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단절’에 한 번 울고 ‘임금’에 두 번 운다…갈 길 먼 ‘성 평등’

[앵커]

올 한해 우리 사회의 해결 과제로는 '양성 평등'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지난해 정부에 양성평등 전담부서가 신설됐고, 관련된 여러 정책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텐데요.

무엇보다 직장과 육아 문제에서 겪는 여성 차별의 고리부터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수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7살 자녀를 둔 직장인 김 모 씨.

다니던 회사에 육아휴직을 신청했더니 돌아온 건 권고사직이었습니다.

[김00/음성변조 : "육아휴직은 1년은 주겠지만, 그 이후에는 복직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주겠다고 이야기를 해서..."]

결국, 육아휴직 신청서와 함께 미리 사직서를 썼습니다.

["되게 허무하더라고요. 내 커리어는 끝인가 이 생각도 좀 들고, (나중에) 내가 과연 재취업이 가능할까, 다른 업종으로 가야 하나..."]

김 씨 일을 계기로 다른 여직원들도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남자 직원들은 느끼기 힘든 감정입니다.

["남아있는 직원들도 불안감 조성이 돼 있는 것 같더라고요. (육아휴직 후) 복귀가 어렵다는 걸 아마도 다들 알기 때문에 좀 더 조심스럽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 통계에서도 남녀 간 고용 격차는 여실히 드러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일 가정 양립 지표'를 보면, 결혼하지 않은 남녀의 고용률 차이는 1.6%p였지만, 결혼한 남녀는 그 격차가 27.6%p까지 벌어졌습니다.

[배진경/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 "(여성이) 미래에 가사와 육아의 전담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회사 일에 전념하지 못할 거야라는 일반적인, 그런 팽배한 생각들로 여성들을 채용에서부터 차별을 해 나가는 거죠."]

채용에서의 불평등은 고스란히 임금 격차로 이어집니다.

2017년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 수치는 34.6%로 1위.

2000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계속 1위의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김난주/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 "성별 임금격차가 세계 최대인 것은 '여성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모집·채용·승진·배치·교육·육아휴직 이 모든 것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증거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2015년 양성평등기본법이 전면 개정된 이후 부당한 격차를 줄이기 위한 여러 정책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타가]그 사이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는 2.8점 오르는데 그쳤습니다.[타가]

남녀 모두에게 기회는 공평하고 대가는 정당한 사회.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빠른 길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 [KBS-한국리서치] 2020 신년기획 여론조사 결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