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고혈압약에 이어 위장약까지…또 ‘발암’ 파동

입력 2019.10.01 (08:29) 수정 2019.10.0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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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해 고혈압약 사태 기억하십니까?

발암 가능 물질이 발견돼 회수 조치가 내려지는 등 약국, 병원은 물론 환자들까지 한바탕 혼란을 겪었는데요.

이번엔 속쓰림, 위장장애 등에 널리 쓰이는 위장약 성분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발견되면서 또 한 번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과연 내가 먹는 약은 괜찮은 걸까요?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보시죠.

[리포트]

지난달 27일, 식약처에서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의 판매금지 발표를 한 다음날이죠.

약국마다 해당 성분이 포함된 약의 교환, 환불 등을 문의하는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졌습니다.

[위장 장애 환자 : "평소에 위가 속 쓰림이 많아서 자주 복용하고 있어요. 제가 가진 약도 뉴스에 나온 약이랑 겹쳐서 교환하려고 약국에 왔습니다."]

약사들은 손님들의 교환 환불 문의에 응대하는 한편, 기존에 구비해둔 라니티딘 성분이 포함된 약품들을 반품 처리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요.

[오인석/약사 : "여기 이제 반품하려고 저희가 쌓아놨습니다. 이건 일반 의약품이고요. 여기는 조제용 전문 의약품입니다."]

라니티딘 성분이 포함돼있는 의약품이 정말 많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식약처의 발표에 따르면 라니티딘에서 발암 추정물질 NDMA 즉,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기준치의 최대 3백배 넘게 검출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된 이 라니티딘 성분, 과연 어떤 약에 들어있을까요?

[서민석/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감기약만 처방받아도 속 쓰리다, 위장장애가 있다고 하시는 분들은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을 같이 처방해드리는 경우도 있고요. 특히 정형외과나 신경외과에서 소염진통제를 쓰면 속이 쓰리니까 미리 그런 위장약을 같이 처방해드리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그간 라니티딘 성분은 역류성 식도염, 위염, 소화불량 등 위장질환 전반에 걸쳐 폭넓게 처방돼 왔습니다.

해당 원료로 제조된 완제의약품은 260개 품목이 넘고 해당 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144만 명이 넘습니다.

[약사/음성변조 : "(라니티딘) 제재가 워낙 위장약으로 많이 제조됐던 약이라서 저희도 속이 안 좋다 고 하면 많이 드렸고."]

식약처는 이들 의약품을 모두 판매 중단했습니다.

제조와 수입도 막았고 처방도 제한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라니티딘은 오랜 기간 사용된 원료라 대체약 종류도 많지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약사 : "(대체약이) 있긴 있는데 아직 준비는 못 했습니다. 여태까지 이걸 많이 썼기 때문에 그동안에."]

지난해 발암 가능 물질 검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고혈압약 사태와는 달리 라니티딘 위장약의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복용해 온 약이라는데서 충격이 더 큰데요.

그간 꾸준히 해당 약을 복용해 왔던 환자들의 불안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30대 이가영씨 역시 오랜 위장장애 증상으로 해당 약을 꾸준히 처방받아 왔습니다.

[이가영/라니티딘 복용 환자 : "라니티딘이 들어있고요. 여기도 라니티딘이 들어있고. 지금 보시면 2018년도 11월에도 복용했었고 2019년도 7월에도 계속 복용했었던 거예요. 되게 많이 처방받았던 약이거든요."]

불과 한 달 전까지도 라니티딘이 포함된 위장약을 일주일 넘게 복용했는데요.

그동안 가족도 함께 복용해왔기 때문에 불안이 더 크다고 합니다.

[이가영/라니티딘 복용 환자 : "남편도 그 약을 한 달 이상 복용했거든요. 그 기사를 접하고서는 일단 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울의 한 내과입니다.

식약처의 발표 이후 이 씨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환자들의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김종웅/내과 전문의 : "어제는 환자 두 분이 와서 약을 바꿔갔거든요. 한 분은 순수하게 라니티딘 계통이 있는 거여서 다른 계통 약으로 바꿔드렸고 또 한 분은 복합제였어요. 그래서 한 성분은 안전하니까 그 성분은 그냥 그대로 드리고 라니티딘 계통은 또 다른 계통 약으로 바꿔드렸고."]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환자들이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인데요.

[김종웅/내과 전문의 : "고혈압이나 당뇨약 같은 경우는 거의 1년 365일을 먹잖아요. 그런데 이 위장약 같은 경우 속이 안 좋아서 내시경상에서 큰 병이 있어서 약을 먹었다 하더라도 이것을 일 년 내내 먹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의사들이 처방하는 라니티딘 평균 하루 복용량은 200mg남짓.

이 정도 양으로 암에 걸릴 가능성, 어느 정도 될까요?

[오인석/약사 : "하루에 9알씩 70년을 매일 먹어야 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크게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불안하다 하시는 분들, 이미 구매하거나 처방받은 약들을 교환 환불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오인석/약사 : "일반 의약품을 사가셨어요. 10개 중에 만약에 한 8개를 드셨다. 그럼 그 남은 두 개랑 이 상자를 같이 가져오신다거나 아니면 10개짜리 포장을 그대로 가져오시면 몇 개 드셨어도 약국에서 사간 금액으로 환불을 해드립니다."]

병원 처방약 역시 다른 의약품으로 재처방 재조제를 받을 때 1회에 한해 환자 본인부담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판매 중지 의약품 목록은 식약처나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또는 포털사이트에서 '위장약', '라니티딘' 등을 검색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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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고혈압약에 이어 위장약까지…또 ‘발암’ 파동
    • 입력 2019-10-01 08:31:48
    • 수정2019-10-01 09: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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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해 고혈압약 사태 기억하십니까?

