도 있습니다.

불매운동이 한달째를 맞으면서 남몰래 속앓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피해도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분들일까요?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리포트]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 중 하나죠.

더운 날씨에 4개에 만원인 맥주 많이들 드실 텐데요.

대부분의 편의점에선 일본 맥주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잘 팔리지도 않고 행사도 안 하는데. 본사에서 행사를 다 빼버렸어요."]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저는 (일본의 제재가) 곧바로 나오자마자 기분이 나빠서 뺐으니까. "왜 안 뺐어요." 라고 하시는 분들은 있는데 "왜 없어요."라고 하시는 분들은 아직까진 없어요."]

과거 인기 품목에서 이제는 행사 품목에서도, 냉장고에서도 빠진 일본 맥주는 어디에 보관하고 있을까요?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장기화가 되면 저 뒤에 창고에 있는 맥주들은 다 폐기처분되는 거죠. 제가 다 그걸 떠안는 거죠."]

이번엔 일본식 라면을 파는 식당입니다.

맛집으로 소문나 평소에는 손님이 몰렸을 시간이지만 지금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일단 뭐 매출만 봐서도 거의 한 30% 이상, 평일 30% 이상 주말은 거의 50% 이상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요."]

SNS 홍보에도 좀처럼 찾지 않는 손님으로 준비해 놓은 재료는 버리기 일쑵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야채 같은 경우에는 좀 냄새가 날 수 있다 보니까 바로바로 버리고 저희 수프, 육수 같은 경우에도 버리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니까 매출은 계속 적자 나고 재료도 계속 버리고 하다 보면 참 걱정이 많습니다. 요즘에."]

그렇다면, 손님들은 어떨까요? 간간히 들어온 손님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식당 손님 : "약간 눈치도 보이긴 하는데 한국 식당이고 한국 사람이 운영하고 계시고 그래서 저는 괜찮다는 생각하고 들어왔어요."]

한국 사람이 운영하고, 우리나라에서 난 재료를 쓰고 있지만 손님 발길이 끊기는 상황이 지금 현실입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솔직히 그냥 억울하죠. 솔직히 말해서. 저희는 일본산 재료도 안 들어가는데 괜히 이미지가 일본식 라면이다 보니까 피해를 보는 것 같아요."]

간단한 안주에 술을 마실 수 있는 일본식 선술집.

유행을 타면서 최근 여기저기 많아졌는데, 역시 불매 운동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김달호/일본식 선술집 업주 : "반 토막보다 더 심하죠. 지금은. 7월은 이제 완전 급격히 줄어든 상태고 이제 8월은 올라가야 하는데 8월도 주춤해있고요."]

이렇게 장사가 안되다 보니 아예 직원도 줄였다고 합니다.

[김달호/일본식 선술집 업주 : "7월부터 직원들 다 내보내고 혼자 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줄어드니까 적자를 줄여보려고…."]

특히, 타격이 큰 식당들이 있습니다.

아예 이름이 일본어로 된 식당인데요,

몇몇 프랜차이즈들은 한국 기업이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일본어 이름을 내건 한 초밥집은 최근 가게 이름을 바꿔야하나 고민에 빠졌습니다.

[유용준/초밥 식당 업주 : "제가 말띠라서 그래서 그냥 (일본어로) 하얀 말이라고 이름을 지어놓은 건데 이름을 (한글로) 하얀 말로 바꿔야 되나…."]

오해를 받으면서 아예 한국말로 풀어쓴 다음 일본 불매 운동에 동참한다는 문구까지 밖에 써놨을 정돕니다.

[유용준/초밥 식당 업주 : "타격이 좀 많이 큰 것 같고요. 많이 억울하죠. 제가 한국 사람이고 솔직히 일본 음식이라기보다는 한국식으로 많이 바뀐 일본식 음식인데 인식이 좀 그렇다 보니까 속상합니다. 솔직히."]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에 불매운동까지 겹친 식당 업주들은 이렇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일본산 재료 들어가는 거 없으니까 괜히 막 들어오실 때 눈치 안 보셔도 되고 당당히 그냥 들어오셔서 식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불매 운동의 범위에 대해 참여하는 분들의 의견도 이렇게 갈립니다.

[한웅/서울시 송파구 : "요즘 분위기가 그러다 보니까 그래서 되도록 일본 브랜드 식당 같은 곳은 안 가려고 하는 편이죠."]

[이건희/경기도 고양시 : "일본 음식 체인점이라 그러더라도 그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이고 그런 거는 많잖아요. 우리나라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체인점 같은 경우는 이용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명확하지 않는 국적이나 지분관계의 경우나 단순 자영업자 등 이른바 선의의 피해자들이 확산되는 문제도 지적됩니다.

[배정환/경기도 부천시 : "일본을 좋아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 요리를 하고 그래서 돈을 벌려고 하는 건데, 자기 일인 건데 그것까지는 좀 지나친 것 아닌가. 너무 피해를 보는 것 아닌가…."]

[이승호/서울시 마포구 : "정치적인 일 때문에 양국 간의 자영업자들이 손해를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은 짚어봐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이은희/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 "불매운동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까 일본의 어떤 문화가 있거나 하는 것은 다 이렇게 기피해야 되는 걸로 소비자들이 생각을 하다보니까 선의의 피해자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 거죠. 소비자의 선택권은 누구의 침해도 받지 않고 자기 책임하에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선택권에 강요하거나 위협감을 주거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달을 넘긴 일본제품 불매운동.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장기화에 대비해 선의의 피해자는 가려내는 냉정함과 신중함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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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불똥’…속앓이 사정은?
    • 입력 2019-08-07 08:19:07
    • 수정2019-08-07 08: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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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조금 전 친절한 뉴스에서도 보셨죠.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지자체까지 나서자 "오히려 순수성을 의심받는다" "부적절하다"며 시민들이 냉정하게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자 그런데, 이런 곳도 있습니다.

