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뉴스 따라잡기] ‘도심 불청객’ 까마귀 떼…“제발 쫓아주세요”
입력 2020.01.15 (08:30) 수정 2020.01.15 (11:19) 아침뉴스타임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뉴스 따라잡기] ‘도심 불청객’ 까마귀 떼…“제발 쫓아주세요”
동영상영역 끝
[기자]

최근 수원 도심에 까마귀떼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특히 배설물 때문에 주민들 피해가 막심하다는데요.

그런데 왜 하필 다른 곳을 놔두고 이 곳으로 몰려드는 걸까요.

그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지금 바로 현장으로 가 보시죠.

[리포트]

늦은 밤 수원의 도심.

깜깜한 하늘 아래로 족히 수백 마리는 돼 보이는 까마귀 떼들이 전깃줄에 줄지어 앉았습니다.

건물 사이를 이리저리 활개 치고 다닙니다.

[정현정/경기도 수원시 : "한두 마리가 아니고 막 떼거리로 와서 전깃줄에 앉아 있을 때 이렇게 보면 좀 혐오스럽고 그렇죠."]

[박인호/경기도 수원시 : "지나가다가 까마귀 배설물이 떨어지는 걸 보는데 맞을까 봐 무섭고 냄새나고 위생적으로 좀 안 좋은 것 같습니다."]

혐오스럽기까지 한 까마귀 때문에 거리는 배설물로 엉망이 됐습니다.

혹여나 배설물이라도 맞을까 빨리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이현식/경기도 평택시 : "날아다니면서 막 배설하는 것 같아서..바닥도 지금 이렇잖아요."]

거리는 배설물로 뒤덮힌 지 이미 오래입니다.

[박시후/경기도 수원시 : "저기 앉아 있었는데 저 새똥 맞았더라고요. 알고 보니까 머리에. 그래서 기분이 좀 그랬어요."]

주차된 차도 이른바 배설물 테러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잠시 주차한 이 버스, 배설물로 금세 뒤덮혔습니다.

[버스 기사 : "(차 이거 어떻게 해요?) 닦아야지, 뭐. 방법이 있어요, 저거. 아이고..."]

배설물 테러 때문에 인근 세차장은 손님이 늘었습니다.

[이용찬/경기도 수원시 : "원래 2주에 한 번씩 했었는데 이제 까마귀 떼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것 같아요."]

[세차장 관계자 : "엄청나게 맞아서 오는 차들도 있고 또 어떤 차들은 조금 맞아서 오는 차들도 있고 그렇죠. 마지막 정리 작업하는 중에 또 새가 날아가면서 배설해서 다시 막 (세차)하면서 짜증 내고 이러시는 분들도 많이 있죠."]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이 일대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의 피해가 큽니다.

손님이 뜸해진 것도 모자라 한겨울에 물청소까지 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임혜경/편의점 직원 : "아무래도 손님들이 덜 오시죠. 안 지나가는 그런 경향이 좀 있어요. 물 뿌리면서 닦긴 하는데 힘들더라고요. 더군다나 추운 날은 어니까 또 물을 쓸 수가 없어요. 안 추우면 하긴 하는데 너무 심각해요."]

수원 도심의 불청객 이 까마귀 떼는 지난 2016년부터 출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까마귀떼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큰부리까마귀가 아닌 '떼까마귀'입니다.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들이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고 남쪽으로 이동하는 겁니다.

다행히 조류 독감 등 질병을 옮기진 않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곳 수원 도심에 모여드는 걸까요?

[최창용/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선임연구원 : "지금 수원 주변에서 저지대, 평지, 농경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고 이들의 큰 무리를 수용할 수 있는 숲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도심은 떼까마귀 무리를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전선, 전봇대와 같은 구조물, 편히 앉을 수 있는 구조물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이들이 잠자리로 이용하기에 굉장히 용이한 편입니다. 따라서 떼까마귀들이 점점 더 도심으로 모여들어서 잠자리로 이용하는 그런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까마귀떼는 거의 밤에만 도심에 출몰합니다.

낮에는 논, 밭 등에서 배를 채운 후 편히 쉴 수 있는 전깃줄 같은 곳에서 밤을 보내기 위해 몰려드는 겁니다.

[김기영/경기도 수원시 : "(논 주변에) 오전에 7시 반부터 9시 사이, 그리고 한 5시 전에 오후 3시쯤, 그때도 많이 출몰하는 편이에요."]

[송인기/경기도 수원시 : "논에 내려앉아서 먹이를 먹나 봐요. 먹이를 먹고 쉴 적에는 전선에 와서 쉬나 봐요. 전봇대에 수천 마리가 와서 매달리고 있어요."]

수원시가 추정하는 까마귀 수는 대략 6천여 마리 안팎.

시민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수원시는 까마귀 퇴치에 나섰습니다.