발암 가능 물질이 발견돼 회수 조치가 내려지는 등 약국, 병원은 물론 환자들까지 한바탕 혼란을 겪었는데요.

이번엔 속쓰림, 위장장애 등에 널리 쓰이는 위장약 성분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발견되면서 또 한 번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과연 내가 먹는 약은 괜찮은 걸까요?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보시죠.

[리포트]

지난달 27일, 식약처에서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의 판매금지 발표를 한 다음날이죠.

약국마다 해당 성분이 포함된 약의 교환, 환불 등을 문의하는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졌습니다.

[위장 장애 환자 : "평소에 위가 속 쓰림이 많아서 자주 복용하고 있어요. 제가 가진 약도 뉴스에 나온 약이랑 겹쳐서 교환하려고 약국에 왔습니다."]

약사들은 손님들의 교환 환불 문의에 응대하는 한편, 기존에 구비해둔 라니티딘 성분이 포함된 약품들을 반품 처리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요.

[오인석/약사 : "여기 이제 반품하려고 저희가 쌓아놨습니다. 이건 일반 의약품이고요. 여기는 조제용 전문 의약품입니다."]

라니티딘 성분이 포함돼있는 의약품이 정말 많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식약처의 발표에 따르면 라니티딘에서 발암 추정물질 NDMA 즉,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기준치의 최대 3백배 넘게 검출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된 이 라니티딘 성분, 과연 어떤 약에 들어있을까요?

[서민석/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감기약만 처방받아도 속 쓰리다, 위장장애가 있다고 하시는 분들은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을 같이 처방해드리는 경우도 있고요. 특히 정형외과나 신경외과에서 소염진통제를 쓰면 속이 쓰리니까 미리 그런 위장약을 같이 처방해드리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그간 라니티딘 성분은 역류성 식도염, 위염, 소화불량 등 위장질환 전반에 걸쳐 폭넓게 처방돼 왔습니다.

해당 원료로 제조된 완제의약품은 260개 품목이 넘고 해당 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144만 명이 넘습니다.

[약사/음성변조 : "(라니티딘) 제재가 워낙 위장약으로 많이 제조됐던 약이라서 저희도 속이 안 좋다 고 하면 많이 드렸고."]

식약처는 이들 의약품을 모두 판매 중단했습니다.

제조와 수입도 막았고 처방도 제한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라니티딘은 오랜 기간 사용된 원료라 대체약 종류도 많지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약사 : "(대체약이) 있긴 있는데 아직 준비는 못 했습니다. 여태까지 이걸 많이 썼기 때문에 그동안에."]

지난해 발암 가능 물질 검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고혈압약 사태와는 달리 라니티딘 위장약의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복용해 온 약이라는데서 충격이 더 큰데요.

그간 꾸준히 해당 약을 복용해 왔던 환자들의 불안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30대 이가영씨 역시 오랜 위장장애 증상으로 해당 약을 꾸준히 처방받아 왔습니다.

[이가영/라니티딘 복용 환자 : "라니티딘이 들어있고요. 여기도 라니티딘이 들어있고. 지금 보시면 2018년도 11월에도 복용했었고 2019년도 7월에도 계속 복용했었던 거예요. 되게 많이 처방받았던 약이거든요."]

불과 한 달 전까지도 라니티딘이 포함된 위장약을 일주일 넘게 복용했는데요.

그동안 가족도 함께 복용해왔기 때문에 불안이 더 크다고 합니다.

[이가영/라니티딘 복용 환자 : "남편도 그 약을 한 달 이상 복용했거든요. 그 기사를 접하고서는 일단 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울의 한 내과입니다.

식약처의 발표 이후 이 씨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환자들의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김종웅/내과 전문의 : "어제는 환자 두 분이 와서 약을 바꿔갔거든요. 한 분은 순수하게 라니티딘 계통이 있는 거여서 다른 계통 약으로 바꿔드렸고 또 한 분은 복합제였어요. 그래서 한 성분은 안전하니까 그 성분은 그냥 그대로 드리고 라니티딘 계통은 또 다른 계통 약으로 바꿔드렸고."]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환자들이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인데요.

[김종웅/내과 전문의 : "고혈압이나 당뇨약 같은 경우는 거의 1년 365일을 먹잖아요. 그런데 이 위장약 같은 경우 속이 안 좋아서 내시경상에서 큰 병이 있어서 약을 먹었다 하더라도 이것을 일 년 내내 먹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의사들이 처방하는 라니티딘 평균 하루 복용량은 200mg남짓.

이 정도 양으로 암에 걸릴 가능성, 어느 정도 될까요?

[오인석/약사 : "하루에 9알씩 70년을 매일 먹어야 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크게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불안하다 하시는 분들, 이미 구매하거나 처방받은 약들을 교환 환불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오인석/약사 : "일반 의약품을 사가셨어요. 10개 중에 만약에 한 8개를 드셨다. 그럼 그 남은 두 개랑 이 상자를 같이 가져오신다거나 아니면 10개짜리 포장을 그대로 가져오시면 몇 개 드셨어도 약국에서 사간 금액으로 환불을 해드립니다."]

병원 처방약 역시 다른 의약품으로 재처방 재조제를 받을 때 1회에 한해 환자 본인부담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판매 중지 의약품 목록은 식약처나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또는 포털사이트에서 '위장약', '라니티딘' 등을 검색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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