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성노예 아냐, 한국도 확인”…日 외교청서 왜곡

입력 2019.11.12 (06:33) 수정 2019.11.1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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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정부 공식 문서에 "일본군 위안부는 '성 노예'가 아니"라고 명시했습니다.

해묵은 주장을 반복한 걸로도 볼 수 있지만, 이번엔 한국 정부가 이를 수용한 걸로 해석될 만한 문구까지 집어넣었습니다.

우리 외교부가 엄중 항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반년 넘게 이를 바로잡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올해 일본 외교청서에서 위안부 문제를 기술한 부분입니다.

"'성 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니 사용해선 안 된다",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 때 한국 측도 이 점을 확인했다"고 적었습니다.

위안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해묵은 주장을 반복한 데 이어

[고노 다로/당시 일본 외무상/지난해 2월 : "한국 대표단이 '성 노예'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일본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고, 매우 유감입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이에 동조한 것처럼 해석될만한 문구까지 추가한 겁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동조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한국 정부가 쓰는 공식 명칭임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도 KBS에 "한국 측이 '성 노예' 표현을 쓰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음성변조 : "한국 측이 "위안부를 '성 노예'로 표현하는 게 사실에 반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라는 뜻이 아닙니다."]

결국, 합의 당시 명칭을 '위안부 피해자'로 통일한 것을 두고 마치 우리가 '성 노예'는 아니라고 인정한 것처럼 호도한 셈입니다.

외교부가 일본의 외교청서가 나온 4월에 이에 항의했음에도, 일본은 반년 넘게 바로잡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이 4년이나 지난 시점에 난데없이 한국 정부까지 끌어들인 건 '성 노예'가 통용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흔들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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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성노예 아냐, 한국도 확인”…日 외교청서 왜곡
    • 입력 2019-11-12 06:36:23
    • 수정2019-11-12 08: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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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정부 공식 문서에 "일본군 위안부는 '성 노예'가 아니"라고 명시했습니다.

해묵은 주장을 반복한 걸로도 볼 수 있지만, 이번엔 한국 정부가 이를 수용한 걸로 해석될 만한 문구까지 집어넣었습니다.

우리 외교부가 엄중 항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반년 넘게 이를 바로잡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올해 일본 외교청서에서 위안부 문제를 기술한 부분입니다.

"'성 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니 사용해선 안 된다",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 때 한국 측도 이 점을 확인했다"고 적었습니다.

위안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해묵은 주장을 반복한 데 이어

[고노 다로/당시 일본 외무상/지난해 2월 : "한국 대표단이 '성 노예'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일본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고, 매우 유감입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이에 동조한 것처럼 해석될만한 문구까지 추가한 겁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동조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한국 정부가 쓰는 공식 명칭임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도 KBS에 "한국 측이 '성 노예' 표현을 쓰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음성변조 : "한국 측이 "위안부를 '성 노예'로 표현하는 게 사실에 반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라는 뜻이 아닙니다."]

결국, 합의 당시 명칭을 '위안부 피해자'로 통일한 것을 두고 마치 우리가 '성 노예'는 아니라고 인정한 것처럼 호도한 셈입니다.

외교부가 일본의 외교청서가 나온 4월에 이에 항의했음에도, 일본은 반년 넘게 바로잡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이 4년이나 지난 시점에 난데없이 한국 정부까지 끌어들인 건 '성 노예'가 통용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흔들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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