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中 ‘광군제’ 다음 주 시작…소비 파워 여전할까?

입력 2019.11.07 (18:08) 수정 2019.11.0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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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유통업계는 해마다 이맘때 가장 뜨겁습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11월 11일에 여는 할인 행사, '광군제'가 다음 주 11일로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지난해에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도 광군제 하루 34조 원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중국인들의 구매력을 과시했는데 올해는 어떨까요?

베이징 최영은 특파원 연결해 봅니다.

광군제하면 국내 직구족들도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날인가요?

[기자]

네, 광군제는 11월 11일입니다.

중국어로 광군은 애인이 없는 독신자를 뜻하는데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숫자 1이 네 번 겹쳐진 데 착안해서 '1', 즉 혼자인 사람은 쇼핑이나 하자는 콘셉트로 지난 2009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선 이미 예약 판매 등으로 일찌감치 분위기가 달아올랐는데요.

올해 광군제에는 20만 개 브랜드가 참여해 사활을 건 판매전을 펼칩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보다 1억 명가량 많은 5억 명이 알리바바 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마다 광군제가 세우는 기록이 어마어마하다고요?

[기자]

네, 중국하면 과거 '세계의 공장'으로 여겨졌는데, 이 영상 보시면 중국이 '세계의 큰손'이 됐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지난해 11월 11일 광군제 전야제 모습인데요,

총 매출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전광판이, 새벽 0시가 지나가마자 폭발적으로 올라가고 있지요.

["티몰 매출이 100억 위안을 돌파했습니다. 2분 5초 만입니다. 번개처럼 빠르네요."]

1000억 위안, 한화 16조 원을 돌파하는 데 단 1시간 47분이 걸렸습니다.

재작년 9시간 보다 5배나 빨리 달성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광군제 하루 알리바바 그룹의 최종 매출은 당시 한화 기준 34조 7천억 원에 달했는데요.

광군제 때는 알리바바만 행사를 하는 게 아닙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징동을 비롯해 상당수의 온·오프라인 플랫폼들이 중국 전역에서 할인 행사에 들어가기 때문에 중국 전체 판매액은 훨씬 막대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앵커]

대단한 매출 규모인데요.

광군제가 이렇게 성공하는 비결이 뭔가요?

[기자]

광군제 때는 단순히 기존 제품의 할인 행사만 하는 게 아닙니다.

중국인들의 구매 파워가 입증되면서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각 기업들이 광군제 즈음에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하는데, 올해는 100만 개 이상이 첫선을 보입니다.

지금 보시는 건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몰에서 인터넷 방송으로 물건을 파는 모습입니다.

이 영상만 해도 700만 명 넘게 봤습니다.

TV 매체로 홈쇼핑을 방송하듯이 왕홍, 즉 인터넷 유명인 등이 동원돼 실시간으로 물건을 파는 등 매출을 늘리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쑨샤오첸/네트워크 기술회사 총지배인 : "팔로워가 1000만, 100만 명에 이르는 왕홍들이 각 제품별로 소비자를 정밀하게 파악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주문량은 알리바바의 경우 10억 건이 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해 창고에 소비자 원할 것으로 예상하는 품목을 미리 입고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으로 대응했습니다.

또 이런 어마어마한 주문량을 배송하는 데는 로봇이나 드론 같은 첨단 기술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올해 광군제와 관련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네요.

미국 제품은 안 사겠다는 보이콧 움직임이 있다고요?

[기자]

지난해 광군제에서 미국 제품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렸습니다.

애플이나 나이키 등 많은 미국 브랜드가 1억 위안, 한화 160억 원이 넘는 광군제 매출을 올렸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한 컨설팅 회사가 중국 대도시 소비자 2천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번 광군제 때 미국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응답이 78%에 달했습니다.

이유는 절반 이상이 "애국심 때문"이라고 답해서 미·중 무역전쟁이 주된 이유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광군제는 온라인 쇼핑 축제이다 보니 중국 본토 소비자만 물건을 사는 게 아니고 해외 소비자들도 많이 참여하는데요.

송환법 반대 시위로 반중 정서가 커진 홍콩에서 광군제를 보이콧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홍콩은 중국 본토 이외 지역에서 미국을 제치고 광군제 소비가 가장 많은 곳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올해 광군제 매출에서 예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는 요인들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중국 경제가 성장률도 서서히 떨어지고 소비도 줄고 있고, 한마디로 힘들지 않습니까?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기의 둔화세가 확연해지는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펴는 식으로 소비 진작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 중국에서 소비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60%가량에 달합니다.

지난달 중국의 국경절, 일주일간 연휴를 보면 소비가 1년 전보다 8.5%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이 증가율은 중국 정부가 소비를 촉진하려고 국경절 연휴 기간을 늘린 이래 가장 낮은 속도의 증가율입니다.

