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팩톡] 톨게이트 수납원 정규직 전환이 청년 일자리 뺏나?

입력 2019.09.21 (1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 판결로 용역회사 소속이던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수백 명이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으로 표기)에 정규직으로 전환되게 됐습니다. 지난 6년간의 투쟁 끝에 얻어낸 승리였죠. (※관련 기사: 대법 "톨게이트 수납원 직접 고용해야", 노조 "농성 계속")

그런데 위 기사 제목처럼 수납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납원 200여 명이 지난 9일부터 경북 김천 도공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데요. 1·2심이 진행 중인 또 다른 소송에 동료 1,100여 명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수납원 노동자 측은 이들의 소송도 사실상 같은 내용이므로 대법원이 "불법파견으로 인정되니 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하라"고 판결한 취지에 따라 도공이 이들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반면 도공은 "해당 소송이 대법원 판결을 받은 소송과 달리 개별적인 특성이 달라 별도로 사법부의 판단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서 양측 간 무한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공은 대법원 승소로 직고용 대상이 된 수납원 499명에 대한 고용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도공은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등기우편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이들의 고용 의사를 확인했는데요.

그 결과 수납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선택한 인원이 50명, 수납업무는 할 수 없지만 판결대로 도공의 직접 고용을 택한 인원이 193명, 근무 의사가 아예 없는 인원이 19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도공은 이밖에 고용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237명의 경우 등기우편 등으로 안내한 회사 방침에 따라 직접 고용하는 인원으로 간주하고 채용 절차를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누리꾼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도공에 직고용 되는 분들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게 됐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 `떼법'으로 공기업 정규직으로 입사하려 한다는 부정적 의견도 많아요. 사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반응이기도 한데요. 이분들이 정말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을까요?

<똑똑팩톡>이 객관적 검증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고 관련 이슈에 대한 맥락을 조목조목 설명해드립니다.


영상을 보지 않는 분들을 위해 핵심 요점을 정리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요점 정리]

검증 대상: 톨게이트 수납원 정규직 전환이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 수납원은 한국도로공사 공채로 뽑는 인원이 아니다.

대법원 판결로 정규직 전환되는 인원은 모두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한국도로공사는 수납 인력을 공채로 뽑지 않아. 최근까지 수납원은 도로공사 소속이 아니고 용역업체 소속이었음. 용역업체로 입사해야 수납 업무 수행 가능. 대법원 승소로 공사 정규직 전환되는 인원에게는 현장 조무직 부여. 공채 직무와는 무관.


지난 7월 새로 설립된 자회사인 (주)한국도로공사서비스가 수납 업무를 전담. 자회사에 입사하려는 청년이 있을 경우 "일자리가 줄었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자회사도 당초 하이패스나 스마트톨링 등 자동화 전환 정책에 따라 수납원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 없음.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도 "신규인력 안 뽑고 자연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힌바 있음.

현재 전체 수납원 6,500명 중 5,100명이 자회사 정규직으로 입사한 상태. 수납원의 60%가 51세 이상, 25%는 장애인, 성별로 보면 80%가 여성, 20%가 남성. 업무 성격과 영역 자체가 완전히 나누어져 있어 도로공사 공채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과 직접적으로 부딪힐 일은 없음. 실제로 그동안 수납업무에 청년이 지원한 사례도 없음.

● 공기업 방만 경영·누적 적자에 대한 지적에 따라 간접적으로 신입 규모 줄일 일은 없나?

파급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할 때 일자리 창출·상생협력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이 바로 신입 규모 축소로 이어질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음. 더욱이 공채 직군의 업무를 수납원 출신 인원이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무작정 신입 규모를 줄일 수도 없음.

☞ 이 모든 점을 종합적으로 볼 때, `톨게이트 수납원 정규직 전환이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


논쟁점: 노조원들이 `떼법'으로 공사에 취업하려 한다??

이는 검증 대상이라기보다는 노동 철학의 문제여서 사회적 논의가 필요.

노동계는 공기업이 앞장서서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사기업이 따라갈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부담되는 것이 사실. 다만 그 과정에서 탈법과 불법이 없어야 한다는 점은 명확!


똑똑팩톡은 한 주를 뜨겁게 달군 긴가민가한 이슈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짚어드리고 현명하게 미디어를 소비하는 노하우까지 알려드리는 본격 `팩트체킹&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입니다. 주목받진 못했지만 꼭 알아둬야 할, 혹은 알아두면 좋은 정보도 함께 다룹니다.

"오늘도 아무런 의심 없이 뉴스를 보셨나요? 아니면 속는 셈 치고 뉴스를 보셨나요? 가짜뉴스 퇴치 프로젝트, 똑똑팩톡입니다!”


