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몰고 올 ‘살인강풍’…어떻게 대비하나?

입력 2019.09.05 (15:33) 수정 2019.09.0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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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과거 서해 북상 태풍 ‘곤파스’ ‘쁘라삐룬’과 유사
서해안 가깝게 북상해 과거보다 더 큰 피해 예상…철저 대비해야
도심에서는 지붕이나 간판 사전 점검해야


13호 태풍 '링링'이 살인적인 강풍을 동반한 채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습니다. 어제보다 더 강해져 현재 중심 기압은 960헥토파스칼(hPa)까지 떨어졌습니다. 강풍 반경이 350km에 이르는 강한 중형급으로 발달했습니다.

태풍은 토요일 이른 새벽 제주 서쪽 해상을 지난 뒤 서해안을 따라 올라올 예정인데요. 북위 30도 이상에 접어들면서 상층의 제트기류를 타고 이동 속도가 시속 30~40km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이 빨라진다는 것은 우리나라 서해상을 통과하면서도 세력이 크게 약해지지 않는다는 의미인데요. 서해 진입부터 상륙까지 12시간 이내에 빠르게 통과할 전망입니다.

과거 서해 북상 태풍 ‘곤파스’ ‘쁘라삐룬’과 유사

이번 태풍과 가장 비슷한 경로와 강도로 북상한 태풍은 2010년 9월 1일 상륙한 '곤파스'입니다. 제주 서쪽 해상을 통과할 때 중심 기압(965hPa), 그리고 최종 상륙 지점도 인천(강화) 부근으로 유사합니다. 중위도 진입과 함께 상층 바람을 타고 12시간 만에 빠르게 서해상을 통과한 점도 이번 태풍과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곤파스가 서해를 통과할 당시 홍도에선 최대 순간풍속이 52.4미터(시속 189k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태풍이 드물게 북상하는 수도권에서도 가로수가 뽑히고 간판이 떨어지거나 지붕이 파손되는 등 엄청난 피해를 낳았습니다. 당시 수도권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는 태풍 북상을 앞두고 창문에 신문지나 테이프를 붙이는 모습이 자주 보도됐습니다.


2000년에는 '곤파스'나 '링링'보다 덩치가 큰 태풍 '쁘라삐룬'이 비슷한 경로로 올라왔습니다. 쁘라삐룬은 살인적인 강풍으로 유명한데요. 흑산도에 초속 58.3m(시속 210km)의 강풍이 불어 태풍 '매미'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고 무려 2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연관 기사] 순간 초속 58m, 이만큼 세다 (2000년 9월 1일 9시 뉴스)

이 정도 바람이면 철탑이 휘어질 수 있는 정도인데요. 이번 태풍 역시 남해안과 서해안을 중심으로 초속 45m(시속 160km 안팎)의 강풍이 예보돼 주택 파손 등 광범위한 피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서해안 가깝게 북상해 더 큰 피해, 대비는?

이번 태풍은 그러나 곤파스, 쁘라삐룬보다 서해안과 더 가깝게 올라올 것으로 보여 걱정입니다. 수확을 앞둔 호남과 충남 서해안의 농수산물,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에 더 심각한 비바람 피해를 몰고 올 수 있다는 뜻인데요.


농촌에서는 사과나 배 등 과수에서 낙과와 참깨, 고추 등 밭작물이 쓰러지거나 강풍에 의한 시설 하우스 파손, 집중호우에 의한 침수 피해 등이 예상됩니다. 태풍이 가까워지기 전인 오늘이라도 논의 물꼬와 논두렁을 점검해 폭우가 내려도 빗물이 잘 빠질 수 있게 해야 하고요.

과수 농가는 나무가 부러지지 않도록 받침대를 보강하고 수확하지 못한 열매는 미리 고정해둬야 합니다. 비닐하우스는 미리 점검해 찢어진 곳은 수리하고 태풍이 지날 때는 하우스를 밀폐해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어촌의 양식장에서는 정전에 따른 단수에 대비해 깨끗한 사육수를 저장해두고 산소 공급 장치와 비상 발전기가 잘 가동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태풍의 영향을 받는 모든 양식장에서는 태풍이 접근하기 전부터 소멸할 때까지 사료공급을 중단하는 게 좋다고 국립수산과학원은 당부했습니다.

도심에서는 지붕이나 간판 사전 점검해야

이번 주말 전국의 지자체들은 예정된 행사를 모두 취소했습니다. 서울시도 비상근무 태세에 들어갔는데요. 태풍이 가까워지기 전 고층건물의 창문이나 노후 지붕의 상태를 점검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간판이나 시설물은 미리 치우거나 단단하게 묶어야 합니다.