그래서인지 지난달 알리바바가 광군제와 관련한 간담회를 열었는데, 올해 목표로 하는 매출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중국 경제 곳곳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에서 내수 경기의 가늠자가 될 올해 광군제 매출, 세계 경제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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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中 ‘광군제’ 다음 주 시작…소비 파워 여전할까?
    • 입력 2019-11-07 18:13:28
    • 수정2019-11-07 18:25:49
    통합뉴스룸ET
[앵커]

중국 유통업계는 해마다 이맘때 가장 뜨겁습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11월 11일에 여는 할인 행사, '광군제'가 다음 주 11일로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지난해에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도 광군제 하루 34조 원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중국인들의 구매력을 과시했는데 올해는 어떨까요?

베이징 최영은 특파원 연결해 봅니다.

광군제하면 국내 직구족들도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날인가요?

[기자]

네, 광군제는 11월 11일입니다.

중국어로 광군은 애인이 없는 독신자를 뜻하는데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숫자 1이 네 번 겹쳐진 데 착안해서 '1', 즉 혼자인 사람은 쇼핑이나 하자는 콘셉트로 지난 2009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선 이미 예약 판매 등으로 일찌감치 분위기가 달아올랐는데요.

올해 광군제에는 20만 개 브랜드가 참여해 사활을 건 판매전을 펼칩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보다 1억 명가량 많은 5억 명이 알리바바 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마다 광군제가 세우는 기록이 어마어마하다고요?

[기자]

네, 중국하면 과거 '세계의 공장'으로 여겨졌는데, 이 영상 보시면 중국이 '세계의 큰손'이 됐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지난해 11월 11일 광군제 전야제 모습인데요,

총 매출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전광판이, 새벽 0시가 지나가마자 폭발적으로 올라가고 있지요.

["티몰 매출이 100억 위안을 돌파했습니다. 2분 5초 만입니다. 번개처럼 빠르네요."]

1000억 위안, 한화 16조 원을 돌파하는 데 단 1시간 47분이 걸렸습니다.

재작년 9시간 보다 5배나 빨리 달성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광군제 하루 알리바바 그룹의 최종 매출은 당시 한화 기준 34조 7천억 원에 달했는데요.

광군제 때는 알리바바만 행사를 하는 게 아닙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징동을 비롯해 상당수의 온·오프라인 플랫폼들이 중국 전역에서 할인 행사에 들어가기 때문에 중국 전체 판매액은 훨씬 막대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앵커]

대단한 매출 규모인데요.

광군제가 이렇게 성공하는 비결이 뭔가요?

[기자]

광군제 때는 단순히 기존 제품의 할인 행사만 하는 게 아닙니다.

중국인들의 구매 파워가 입증되면서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각 기업들이 광군제 즈음에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하는데, 올해는 100만 개 이상이 첫선을 보입니다.

지금 보시는 건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몰에서 인터넷 방송으로 물건을 파는 모습입니다.

이 영상만 해도 700만 명 넘게 봤습니다.

TV 매체로 홈쇼핑을 방송하듯이 왕홍, 즉 인터넷 유명인 등이 동원돼 실시간으로 물건을 파는 등 매출을 늘리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쑨샤오첸/네트워크 기술회사 총지배인 : "팔로워가 1000만, 100만 명에 이르는 왕홍들이 각 제품별로 소비자를 정밀하게 파악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주문량은 알리바바의 경우 10억 건이 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해 창고에 소비자 원할 것으로 예상하는 품목을 미리 입고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으로 대응했습니다.

또 이런 어마어마한 주문량을 배송하는 데는 로봇이나 드론 같은 첨단 기술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올해 광군제와 관련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네요.

미국 제품은 안 사겠다는 보이콧 움직임이 있다고요?

[기자]

지난해 광군제에서 미국 제품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렸습니다.

애플이나 나이키 등 많은 미국 브랜드가 1억 위안, 한화 160억 원이 넘는 광군제 매출을 올렸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한 컨설팅 회사가 중국 대도시 소비자 2천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번 광군제 때 미국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응답이 78%에 달했습니다.

이유는 절반 이상이 "애국심 때문"이라고 답해서 미·중 무역전쟁이 주된 이유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광군제는 온라인 쇼핑 축제이다 보니 중국 본토 소비자만 물건을 사는 게 아니고 해외 소비자들도 많이 참여하는데요.

송환법 반대 시위로 반중 정서가 커진 홍콩에서 광군제를 보이콧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홍콩은 중국 본토 이외 지역에서 미국을 제치고 광군제 소비가 가장 많은 곳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올해 광군제 매출에서 예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는 요인들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중국 경제가 성장률도 서서히 떨어지고 소비도 줄고 있고, 한마디로 힘들지 않습니까?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기의 둔화세가 확연해지는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펴는 식으로 소비 진작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 중국에서 소비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60%가량에 달합니다.

지난달 중국의 국경절, 일주일간 연휴를 보면 소비가 1년 전보다 8.5%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이 증가율은 중국 정부가 소비를 촉진하려고 국경절 연휴 기간을 늘린 이래 가장 낮은 속도의 증가율입니다.

그래서인지 지난달 알리바바가 광군제와 관련한 간담회를 열었는데, 올해 목표로 하는 매출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중국 경제 곳곳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에서 내수 경기의 가늠자가 될 올해 광군제 매출, 세계 경제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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