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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강한 속도전이 인명구조 좌우”…41시간의 기적, 美 해안경비대
입력 2019.10.22 (17:18) 수정 2019.10.22 (17:18) 취재후
[취재후] “강한 속도전이 인명구조 좌우”…41시간의 기적, 美 해안경비대
지난달한국의 대형 자동차 운반선이 미국 동부 해안에서 전도됐던 일 기억하시죠? 24명의 선원 가운데 20명은 초기에 구조됐지만, 한국인 선원 4명은 배 안에 갇혀 많은 사람을 애타게 했는데요. 41시간의 사투 끝에 마지막 선원이 전원 구조되며 '기적의 드라마'가 연출됐습니다. 이 마지막 선원이 배 위로 모습을 드러내던 당시 환호성과 박수 소리 속에 다음과 같은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겼는데요.

"여러분이 한 일 덕분에 오늘이 제 경력 최고의 날이 됐습니다."

지난 21일 해양경찰청을 방문한 美 해안경비대 존 리드 대령지난 21일 해양경찰청을 방문한 美 해안경비대 존 리드 대령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구조 총 책임자였던 미국 해안경비대(USCG)의 존 리드 대령입니다. 외교부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지난 21일 한국의 해안경비대에 해당하는 해양경찰청을 찾았습니다. 해양경찰청 구조 대원들과 당시 상황을 복기하고, K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수난 구조 시스템을 들려줬습니다. 그와 주고받은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연관기사] “강한 속도전이 인명구조 좌우”…‘41시간의 기적’ 美 해양경비대 (KBS 1TV ‘뉴스7’ 2019.10.21.)

출동 당시 초기 상황은 어땠습니까?

골든레이호에서 헬기로 선원들을 구조하는 모습골든레이호에서 헬기로 선원들을 구조하는 모습

"선박이 옆으로 기울어서 전도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원들이 한창 대피 중이었는데요. 예인선으로 대피하거나 아니면 헬리콥터나 옆에 있는 해안 경비대 구조정으로 대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상황이 긴박해서 즉각적으로 만든 임시방편을 통해서 구조됐는데요. 소방 호스를 통해서 타고 내려오기도 하고 헬리콥터 위로 들어 올려서 구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이 선박이 옆으로 누워서 완전히 전도된 상황에서 이루어졌고요. 선박의 옆면이 바닥이 된 어려운 상황에서 초기 20명의 선원이 구조됐습니다."

이후 선원 4명이 남은 남았지만, 선박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어떻게 대응했나요?

"초기에 20명 선원을 구조한 다음에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화재가 발생해서 연기도 나오고 있었고요. 화재 때문에 구조팀과 예인선을 철수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황을 다시 한번 평가를 하고 확인을 해야 했는데요. 시간이 지나자 불이 꺼졌고 연기와 화염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닷물이 빠지는 바람에 이 선박 자체가 수심이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예인선이 다시 투입돼서 해협 바깥의 수심이 얕은 곳으로 선박을 이동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조처를 한 것이 선박 안에 네 명의 나머지 선원들을 구조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일단 선박이 안정화한 뒤에는 남은 4명의 선원에 대해 신속한 구조가 이루어졌습니다. 비결은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저희는 '빠르고 강하게 가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능한 한 빠른 속도로 가능한 한 많은 자산을 투입하라는 것입니다. 나중에 잘못되어서 더 많은 자산을 요청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많은 자산을 투입을 하라는 건데요. 이것이 과한 대처로 비칠 수도 있지만, 저희 해안 경비대에서는 그런 신조를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구조대와 실종자의 안전을 위해 시간을 들여 계획을 짠 뒤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한꺼번에 투입한 것이 성공적인 구조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밤새 선박을 두드리며 구조대와 선원들이 소통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무언인가요?

"처음 선원들이 선박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구조팀은 크게 고무됐습니다. 이후 고립된 생존자들과 연락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 밤새 최소 매시간 그렇게 두드렸습니다. 구조팀이 아직 여기 밖에 있다, 구출해 주겠다는 것을 알리는 동시에 저희 구조 팀으로서는 안에 고립된 생존자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연락 수단으로서 선박을 두드렸습니다."

선원들의 상황과 구조 과정이 트위터나 기자 회견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됐습니다. 해안경비대의 소통 노력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고 당시 현지에서 기자회견 중인 존 리드 대령사고 당시 현지에서 기자회견 중인 존 리드 대령

"일반적으로 가능한 한 대중들과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이 저희의 방침입니다. 특히 골든레이호 같은 경우는 매우 많은 분이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대중들의 궁금증이 너무 많이 남아 있지 않게끔 미리 저희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주안을 두고 노력을 한 것이 그 결과입니다."

