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새 방법’ 얘기할까…미리보는 한미 정상회담

입력 2019.09.2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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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번째 정상 회담이자,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깜짝 회동 이후 석 달 만의 만남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은 한국 시간으로 24일(내일) 새벽 진행될 예정입니다. 두 정상이 회담 직전에 나누는 모두 발언은 공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보통 이 자리에는 취재진도 함께하는데, 즉흥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언급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미 정상, 북핵 '새로운 방법' 집중 논의할 듯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순방 첫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북미 실무대화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두 정상은 곧 재개될 북미 협상의 방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미국에서 만나 논의를 시작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내일 정상회담에 배석합니다.

강경화 장관은 또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리비아 모델'을 주장하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방법(a new method)'을 언급했습니다. 트럼프의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베일에 가려졌던 북한의 협상 대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이름을 드러내고 환영 담화를 냈습니다.

'새로운 해법'은 미국이 하노이 회담 때 내놓았던 이른바 '빅딜'에서 한발 물러난 방안일 가능성이 큽니다. 강경화 장관은 "안전보장 문제라든지 제재 해제 문제 등 모든 것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실무 협상에서 비핵화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어 내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관 기사] 트럼프 정부의 '새 방법' 시나리오는?

문재인 대통령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유연한 입장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포괄적 합의'를 요구하는 미국과 '단계적 해법'을 요구하는 북미 간의 의견 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접점을 찾아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그 과정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지 주목됩니다.

더 나아가 실무 협상 이후의 3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교환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하는 방안에 대해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견을 구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등 안보 청구서 압박 가능성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내일(23일), 서울에서는 새 방위비 분담금 협상 첫 회의가 열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부유한 나라를 돕는데도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국을 계속 압박해왔습니다. 48억 달러, 우리 돈 6조 원이라는 구체적인 금액까지 내놓았습니다. 기존 방위비 분담금의 5배가 넘는 액수입니다.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인상 필요성을 언급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밖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이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서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또 미국산 무기 구매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정상회담 때에도 무기 구매를 압박한 바 있습니다. 대규모 미국 투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 정상에게 자주 요구하는 단골 메뉴입니다.


문 대통령, '지소미아 종료' 등 한일 갈등 현안 설명할 듯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종료'의 배경에 관해 설명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국무부과 국방부 관료들이 '대단한 실망과 우려'라는 입장을 표명했고, 그 이후 한미동맹에 이상 신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에게 "최근 한일 관계의 어려움이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고,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도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한쪽 편을 든다거나 중재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문 대통령은 한일 갈등의 배경과 우리의 입장을 전달함으로써 한미 관계와 한일 관계를 분리하고, 한미 동맹은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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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핵화 새 방법’ 얘기할까…미리보는 한미 정상회담
    • 입력 2019-09-23 18:13:43
    취재K
UN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번째 정상 회담이자,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깜짝 회동 이후 석 달 만의 만남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은 한국 시간으로 24일(내일) 새벽 진행될 예정입니다. 두 정상이 회담 직전에 나누는 모두 발언은 공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보통 이 자리에는 취재진도 함께하는데, 즉흥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언급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미 정상, 북핵 '새로운 방법' 집중 논의할 듯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순방 첫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북미 실무대화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두 정상은 곧 재개될 북미 협상의 방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미국에서 만나 논의를 시작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내일 정상회담에 배석합니다.

강경화 장관은 또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리비아 모델'을 주장하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방법(a new method)'을 언급했습니다. 트럼프의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베일에 가려졌던 북한의 협상 대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이름을 드러내고 환영 담화를 냈습니다.

'새로운 해법'은 미국이 하노이 회담 때 내놓았던 이른바 '빅딜'에서 한발 물러난 방안일 가능성이 큽니다. 강경화 장관은 "안전보장 문제라든지 제재 해제 문제 등 모든 것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실무 협상에서 비핵화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어 내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관 기사] 트럼프 정부의 '새 방법' 시나리오는?

문재인 대통령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유연한 입장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포괄적 합의'를 요구하는 미국과 '단계적 해법'을 요구하는 북미 간의 의견 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접점을 찾아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그 과정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지 주목됩니다.

더 나아가 실무 협상 이후의 3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교환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하는 방안에 대해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견을 구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등 안보 청구서 압박 가능성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내일(23일), 서울에서는 새 방위비 분담금 협상 첫 회의가 열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부유한 나라를 돕는데도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국을 계속 압박해왔습니다. 48억 달러, 우리 돈 6조 원이라는 구체적인 금액까지 내놓았습니다. 기존 방위비 분담금의 5배가 넘는 액수입니다.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인상 필요성을 언급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밖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이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서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또 미국산 무기 구매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정상회담 때에도 무기 구매를 압박한 바 있습니다. 대규모 미국 투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 정상에게 자주 요구하는 단골 메뉴입니다.


문 대통령, '지소미아 종료' 등 한일 갈등 현안 설명할 듯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종료'의 배경에 관해 설명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국무부과 국방부 관료들이 '대단한 실망과 우려'라는 입장을 표명했고, 그 이후 한미동맹에 이상 신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에게 "최근 한일 관계의 어려움이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고,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도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한쪽 편을 든다거나 중재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문 대통령은 한일 갈등의 배경과 우리의 입장을 전달함으로써 한미 관계와 한일 관계를 분리하고, 한미 동맹은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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