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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물 건너 간 친일인사 이장 법안…단죄문이 최선인가?
입력 2019.09.15 (08:00) 취재K
② 물 건너 간 친일인사 이장 법안…단죄문이 최선인가?
3.1운동 99주년이던 지난해 8월, KBS는 ‘김구 암살 배후와 김구 어머니가 함께 안장?'을 보도했습니다. 김구 선생 암살 배후로 지목돼 민족 반역자로 꼽히는 김창룡의 묘가 김구 선생의 어머니와 그 맏아들의 묘와 7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안장돼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도 국가유공자 자격으로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서울 현충원에 7명, 대전 현충원에 4명이 안장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관 기사] ① 친일파들 안장된 현충원, 보도 후 1년


왜 친일 인사가 현충원에 묻혀 있을까? 왜 독립 운동가와 국가 유공자는 현충일 때마다 친일 인사와 함께 합동 참배를 받아야 할까? 이 질문에 국가 보훈처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지명된 11명은 독립운동이 아닌 다른 공적으로 안장 자격이 부여된 것이라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또 친일 관련 안내문 설치나 친일 인사 묘 이장, 백선엽 전 합창의장의 국립묘지 안장을 막는 일 등에 관한 질문에 '법적 근거가 없다'란 답변만 반복했을 뿐 다른 대안이나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국회도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2007년부터 국회에서는 친일 경력 인사 국립묘지 안장에 관한 법률을 5번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과 2013년 법안은 임기만료로 폐기됐고 2016년과 2018년의 2건의 법안들 역시 국회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가장 최근 발의된 서훈이 취소된 친일 인사를 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논의조차 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다음 연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3건의 법안도 사실상 물 건너간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좌:한국 독립군 총사령관 지청천의 묘,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의 묘좌:한국 독립군 총사령관 지청천의 묘,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의 묘

친일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상임위원을 했던 이준식 독립기념관장은 “국가가 친일반민족행위를 했다고 인정한 이들은 이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는 게 맞고 개정이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묘역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친일 인사가)친일반민족행위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안내판 정도는 세워야 한다. 전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국립묘지도 예외는 아니다.”며 법 개정이 안 됐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관계당국의 행태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과가 큰데 공이 약간 있다고 해도 과를 없앨 수 없다. 나라와 민족을 배반한 과라면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광주광역시가 설치한 친일 단죄문광주광역시가 설치한 친일 단죄문

실제로 지난달 8일 광주광역시는 국공유지에 있는 친일 관련 비석, 현판 등에 단죄문을 설치했습니다. 윤웅렬과 이근호, 홍난유 선정비, 정봉현과 여규형, 남기윤, 정윤수 현판 등 친일 인사나 일제 관련 시설물 25개에 친일 행적이 기록된 안내문이 설치됐습니다. 앞으로 사유지에 있는 40개의 친일 관련 시설물에도 추가로 안내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천안시 광복의 동산에 있는 홍난파 기념비에도 그의 친일 행적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국립국악원도 친일 행적이 드러난 작곡가 김기수와 가야금 명인 함화진 흉상에도 친일 행적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일부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역사적 심판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광복 75주년인 다음연도에는 독립 유공자와 국가 유공자의 유가족들에게 '현충원에 가기 불편하다', '보훈의 의미가 없다'는 인터뷰를 다시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② 물 건너 간 친일인사 이장 법안…단죄문이 최선인가?
    • 입력 2019.09.15 (08:00)
    취재K
② 물 건너 간 친일인사 이장 법안…단죄문이 최선인가?
3.1운동 99주년이던 지난해 8월, KBS는 ‘김구 암살 배후와 김구 어머니가 함께 안장?'을 보도했습니다. 김구 선생 암살 배후로 지목돼 민족 반역자로 꼽히는 김창룡의 묘가 김구 선생의 어머니와 그 맏아들의 묘와 7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안장돼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도 국가유공자 자격으로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서울 현충원에 7명, 대전 현충원에 4명이 안장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관 기사] ① 친일파들 안장된 현충원, 보도 후 1년


왜 친일 인사가 현충원에 묻혀 있을까? 왜 독립 운동가와 국가 유공자는 현충일 때마다 친일 인사와 함께 합동 참배를 받아야 할까? 이 질문에 국가 보훈처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지명된 11명은 독립운동이 아닌 다른 공적으로 안장 자격이 부여된 것이라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또 친일 관련 안내문 설치나 친일 인사 묘 이장, 백선엽 전 합창의장의 국립묘지 안장을 막는 일 등에 관한 질문에 '법적 근거가 없다'란 답변만 반복했을 뿐 다른 대안이나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국회도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2007년부터 국회에서는 친일 경력 인사 국립묘지 안장에 관한 법률을 5번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과 2013년 법안은 임기만료로 폐기됐고 2016년과 2018년의 2건의 법안들 역시 국회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가장 최근 발의된 서훈이 취소된 친일 인사를 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논의조차 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다음 연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3건의 법안도 사실상 물 건너간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좌:한국 독립군 총사령관 지청천의 묘,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의 묘좌:한국 독립군 총사령관 지청천의 묘,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의 묘

친일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상임위원을 했던 이준식 독립기념관장은 “국가가 친일반민족행위를 했다고 인정한 이들은 이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는 게 맞고 개정이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묘역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친일 인사가)친일반민족행위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안내판 정도는 세워야 한다. 전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국립묘지도 예외는 아니다.”며 법 개정이 안 됐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관계당국의 행태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과가 큰데 공이 약간 있다고 해도 과를 없앨 수 없다. 나라와 민족을 배반한 과라면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광주광역시가 설치한 친일 단죄문광주광역시가 설치한 친일 단죄문

실제로 지난달 8일 광주광역시는 국공유지에 있는 친일 관련 비석, 현판 등에 단죄문을 설치했습니다. 윤웅렬과 이근호, 홍난유 선정비, 정봉현과 여규형, 남기윤, 정윤수 현판 등 친일 인사나 일제 관련 시설물 25개에 친일 행적이 기록된 안내문이 설치됐습니다. 앞으로 사유지에 있는 40개의 친일 관련 시설물에도 추가로 안내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천안시 광복의 동산에 있는 홍난파 기념비에도 그의 친일 행적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국립국악원도 친일 행적이 드러난 작곡가 김기수와 가야금 명인 함화진 흉상에도 친일 행적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일부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역사적 심판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광복 75주년인 다음연도에는 독립 유공자와 국가 유공자의 유가족들에게 '현충원에 가기 불편하다', '보훈의 의미가 없다'는 인터뷰를 다시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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