한국에서는 해경이 구조 전 과정을 주도하는 데 반해, 골든레이호 구조 과정을 보면 미국은 해안 경비대와 민간 업체들이 역할을 분담해 협력하는 모습이 특징적이었습니다.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골든레이호 구조 작업을 마친 뒤 美 해안경비대와 민간 업체 대원들을 함께 촬영한 모습골든레이호 구조 작업을 마친 뒤 美 해안경비대와 민간 업체 대원들을 함께 촬영한 모습

"미국에서는 선주가 보험사 등을 통해 사고에 대비해 사전에 분야별로 민간 구난 업체와 계약을 맺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색은 해안경비대에서 담당하고, 이후 구난 부문은 민간 업체에 요청하게 돼 있습니다. 해안 경비대에서 최대한 구조를 많이 하고 그다음 화재 진압이라든지 기술적인 구조가 필요할 때는 이것을 업체에 넘기는 시스템입니다. 이번에도 6개월 전 업체들과 합동 훈련을 했는데, 이러한 것들이 이번에 민간 업체들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에서 원활한 구조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 해경의 시스템과 비교해서 어떤 방법이 맞다고 할 수 없고, 둘 다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인들은 이번 사고를 보며 세월호 참사를 떠올린 분들이 많았습니다. 끝으로 방재 선진국의 담당자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2014년의 세월호 사건은 가슴 아프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고였습니다. 우리가 자연재해든 인재든 간에 참사로부터 배우고, 이것이 어떻게 우리가 상황을 개선하는 데 반영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미국 해안 경비대도 이번 골든레이호 사건 같은 경우에 어떤 부분을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었느냐, 개선점이 무엇인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을 받은 바 있습니다. 저희가 모든 수색 구조 활동을 할 때마다 검토하는데요. 특히 사망자가 있었을 때는 정책적으로 조사가 이루어진 일도 있습니다. 저희가 이런 상황이 있었을 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저희가 했던 성공과 실패로부터 배우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거치며 우리의 수난 구조 시스템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골든레이호 구조 작업을 보면 여전히 배워야 할 점도 많습니다. 신중하면서도 과한 대응, 투명한 정보 공개,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를 통한 성찰이겠죠. 성공의 경험도, 실패의 경험도 미래에 있을 또 다른 수난 사고 대처에 훌륭한 자양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취재후] “강한 속도전이 인명구조 좌우”…41시간의 기적, 美 해안경비대
    • 입력 2019.10.22 (17:18)
    • 수정 2019.10.22 (17:18)
    취재후
[취재후] “강한 속도전이 인명구조 좌우”…41시간의 기적, 美 해안경비대
지난달한국의 대형 자동차 운반선이 미국 동부 해안에서 전도됐던 일 기억하시죠? 24명의 선원 가운데 20명은 초기에 구조됐지만, 한국인 선원 4명은 배 안에 갇혀 많은 사람을 애타게 했는데요. 41시간의 사투 끝에 마지막 선원이 전원 구조되며 '기적의 드라마'가 연출됐습니다. 이 마지막 선원이 배 위로 모습을 드러내던 당시 환호성과 박수 소리 속에 다음과 같은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겼는데요.

"여러분이 한 일 덕분에 오늘이 제 경력 최고의 날이 됐습니다."

지난 21일 해양경찰청을 방문한 美 해안경비대 존 리드 대령지난 21일 해양경찰청을 방문한 美 해안경비대 존 리드 대령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구조 총 책임자였던 미국 해안경비대(USCG)의 존 리드 대령입니다. 외교부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지난 21일 한국의 해안경비대에 해당하는 해양경찰청을 찾았습니다. 해양경찰청 구조 대원들과 당시 상황을 복기하고, K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수난 구조 시스템을 들려줬습니다. 그와 주고받은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연관기사] “강한 속도전이 인명구조 좌우”…‘41시간의 기적’ 美 해양경비대 (KBS 1TV ‘뉴스7’ 2019.10.21.)

출동 당시 초기 상황은 어땠습니까?

골든레이호에서 헬기로 선원들을 구조하는 모습골든레이호에서 헬기로 선원들을 구조하는 모습

"선박이 옆으로 기울어서 전도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원들이 한창 대피 중이었는데요. 예인선으로 대피하거나 아니면 헬리콥터나 옆에 있는 해안 경비대 구조정으로 대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상황이 긴박해서 즉각적으로 만든 임시방편을 통해서 구조됐는데요. 소방 호스를 통해서 타고 내려오기도 하고 헬리콥터 위로 들어 올려서 구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이 선박이 옆으로 누워서 완전히 전도된 상황에서 이루어졌고요. 선박의 옆면이 바닥이 된 어려운 상황에서 초기 20명의 선원이 구조됐습니다."

