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폭락에…유통인·농민들 극단적 선택까지

입력 2019.09.05 (12:24) 수정 2019.09.05 (13: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 고랭지 채소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민들이나 산지 유통인들이 연쇄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배춧값 하락세가 당분간 호전될 기미도 없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면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발 900 미터 안팎에 펼쳐진 드넓은 고랭지 배추밭.

출하 시기를 넘긴 배추들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 지역 고랭지 배추 상당수는 밭을 통째로 사들여 유통시키는 이른바 "밭떼기" 방식인데, 올해는 수확을 포기한 농가들이 많습니다.

[고랭지 배추 농민/음성변조 : "올해 같은 경우 완전히 말아먹은 거지. (밭떼기로 사들인 사람들?) 그렇죠."]

고랭지 배추는 지난달 평균 가격이 1 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확을 하면 할수록 인건비나 운임이 더 많이 들어 적자가 커지는 구좁니다.

선금을 주고 '밭떼기'로 배추를 사들였던 일부 유통인들은 빚에 쪼들리다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고랭지 채소 유통인 : "주위에서 돈도 빌릴 것이고 좀 나아지겠지 나아지겠다 하다가 안되니까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돌아가신 분도 있고 주위에 많이 있어요."]

대부분 직접 농사를 지으며 밭떼기 거래를 하는 겸업 농민들입니다.

해마다 김치 수입이 크게 늘고 배추 소비가 줄면서 고랭지 채솟값이 폭락했고, 가격이 회복될 기미도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연쇄적으로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농민들도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산지 유통망이 무너지면서 농민들은 당장 판로가 막혔습니다.

[김경희/삼척 판문리 이장 : "100만 원 투자하면 90만 원이라도 나와야 어느 정도 유지가 돼서 돌아가는데 100만 원 투자하면 10만 원 건지기 바쁘니."]

결국 지난 7 월에도, 강원도 정선에서 한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올들어 십여 명의 산지 유통인과 농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배춧값 폭락에…유통인·농민들 극단적 선택까지
    • 입력 2019-09-05 12:25:51
    • 수정2019-09-05 13:06:01
    뉴스 12
[앵커]

요즘 고랭지 채소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민들이나 산지 유통인들이 연쇄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배춧값 하락세가 당분간 호전될 기미도 없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면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발 900 미터 안팎에 펼쳐진 드넓은 고랭지 배추밭.

출하 시기를 넘긴 배추들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 지역 고랭지 배추 상당수는 밭을 통째로 사들여 유통시키는 이른바 "밭떼기" 방식인데, 올해는 수확을 포기한 농가들이 많습니다.

[고랭지 배추 농민/음성변조 : "올해 같은 경우 완전히 말아먹은 거지. (밭떼기로 사들인 사람들?) 그렇죠."]

고랭지 배추는 지난달 평균 가격이 1 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확을 하면 할수록 인건비나 운임이 더 많이 들어 적자가 커지는 구좁니다.

선금을 주고 '밭떼기'로 배추를 사들였던 일부 유통인들은 빚에 쪼들리다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고랭지 채소 유통인 : "주위에서 돈도 빌릴 것이고 좀 나아지겠지 나아지겠다 하다가 안되니까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돌아가신 분도 있고 주위에 많이 있어요."]

대부분 직접 농사를 지으며 밭떼기 거래를 하는 겸업 농민들입니다.

해마다 김치 수입이 크게 늘고 배추 소비가 줄면서 고랭지 채솟값이 폭락했고, 가격이 회복될 기미도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연쇄적으로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농민들도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산지 유통망이 무너지면서 농민들은 당장 판로가 막혔습니다.

[김경희/삼척 판문리 이장 : "100만 원 투자하면 90만 원이라도 나와야 어느 정도 유지가 돼서 돌아가는데 100만 원 투자하면 10만 원 건지기 바쁘니."]

결국 지난 7 월에도, 강원도 정선에서 한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올들어 십여 명의 산지 유통인과 농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