불매운동이 한달째를 맞으면서 남몰래 속앓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피해도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분들일까요?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리포트]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 중 하나죠.

더운 날씨에 4개에 만원인 맥주 많이들 드실 텐데요.

대부분의 편의점에선 일본 맥주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잘 팔리지도 않고 행사도 안 하는데. 본사에서 행사를 다 빼버렸어요."]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저는 (일본의 제재가) 곧바로 나오자마자 기분이 나빠서 뺐으니까. "왜 안 뺐어요." 라고 하시는 분들은 있는데 "왜 없어요."라고 하시는 분들은 아직까진 없어요."]

과거 인기 품목에서 이제는 행사 품목에서도, 냉장고에서도 빠진 일본 맥주는 어디에 보관하고 있을까요?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장기화가 되면 저 뒤에 창고에 있는 맥주들은 다 폐기처분되는 거죠. 제가 다 그걸 떠안는 거죠."]

이번엔 일본식 라면을 파는 식당입니다.

맛집으로 소문나 평소에는 손님이 몰렸을 시간이지만 지금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일단 뭐 매출만 봐서도 거의 한 30% 이상, 평일 30% 이상 주말은 거의 50% 이상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요."]

SNS 홍보에도 좀처럼 찾지 않는 손님으로 준비해 놓은 재료는 버리기 일쑵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야채 같은 경우에는 좀 냄새가 날 수 있다 보니까 바로바로 버리고 저희 수프, 육수 같은 경우에도 버리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니까 매출은 계속 적자 나고 재료도 계속 버리고 하다 보면 참 걱정이 많습니다. 요즘에."]

그렇다면, 손님들은 어떨까요? 간간히 들어온 손님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식당 손님 : "약간 눈치도 보이긴 하는데 한국 식당이고 한국 사람이 운영하고 계시고 그래서 저는 괜찮다는 생각하고 들어왔어요."]

한국 사람이 운영하고, 우리나라에서 난 재료를 쓰고 있지만 손님 발길이 끊기는 상황이 지금 현실입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솔직히 그냥 억울하죠. 솔직히 말해서. 저희는 일본산 재료도 안 들어가는데 괜히 이미지가 일본식 라면이다 보니까 피해를 보는 것 같아요."]

간단한 안주에 술을 마실 수 있는 일본식 선술집.

유행을 타면서 최근 여기저기 많아졌는데, 역시 불매 운동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김달호/일본식 선술집 업주 : "반 토막보다 더 심하죠. 지금은. 7월은 이제 완전 급격히 줄어든 상태고 이제 8월은 올라가야 하는데 8월도 주춤해있고요."]

이렇게 장사가 안되다 보니 아예 직원도 줄였다고 합니다.

[김달호/일본식 선술집 업주 : "7월부터 직원들 다 내보내고 혼자 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줄어드니까 적자를 줄여보려고…."]

특히, 타격이 큰 식당들이 있습니다.

아예 이름이 일본어로 된 식당인데요,

몇몇 프랜차이즈들은 한국 기업이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일본어 이름을 내건 한 초밥집은 최근 가게 이름을 바꿔야하나 고민에 빠졌습니다.

[유용준/초밥 식당 업주 : "제가 말띠라서 그래서 그냥 (일본어로) 하얀 말이라고 이름을 지어놓은 건데 이름을 (한글로) 하얀 말로 바꿔야 되나…."]

오해를 받으면서 아예 한국말로 풀어쓴 다음 일본 불매 운동에 동참한다는 문구까지 밖에 써놨을 정돕니다.

[유용준/초밥 식당 업주 : "타격이 좀 많이 큰 것 같고요. 많이 억울하죠. 제가 한국 사람이고 솔직히 일본 음식이라기보다는 한국식으로 많이 바뀐 일본식 음식인데 인식이 좀 그렇다 보니까 속상합니다. 솔직히."]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에 불매운동까지 겹친 식당 업주들은 이렇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일본 라면집 점장 : "일본산 재료 들어가는 거 없으니까 괜히 막 들어오실 때 눈치 안 보셔도 되고 당당히 그냥 들어오셔서 식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불매 운동의 범위에 대해 참여하는 분들의 의견도 이렇게 갈립니다.

[한웅/서울시 송파구 : "요즘 분위기가 그러다 보니까 그래서 되도록 일본 브랜드 식당 같은 곳은 안 가려고 하는 편이죠."]

[이건희/경기도 고양시 : "일본 음식 체인점이라 그러더라도 그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이고 그런 거는 많잖아요. 우리나라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체인점 같은 경우는 이용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명확하지 않는 국적이나 지분관계의 경우나 단순 자영업자 등 이른바 선의의 피해자들이 확산되는 문제도 지적됩니다.

[배정환/경기도 부천시 : "일본을 좋아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 요리를 하고 그래서 돈을 벌려고 하는 건데, 자기 일인 건데 그것까지는 좀 지나친 것 아닌가. 너무 피해를 보는 것 아닌가…."]

[이승호/서울시 마포구 : "정치적인 일 때문에 양국 간의 자영업자들이 손해를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은 짚어봐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이은희/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 "불매운동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까 일본의 어떤 문화가 있거나 하는 것은 다 이렇게 기피해야 되는 걸로 소비자들이 생각을 하다보니까 선의의 피해자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 거죠. 소비자의 선택권은 누구의 침해도 받지 않고 자기 책임하에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선택권에 강요하거나 위협감을 주거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달을 넘긴 일본제품 불매운동.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장기화에 대비해 선의의 피해자는 가려내는 냉정함과 신중함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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