◆ 유튜브에서 채널명 '똑똑팩톡'으로 검색하시면 지난 편도 보실 수 있습니다. 똑똑팩톡 유튜브 채널 보러 가기☞ bit.ly/2T6TzfF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똑똑팩톡] 톨게이트 수납원 정규직 전환이 청년 일자리 뺏나?
    • 입력 2019-09-21 12:00:07
    팩트체크K
최근 대법원 판결로 용역회사 소속이던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수백 명이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으로 표기)에 정규직으로 전환되게 됐습니다. 지난 6년간의 투쟁 끝에 얻어낸 승리였죠. (※관련 기사: 대법 "톨게이트 수납원 직접 고용해야", 노조 "농성 계속")

그런데 위 기사 제목처럼 수납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납원 200여 명이 지난 9일부터 경북 김천 도공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데요. 1·2심이 진행 중인 또 다른 소송에 동료 1,100여 명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수납원 노동자 측은 이들의 소송도 사실상 같은 내용이므로 대법원이 "불법파견으로 인정되니 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하라"고 판결한 취지에 따라 도공이 이들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반면 도공은 "해당 소송이 대법원 판결을 받은 소송과 달리 개별적인 특성이 달라 별도로 사법부의 판단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서 양측 간 무한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도공은 대법원 승소로 직고용 대상이 된 수납원 499명에 대한 고용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도공은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등기우편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이들의 고용 의사를 확인했는데요.

그 결과 수납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선택한 인원이 50명, 수납업무는 할 수 없지만 판결대로 도공의 직접 고용을 택한 인원이 193명, 근무 의사가 아예 없는 인원이 19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도공은 이밖에 고용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237명의 경우 등기우편 등으로 안내한 회사 방침에 따라 직접 고용하는 인원으로 간주하고 채용 절차를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누리꾼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도공에 직고용 되는 분들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게 됐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 `떼법'으로 공기업 정규직으로 입사하려 한다는 부정적 의견도 많아요. 사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반응이기도 한데요. 이분들이 정말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을까요?

<똑똑팩톡>이 객관적 검증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고 관련 이슈에 대한 맥락을 조목조목 설명해드립니다.


영상을 보지 않는 분들을 위해 핵심 요점을 정리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요점 정리]

검증 대상: 톨게이트 수납원 정규직 전환이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 수납원은 한국도로공사 공채로 뽑는 인원이 아니다.

대법원 판결로 정규직 전환되는 인원은 모두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한국도로공사는 수납 인력을 공채로 뽑지 않아. 최근까지 수납원은 도로공사 소속이 아니고 용역업체 소속이었음. 용역업체로 입사해야 수납 업무 수행 가능. 대법원 승소로 공사 정규직 전환되는 인원에게는 현장 조무직 부여. 공채 직무와는 무관.


지난 7월 새로 설립된 자회사인 (주)한국도로공사서비스가 수납 업무를 전담. 자회사에 입사하려는 청년이 있을 경우 "일자리가 줄었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자회사도 당초 하이패스나 스마트톨링 등 자동화 전환 정책에 따라 수납원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 없음.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도 "신규인력 안 뽑고 자연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힌바 있음.

현재 전체 수납원 6,500명 중 5,100명이 자회사 정규직으로 입사한 상태. 수납원의 60%가 51세 이상, 25%는 장애인, 성별로 보면 80%가 여성, 20%가 남성. 업무 성격과 영역 자체가 완전히 나누어져 있어 도로공사 공채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과 직접적으로 부딪힐 일은 없음. 실제로 그동안 수납업무에 청년이 지원한 사례도 없음.

● 공기업 방만 경영·누적 적자에 대한 지적에 따라 간접적으로 신입 규모 줄일 일은 없나?

파급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할 때 일자리 창출·상생협력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이 바로 신입 규모 축소로 이어질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음. 더욱이 공채 직군의 업무를 수납원 출신 인원이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무작정 신입 규모를 줄일 수도 없음.

☞ 이 모든 점을 종합적으로 볼 때, `톨게이트 수납원 정규직 전환이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


논쟁점: 노조원들이 `떼법'으로 공사에 취업하려 한다??

이는 검증 대상이라기보다는 노동 철학의 문제여서 사회적 논의가 필요.

노동계는 공기업이 앞장서서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사기업이 따라갈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부담되는 것이 사실. 다만 그 과정에서 탈법과 불법이 없어야 한다는 점은 명확!


똑똑팩톡은 한 주를 뜨겁게 달군 긴가민가한 이슈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짚어드리고 현명하게 미디어를 소비하는 노하우까지 알려드리는 본격 `팩트체킹&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입니다. 주목받진 못했지만 꼭 알아둬야 할, 혹은 알아두면 좋은 정보도 함께 다룹니다.

"오늘도 아무런 의심 없이 뉴스를 보셨나요? 아니면 속는 셈 치고 뉴스를 보셨나요? 가짜뉴스 퇴치 프로젝트, 똑똑팩톡입니다!”


◆ 유튜브에서 채널명 '똑똑팩톡'으로 검색하시면 지난 편도 보실 수 있습니다. 똑똑팩톡 유튜브 채널 보러 가기☞ bit.ly/2T6TzfF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