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비극’ 빚 문제로 동생 살해 50대 구속

[앵커]

전주에서 한 50대 남성이 친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습니다.

빚 문제 때문에 큰다툼이 벌어졌다는데, 형제간의 비극은 수년 전 형이 로또에 당첨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유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주 시내의 한 전통시장.

시장 바닥에는 혈흔을 닦아낸 자국이 선명합니다.

지난 11일 오후,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49살 A 씨가 흉기에 찔린 채 쓰러졌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된 피의자는 58살 B 씨.

피의자와 피해자는 형제지간으로 사건 당일 빚 문제로 심하게 말다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변 상인/음성변조 : "무슨 사람이냐 했더니 이 사람이 자기 형인데 그런다고... 여기서 또 다투더라고, 전화로 다투고 싸우고 왔대 전화로."]

경찰 조사 결과 이들 형제의 비극은 '로또' 당첨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년 전 로또에 당첨돼 8억 원 가량을 받은 형은 살해된 동생에게 집을 장만해 주는 등 형제들에게 돈을 일부 나눠줬습니다.

남은 돈으론 식당을 차렸는데,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동생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4천6백만 원을 빌렸습니다.

최근 형이 대출 이자를 제대로 못갚게 되자 말다툼이 잦아졌고 결국 홧김에 흉기까지 휘두르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동생한테 사준 집을 담보로 대출을 좀 받았는가 봐요. 금융 이자를 좀 밀리니까 동생이 형한테 심한 말을 좀 한 것 같아요."]

로또 당첨금을 나눠 가질 정도였지만 악화된 경제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형제에게 로또의 행운은 결국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진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