매일 밤 돌아다니면서 까마귀의 경로를 파악해 쫓아내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수원시청 관계자 : "여기 전선에 (많네)."]

까마귀가 많이 모여드는 곳을 집중적으로 가는데요.

[김덕녕/수원시 환경정책과 환경교육팀장 : "전선이 있고 또 건물이 있는데 건물 높이는 보통 5층에서 7층 정도의 바람막이를 해 줄 수 있는 곳이 주로 많이 출현하는 곳이 됩니다."]

까마귀 떼를 향해 초록 빛을 내는 레이저를 쏴 쫓아내길 반복, 또 반복합니다.

[김승기/수원시 환경정책과 환경교육팀 : "이 빛이 동물의, 맹수의 눈하고 비슷한 색깔을 갖고 있어서 상당히 효과가 좋습니다."]

하지만 레이저로 쫓는다고 해도 잠시 흩어질 뿐, 또 모여든다고 합니다.

[김승기/수원시 환경정책과 : "지금 쫓고 나면은 한 30분 정도 후에 보면 그 때 다시 돌아보면 또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심에서 밤을 보내는 까마귀 탓에 아침이 되면 거리는 배설물로 또 더러워집니다.

[김성덕/수원시 떼까마귀기동단 :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돼 버렸네, 또."]

지난해부터 수원시가 파견한 전담반이 일주일에 세 번, 물청소를 하지만 이것 또한 그때 뿐입니다.

[김성덕/수원시 떼까마귀기동단 : "그저께 물청소를 해서 깨끗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하룻밤 사이에 또 이렇게 되고 가는 데마다 거의 이렇습니다. 그 전날 청소해 놔도 그 다음 날 가면 도로 그렇고 그러니까 그게 아주 골치가 아픈 거죠."]

수원시처럼 까마귀 떼로 골머리를 앓았던 울산시는 태화강에 까마귀 보금자리를 마련해, 관광상품화까지하면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수원도 울산처럼 외각에 서식지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창용/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선임연구원 : "도심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도심지 외곽에 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넓은 공간에 숲을 조성해 주는 것이 가장 궁극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생태공원을 조성할 여건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옵니다.

내년에도 까마귀떼의 방문은 또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을 방법, 정말 없는 것일까요.
  • [뉴스 따라잡기] ‘도심 불청객’ 까마귀 떼…“제발 쫓아주세요”
    • 입력 2020.01.15 (08:30)
    • 수정 2020.01.15 (11:19)
    아침뉴스타임
[뉴스 따라잡기] ‘도심 불청객’ 까마귀 떼…“제발 쫓아주세요”
[기자]

최근 수원 도심에 까마귀떼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특히 배설물 때문에 주민들 피해가 막심하다는데요.

그런데 왜 하필 다른 곳을 놔두고 이 곳으로 몰려드는 걸까요.

그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지금 바로 현장으로 가 보시죠.

[리포트]

늦은 밤 수원의 도심.

깜깜한 하늘 아래로 족히 수백 마리는 돼 보이는 까마귀 떼들이 전깃줄에 줄지어 앉았습니다.

건물 사이를 이리저리 활개 치고 다닙니다.

[정현정/경기도 수원시 : "한두 마리가 아니고 막 떼거리로 와서 전깃줄에 앉아 있을 때 이렇게 보면 좀 혐오스럽고 그렇죠."]

[박인호/경기도 수원시 : "지나가다가 까마귀 배설물이 떨어지는 걸 보는데 맞을까 봐 무섭고 냄새나고 위생적으로 좀 안 좋은 것 같습니다."]

혐오스럽기까지 한 까마귀 때문에 거리는 배설물로 엉망이 됐습니다.

혹여나 배설물이라도 맞을까 빨리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이현식/경기도 평택시 : "날아다니면서 막 배설하는 것 같아서..바닥도 지금 이렇잖아요."]

거리는 배설물로 뒤덮힌 지 이미 오래입니다.

[박시후/경기도 수원시 : "저기 앉아 있었는데 저 새똥 맞았더라고요. 알고 보니까 머리에. 그래서 기분이 좀 그랬어요."]

주차된 차도 이른바 배설물 테러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잠시 주차한 이 버스, 배설물로 금세 뒤덮혔습니다.

[버스 기사 : "(차 이거 어떻게 해요?) 닦아야지, 뭐. 방법이 있어요, 저거. 아이고..."]

배설물 테러 때문에 인근 세차장은 손님이 늘었습니다.

[이용찬/경기도 수원시 : "원래 2주에 한 번씩 했었는데 이제 까마귀 떼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것 같아요."]

[세차장 관계자 : "엄청나게 맞아서 오는 차들도 있고 또 어떤 차들은 조금 맞아서 오는 차들도 있고 그렇죠. 마지막 정리 작업하는 중에 또 새가 날아가면서 배설해서 다시 막 (세차)하면서 짜증 내고 이러시는 분들도 많이 있죠."]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이 일대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의 피해가 큽니다.