이후 선원 4명이 남은 남았지만, 선박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어떻게 대응했나요?

"초기에 20명 선원을 구조한 다음에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화재가 발생해서 연기도 나오고 있었고요. 화재 때문에 구조팀과 예인선을 철수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황을 다시 한번 평가를 하고 확인을 해야 했는데요. 시간이 지나자 불이 꺼졌고 연기와 화염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닷물이 빠지는 바람에 이 선박 자체가 수심이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예인선이 다시 투입돼서 해협 바깥의 수심이 얕은 곳으로 선박을 이동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조처를 한 것이 선박 안에 네 명의 나머지 선원들을 구조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일단 선박이 안정화한 뒤에는 남은 4명의 선원에 대해 신속한 구조가 이루어졌습니다. 비결은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저희는 '빠르고 강하게 가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능한 한 빠른 속도로 가능한 한 많은 자산을 투입하라는 것입니다. 나중에 잘못되어서 더 많은 자산을 요청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많은 자산을 투입을 하라는 건데요. 이것이 과한 대처로 비칠 수도 있지만, 저희 해안 경비대에서는 그런 신조를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구조대와 실종자의 안전을 위해 시간을 들여 계획을 짠 뒤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한꺼번에 투입한 것이 성공적인 구조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밤새 선박을 두드리며 구조대와 선원들이 소통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무언인가요?

"처음 선원들이 선박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구조팀은 크게 고무됐습니다. 이후 고립된 생존자들과 연락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 밤새 최소 매시간 그렇게 두드렸습니다. 구조팀이 아직 여기 밖에 있다, 구출해 주겠다는 것을 알리는 동시에 저희 구조 팀으로서는 안에 고립된 생존자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연락 수단으로서 선박을 두드렸습니다."

선원들의 상황과 구조 과정이 트위터나 기자 회견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됐습니다. 해안경비대의 소통 노력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고 당시 현지에서 기자회견 중인 존 리드 대령사고 당시 현지에서 기자회견 중인 존 리드 대령

"일반적으로 가능한 한 대중들과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이 저희의 방침입니다. 특히 골든레이호 같은 경우는 매우 많은 분이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대중들의 궁금증이 너무 많이 남아 있지 않게끔 미리 저희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주안을 두고 노력을 한 것이 그 결과입니다."

한국에서는 해경이 구조 전 과정을 주도하는 데 반해, 골든레이호 구조 과정을 보면 미국은 해안 경비대와 민간 업체들이 역할을 분담해 협력하는 모습이 특징적이었습니다.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골든레이호 구조 작업을 마친 뒤 美 해안경비대와 민간 업체 대원들을 함께 촬영한 모습골든레이호 구조 작업을 마친 뒤 美 해안경비대와 민간 업체 대원들을 함께 촬영한 모습

"미국에서는 선주가 보험사 등을 통해 사고에 대비해 사전에 분야별로 민간 구난 업체와 계약을 맺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색은 해안경비대에서 담당하고, 이후 구난 부문은 민간 업체에 요청하게 돼 있습니다. 해안 경비대에서 최대한 구조를 많이 하고 그다음 화재 진압이라든지 기술적인 구조가 필요할 때는 이것을 업체에 넘기는 시스템입니다. 이번에도 6개월 전 업체들과 합동 훈련을 했는데, 이러한 것들이 이번에 민간 업체들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에서 원활한 구조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 해경의 시스템과 비교해서 어떤 방법이 맞다고 할 수 없고, 둘 다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인들은 이번 사고를 보며 세월호 참사를 떠올린 분들이 많았습니다. 끝으로 방재 선진국의 담당자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2014년의 세월호 사건은 가슴 아프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고였습니다. 우리가 자연재해든 인재든 간에 참사로부터 배우고, 이것이 어떻게 우리가 상황을 개선하는 데 반영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미국 해안 경비대도 이번 골든레이호 사건 같은 경우에 어떤 부분을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었느냐, 개선점이 무엇인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을 받은 바 있습니다. 저희가 모든 수색 구조 활동을 할 때마다 검토하는데요. 특히 사망자가 있었을 때는 정책적으로 조사가 이루어진 일도 있습니다. 저희가 이런 상황이 있었을 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저희가 했던 성공과 실패로부터 배우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거치며 우리의 수난 구조 시스템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골든레이호 구조 작업을 보면 여전히 배워야 할 점도 많습니다. 신중하면서도 과한 대응, 투명한 정보 공개,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를 통한 성찰이겠죠. 성공의 경험도, 실패의 경험도 미래에 있을 또 다른 수난 사고 대처에 훌륭한 자양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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