강풍으로 가로수가 뿌리째 뽑힐 수도 있어 태풍 북상과 함께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자제해야 하고요. 하천 주변 산책이나 주차도 피해야 합니다. 또 부실한 창문은 창틀에 테이프 등을 붙여 고정하는 등 대비를 서둘러야 하겠는데요. 재난에 대한 대비는 지나칠수록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태풍이 큰 피해 없이 지나가고 다음 주 추석 명절을 한숨 없이 맞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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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링링’ 몰고 올 ‘살인강풍’…어떻게 대비하나?
    • 입력 2019-09-05 15:33:47
    • 수정2019-09-05 15:38:49
    취재K
과거 서해 북상 태풍 ‘곤파스’ ‘쁘라삐룬’과 유사<br />서해안 가깝게 북상해 과거보다 더 큰 피해 예상…철저 대비해야<br />도심에서는 지붕이나 간판 사전 점검해야<br />

13호 태풍 '링링'이 살인적인 강풍을 동반한 채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습니다. 어제보다 더 강해져 현재 중심 기압은 960헥토파스칼(hPa)까지 떨어졌습니다. 강풍 반경이 350km에 이르는 강한 중형급으로 발달했습니다.

태풍은 토요일 이른 새벽 제주 서쪽 해상을 지난 뒤 서해안을 따라 올라올 예정인데요. 북위 30도 이상에 접어들면서 상층의 제트기류를 타고 이동 속도가 시속 30~40km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이 빨라진다는 것은 우리나라 서해상을 통과하면서도 세력이 크게 약해지지 않는다는 의미인데요. 서해 진입부터 상륙까지 12시간 이내에 빠르게 통과할 전망입니다.

과거 서해 북상 태풍 ‘곤파스’ ‘쁘라삐룬’과 유사

이번 태풍과 가장 비슷한 경로와 강도로 북상한 태풍은 2010년 9월 1일 상륙한 '곤파스'입니다. 제주 서쪽 해상을 통과할 때 중심 기압(965hPa), 그리고 최종 상륙 지점도 인천(강화) 부근으로 유사합니다. 중위도 진입과 함께 상층 바람을 타고 12시간 만에 빠르게 서해상을 통과한 점도 이번 태풍과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곤파스가 서해를 통과할 당시 홍도에선 최대 순간풍속이 52.4미터(시속 189k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태풍이 드물게 북상하는 수도권에서도 가로수가 뽑히고 간판이 떨어지거나 지붕이 파손되는 등 엄청난 피해를 낳았습니다. 당시 수도권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는 태풍 북상을 앞두고 창문에 신문지나 테이프를 붙이는 모습이 자주 보도됐습니다.


2000년에는 '곤파스'나 '링링'보다 덩치가 큰 태풍 '쁘라삐룬'이 비슷한 경로로 올라왔습니다. 쁘라삐룬은 살인적인 강풍으로 유명한데요. 흑산도에 초속 58.3m(시속 210km)의 강풍이 불어 태풍 '매미'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고 무려 2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연관 기사] 순간 초속 58m, 이만큼 세다 (2000년 9월 1일 9시 뉴스)

이 정도 바람이면 철탑이 휘어질 수 있는 정도인데요. 이번 태풍 역시 남해안과 서해안을 중심으로 초속 45m(시속 160km 안팎)의 강풍이 예보돼 주택 파손 등 광범위한 피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서해안 가깝게 북상해 더 큰 피해, 대비는?

이번 태풍은 그러나 곤파스, 쁘라삐룬보다 서해안과 더 가깝게 올라올 것으로 보여 걱정입니다. 수확을 앞둔 호남과 충남 서해안의 농수산물,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에 더 심각한 비바람 피해를 몰고 올 수 있다는 뜻인데요.


농촌에서는 사과나 배 등 과수에서 낙과와 참깨, 고추 등 밭작물이 쓰러지거나 강풍에 의한 시설 하우스 파손, 집중호우에 의한 침수 피해 등이 예상됩니다. 태풍이 가까워지기 전인 오늘이라도 논의 물꼬와 논두렁을 점검해 폭우가 내려도 빗물이 잘 빠질 수 있게 해야 하고요.

과수 농가는 나무가 부러지지 않도록 받침대를 보강하고 수확하지 못한 열매는 미리 고정해둬야 합니다. 비닐하우스는 미리 점검해 찢어진 곳은 수리하고 태풍이 지날 때는 하우스를 밀폐해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어촌의 양식장에서는 정전에 따른 단수에 대비해 깨끗한 사육수를 저장해두고 산소 공급 장치와 비상 발전기가 잘 가동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태풍의 영향을 받는 모든 양식장에서는 태풍이 접근하기 전부터 소멸할 때까지 사료공급을 중단하는 게 좋다고 국립수산과학원은 당부했습니다.

도심에서는 지붕이나 간판 사전 점검해야

이번 주말 전국의 지자체들은 예정된 행사를 모두 취소했습니다. 서울시도 비상근무 태세에 들어갔는데요. 태풍이 가까워지기 전 고층건물의 창문이나 노후 지붕의 상태를 점검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간판이나 시설물은 미리 치우거나 단단하게 묶어야 합니다.


강풍으로 가로수가 뿌리째 뽑힐 수도 있어 태풍 북상과 함께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자제해야 하고요. 하천 주변 산책이나 주차도 피해야 합니다. 또 부실한 창문은 창틀에 테이프 등을 붙여 고정하는 등 대비를 서둘러야 하겠는데요. 재난에 대한 대비는 지나칠수록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태풍이 큰 피해 없이 지나가고 다음 주 추석 명절을 한숨 없이 맞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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