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무더위 ‘쉼터’?…“불편하고 눈치 보여”

입력 2019.08.10 (21:29) 수정 2019.08.10 (22: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폭염을 견디기 힘든 취약계층을 위해 전국 4만여 곳에 무더위 쉼터가 설치돼있습니다.

쉼터에서 더위를 피하라는 취지인데요.

하지만 요즘 같은 폭염에도 쉼터를 찾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계속되는 더위에 연일 폭염 특보가 내려진 상황.

서울 한 쪽방촌 부근에 있는 무더위 쉼터에 가봤습니다.

무더위가 절정인 한낮인데도 쉼터는 텅 비었습니다.

[노구식/쪽방촌 주민 : "명목적으로 무더위 쉼터라고 만들어놨을 뿐이지, 쉴 곳이 진짜 없는 거거든."]

[무더위 쉼터 직원/음성변조 :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있으세요. 사람들이랑 말하다가 다툼이 생길 수도 있고."]

같은 시각, 쪽방촌 주민들은 비좁은 방에서 더위를 견디고 있습니다.

[박수광/쪽방촌 주민 : "(무더위 쉼터엔)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까. (불편해서요?) 그렇죠."]

[정영남/쪽방촌 주민 :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눈이 안 보여서 못 가요. 허리도 협착증이 있어서."]

전국 무더위 쉼터는 모두 4만 7천여 곳.

하지만 정작 폭염 대책이 절실한 취약 계층의 이용률은 높지 않습니다.

장소가 비좁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가 보여 이용을 꺼린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올해 4월 문을 연 이 무더위 쉼터엔 꾸준히 많은 사람이 찾습니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최선관/돈의동 쪽방상담소 실장 : "하루에 50명 내외로 이용을 하고 계시고요. 빨래나 편의시설 이용하시는 분은 100에서 200명 정도 이용 하시는 걸로..."]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황승식/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무더위 쉼터가) 필요한 분들을 미리 사전에 선별해서 그분들이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건강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마다 폭염이 일상이 되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도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말로만 무더위 ‘쉼터’?…“불편하고 눈치 보여”
    • 입력 2019-08-10 21:32:29
    • 수정2019-08-10 22:36:28
    뉴스 9
[앵커]

폭염을 견디기 힘든 취약계층을 위해 전국 4만여 곳에 무더위 쉼터가 설치돼있습니다.

쉼터에서 더위를 피하라는 취지인데요.

하지만 요즘 같은 폭염에도 쉼터를 찾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계속되는 더위에 연일 폭염 특보가 내려진 상황.

서울 한 쪽방촌 부근에 있는 무더위 쉼터에 가봤습니다.

무더위가 절정인 한낮인데도 쉼터는 텅 비었습니다.

[노구식/쪽방촌 주민 : "명목적으로 무더위 쉼터라고 만들어놨을 뿐이지, 쉴 곳이 진짜 없는 거거든."]

[무더위 쉼터 직원/음성변조 :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있으세요. 사람들이랑 말하다가 다툼이 생길 수도 있고."]

같은 시각, 쪽방촌 주민들은 비좁은 방에서 더위를 견디고 있습니다.

[박수광/쪽방촌 주민 : "(무더위 쉼터엔)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까. (불편해서요?) 그렇죠."]

[정영남/쪽방촌 주민 :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눈이 안 보여서 못 가요. 허리도 협착증이 있어서."]

전국 무더위 쉼터는 모두 4만 7천여 곳.

하지만 정작 폭염 대책이 절실한 취약 계층의 이용률은 높지 않습니다.

장소가 비좁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가 보여 이용을 꺼린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올해 4월 문을 연 이 무더위 쉼터엔 꾸준히 많은 사람이 찾습니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최선관/돈의동 쪽방상담소 실장 : "하루에 50명 내외로 이용을 하고 계시고요. 빨래나 편의시설 이용하시는 분은 100에서 200명 정도 이용 하시는 걸로..."]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황승식/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무더위 쉼터가) 필요한 분들을 미리 사전에 선별해서 그분들이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건강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마다 폭염이 일상이 되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도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