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늘길인데…중국·일본 통제 받는 이유는?

입력 2019.08.14 (19:14) 수정 2019.08.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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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도 남쪽에는 우리나라 하늘길인데도, 중국과 일본의 통제를 받는 비행구역이 있습니다.

우리 비행구역을 다른 나라가 통제하는 것도 문제지만, 항공편이 급증하면서 충돌사고 위험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이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에서 상하이로 가던 중국 항공기와 상하이에서 도쿄로 가던 다른 중국 항공기가 6월 30일, 제주 남쪽 공역에서 만났습니다.

두 항공기 거리가 2백 미터까지 가까워져 충돌 위험이 높아지자 긴급 회피기동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준사고' 상황까지 치달은 건 두 항공기를 관제하는 국가가 한국과 일본으로 각각 달랐기 때문입니다.

[현직 항공기 조종사 : "비상상황이 되면 급강하를 해야 되거든요. (서로) 다른 관제소에 있는 거예요. 한국 관제사와 중국 관제사 혹은 일본 관제사가 서로 소통이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사고가 난 '제주남단 회랑'은 엄연히 한국의 비행정보구역이지만 관제권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나눠 갖고 있습니다.

1980년대 항로가 설정될 당시 한국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국제기구 중재하에 일본이 관제에 참여하는 형태로 3자 개별합의가 이뤄진 겁니다.

'회랑'은 복도처럼 하늘길이 좁아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말하는데, 제주남단 회랑은 하루 평균 880대의 항공기가 이용할 정도로 혼잡한 상황입니다.

[유경수/국토교통부 항공교통과장 : "특수한 상황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저희가 폐지하거나 현재 그럴 수는 없고. 합의 또 협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비행정보구역 관제를 다른 나라에 맡기는 건 극히 드문 경우여서, 이제라도 항공 주권을 되찾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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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하늘길인데…중국·일본 통제 받는 이유는?
    • 입력 2019-08-14 19:15:53
    • 수정2019-08-14 19: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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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도 남쪽에는 우리나라 하늘길인데도, 중국과 일본의 통제를 받는 비행구역이 있습니다.

우리 비행구역을 다른 나라가 통제하는 것도 문제지만, 항공편이 급증하면서 충돌사고 위험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이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에서 상하이로 가던 중국 항공기와 상하이에서 도쿄로 가던 다른 중국 항공기가 6월 30일, 제주 남쪽 공역에서 만났습니다.

두 항공기 거리가 2백 미터까지 가까워져 충돌 위험이 높아지자 긴급 회피기동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준사고' 상황까지 치달은 건 두 항공기를 관제하는 국가가 한국과 일본으로 각각 달랐기 때문입니다.

[현직 항공기 조종사 : "비상상황이 되면 급강하를 해야 되거든요. (서로) 다른 관제소에 있는 거예요. 한국 관제사와 중국 관제사 혹은 일본 관제사가 서로 소통이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사고가 난 '제주남단 회랑'은 엄연히 한국의 비행정보구역이지만 관제권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나눠 갖고 있습니다.

1980년대 항로가 설정될 당시 한국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국제기구 중재하에 일본이 관제에 참여하는 형태로 3자 개별합의가 이뤄진 겁니다.

'회랑'은 복도처럼 하늘길이 좁아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말하는데, 제주남단 회랑은 하루 평균 880대의 항공기가 이용할 정도로 혼잡한 상황입니다.

[유경수/국토교통부 항공교통과장 : "특수한 상황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저희가 폐지하거나 현재 그럴 수는 없고. 합의 또 협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비행정보구역 관제를 다른 나라에 맡기는 건 극히 드문 경우여서, 이제라도 항공 주권을 되찾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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