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9·13 대책 1년…집값 정말 잡았나

입력 2019.09.14 (07:15) 수정 2019.09.14 (08: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고 대출은 확 조이는 정부의 9·13 대책이 나온 지 1년이 됐습니다.

과열됐던 시장이 안정을 찾았다고 정부는 자평하고 있지만,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대신 드문드문 성사된 매매가 시세를 이끄는 상황입니다.

9.13 대책 이후 시장의 변화를 이슬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정부는 9·13 대책으로 집값이 잡혔다고 평가합니다.

지난해 9월부터 약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13% 하락한 감정원 통계가 근거입니다.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지난 7월 : "9.13 정책 이후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의 주택가격은 몇년 만에 하락하는 등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서울 마포의 이 아파트는 59㎡ 한 채가 7월에 10억 2천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이맘 때쯤엔 8억 대였는데 처음 10억 원대로 오른 겁니다.

[권일안/직장인 :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고. 직장생활 10년, 20년 한다고 해서 모아서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고…."]

9·13 대책 이전 1년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평균 6억 6천만 원, 이후 1년간은 7억 6천만 원으로 오히려 1억 원 넘게 올랐습니다.

시장이 최대로 과열된 9.13 직전 한달과 비교해봐도 실거래가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거래량은 7분의 1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김은진/부동산114 리서치팀장 : "매물 자체가 제한적이다 보니까 매도 우위의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요. 소수의 거래 사례가 시세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종부세율 인상이 집값 하락을 이끌어내긴 부족한 수준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이태경/토지정의시민연대 대표 : "다주택자들이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에요. 그거 들고 가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거든요. 지금 시장은 내리누르는 힘은 약하고, 가격 올라가는 것만 잡아주는 정도인 거죠."]

다만 유주택자에 대한 청약을 제한하는 등 청약 시장을 무주택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한 건 9·13 대책의 성과로 꼽힙니다.

시행을 앞둔 분양가상한제 적용 범위와 수준이 앞으로 집값 향방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초강력’ 9·13 대책 1년…집값 정말 잡았나
    • 입력 2019-09-14 07:19:58
    • 수정2019-09-14 08:03:21
    뉴스광장
[앵커]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고 대출은 확 조이는 정부의 9·13 대책이 나온 지 1년이 됐습니다.

과열됐던 시장이 안정을 찾았다고 정부는 자평하고 있지만,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대신 드문드문 성사된 매매가 시세를 이끄는 상황입니다.

9.13 대책 이후 시장의 변화를 이슬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정부는 9·13 대책으로 집값이 잡혔다고 평가합니다.

지난해 9월부터 약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13% 하락한 감정원 통계가 근거입니다.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지난 7월 : "9.13 정책 이후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의 주택가격은 몇년 만에 하락하는 등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서울 마포의 이 아파트는 59㎡ 한 채가 7월에 10억 2천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이맘 때쯤엔 8억 대였는데 처음 10억 원대로 오른 겁니다.

[권일안/직장인 :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고. 직장생활 10년, 20년 한다고 해서 모아서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고…."]

9·13 대책 이전 1년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평균 6억 6천만 원, 이후 1년간은 7억 6천만 원으로 오히려 1억 원 넘게 올랐습니다.

시장이 최대로 과열된 9.13 직전 한달과 비교해봐도 실거래가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거래량은 7분의 1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김은진/부동산114 리서치팀장 : "매물 자체가 제한적이다 보니까 매도 우위의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요. 소수의 거래 사례가 시세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종부세율 인상이 집값 하락을 이끌어내긴 부족한 수준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이태경/토지정의시민연대 대표 : "다주택자들이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에요. 그거 들고 가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거든요. 지금 시장은 내리누르는 힘은 약하고, 가격 올라가는 것만 잡아주는 정도인 거죠."]

다만 유주택자에 대한 청약을 제한하는 등 청약 시장을 무주택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한 건 9·13 대책의 성과로 꼽힙니다.

시행을 앞둔 분양가상한제 적용 범위와 수준이 앞으로 집값 향방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