손님이 뜸해진 것도 모자라 한겨울에 물청소까지 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임혜경/편의점 직원 : "아무래도 손님들이 덜 오시죠. 안 지나가는 그런 경향이 좀 있어요. 물 뿌리면서 닦긴 하는데 힘들더라고요. 더군다나 추운 날은 어니까 또 물을 쓸 수가 없어요. 안 추우면 하긴 하는데 너무 심각해요."]

수원 도심의 불청객 이 까마귀 떼는 지난 2016년부터 출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까마귀떼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큰부리까마귀가 아닌 '떼까마귀'입니다.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들이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고 남쪽으로 이동하는 겁니다.

다행히 조류 독감 등 질병을 옮기진 않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곳 수원 도심에 모여드는 걸까요?

[최창용/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선임연구원 : "지금 수원 주변에서 저지대, 평지, 농경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고 이들의 큰 무리를 수용할 수 있는 숲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도심은 떼까마귀 무리를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전선, 전봇대와 같은 구조물, 편히 앉을 수 있는 구조물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이들이 잠자리로 이용하기에 굉장히 용이한 편입니다. 따라서 떼까마귀들이 점점 더 도심으로 모여들어서 잠자리로 이용하는 그런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까마귀떼는 거의 밤에만 도심에 출몰합니다.

낮에는 논, 밭 등에서 배를 채운 후 편히 쉴 수 있는 전깃줄 같은 곳에서 밤을 보내기 위해 몰려드는 겁니다.

[김기영/경기도 수원시 : "(논 주변에) 오전에 7시 반부터 9시 사이, 그리고 한 5시 전에 오후 3시쯤, 그때도 많이 출몰하는 편이에요."]

[송인기/경기도 수원시 : "논에 내려앉아서 먹이를 먹나 봐요. 먹이를 먹고 쉴 적에는 전선에 와서 쉬나 봐요. 전봇대에 수천 마리가 와서 매달리고 있어요."]

수원시가 추정하는 까마귀 수는 대략 6천여 마리 안팎.

시민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수원시는 까마귀 퇴치에 나섰습니다.

매일 밤 돌아다니면서 까마귀의 경로를 파악해 쫓아내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수원시청 관계자 : "여기 전선에 (많네)."]

까마귀가 많이 모여드는 곳을 집중적으로 가는데요.

[김덕녕/수원시 환경정책과 환경교육팀장 : "전선이 있고 또 건물이 있는데 건물 높이는 보통 5층에서 7층 정도의 바람막이를 해 줄 수 있는 곳이 주로 많이 출현하는 곳이 됩니다."]

까마귀 떼를 향해 초록 빛을 내는 레이저를 쏴 쫓아내길 반복, 또 반복합니다.

[김승기/수원시 환경정책과 환경교육팀 : "이 빛이 동물의, 맹수의 눈하고 비슷한 색깔을 갖고 있어서 상당히 효과가 좋습니다."]

하지만 레이저로 쫓는다고 해도 잠시 흩어질 뿐, 또 모여든다고 합니다.

[김승기/수원시 환경정책과 : "지금 쫓고 나면은 한 30분 정도 후에 보면 그 때 다시 돌아보면 또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심에서 밤을 보내는 까마귀 탓에 아침이 되면 거리는 배설물로 또 더러워집니다.

[김성덕/수원시 떼까마귀기동단 :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돼 버렸네, 또."]

지난해부터 수원시가 파견한 전담반이 일주일에 세 번, 물청소를 하지만 이것 또한 그때 뿐입니다.

[김성덕/수원시 떼까마귀기동단 : "그저께 물청소를 해서 깨끗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하룻밤 사이에 또 이렇게 되고 가는 데마다 거의 이렇습니다. 그 전날 청소해 놔도 그 다음 날 가면 도로 그렇고 그러니까 그게 아주 골치가 아픈 거죠."]

수원시처럼 까마귀 떼로 골머리를 앓았던 울산시는 태화강에 까마귀 보금자리를 마련해, 관광상품화까지하면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수원도 울산처럼 외각에 서식지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창용/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선임연구원 : "도심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도심지 외곽에 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넓은 공간에 숲을 조성해 주는 것이 가장 궁극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생태공원을 조성할 여건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옵니다.

내년에도 까마귀떼의 방문은 또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을 방법, 정말 없는 것일까요.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현재 KBS사이트 회원계정의 댓글서비스 로그인 연동기능을 점검중입니다. 불편하시더라도 SNS 계정으로 로그인하신 후 댓글 작성을 부탁드립니다.

알려드립니다
KBS 뉴스홈페이지의 스크랩 서비스가 2020년 7월 24일(금) 부로 종료되었습니다.
사전에 스크랩 내역을 신청하신 이용자께서는 전용 게시판[바로가기▷]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그동안 스크랩 서비스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